노래는 진실합니다. 간혹 거짓으로 노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짓으로 말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이 거짓으로 노래하는 일입니다. 노래하는 행위에는 그 사람의 개성이나 생각뿐만 아니라 마음과 무의식과 영혼마저 실리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에

조진호   2021-01-01

피아노의 오른손에서 울려 퍼지는 3도 화음들은 그 날 밤의 어두운 색채를 그려 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소리요 깜깜한 밤이지만 그 음색을 통하여 그날 그 어둠의 여러 의미를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그 밤의 색채는 사뭇 신비로워 보이지만 엄연한 현실

조진호   2020-12-18

대림절 둘째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독일어와 영어로 ‘Advent’에 해당하는 이 교회력의 첫 절기를 ‘강림절’로 부르고 있지만 저는 고집스레 ‘대림절(待臨節)’이라 부릅니다. 그 이유는 ‘기다림’의 의미를 간직하고 싶어서입니다.‘강

조진호   2020-12-11

요즘,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련의 소용돌이가 마치 총성 없는 전쟁처럼 느껴집니다. 서로에게 쥐어진 권력의 칼자루를 만지작거리며 끊임없는 샅바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주저 하는 이유는 민심 때문입니다. 이 전쟁에서 전력의 척도는 민

조진호   2020-12-04

엊그제 낯선 번호로부터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우리 교회의 한 남자 권사님이 매우 들뜬 목소리로 대뜸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목사님, 아마 저를 모르시겠지만 지난주일 성가대 찬양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조진호   2020-11-27

지난 주 토요일, 추수 감사절을 앞두고 교회 장식팀의 손길이 분주해졌습니다. 그 귀한 손길들 덕에 예배당 앞 로비에 추수의 풍성함과 감사의 향기가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특별한 장식도 있었는데 감사에 관한 짧은 구절들이 엽서만한 종이에 적혀져서

조진호   2020-11-13

10월 31일이 다가오면 저는 바흐의 칸타타 중에서 몇 곡을 골라듣습니다. 그날만 되면 라디오에서는 특정 가요가 연이어 울려 퍼지지만 기독인들은 그 날이 ‘10월의 마지막 날’이기 전에 ‘종교개혁기념일’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야’합니다.종교개혁기념

조진호   2020-10-31

얼마 전 한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미국 예일대 출신 성악천재가 나타났다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트로트로 전향한 한 젊은 테너도 성악천재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하여 관심 있게 찾아보았습니다. 그들이 노래한 영상을 여러 편 본 후 저는 이런 생각을

조진호   2020-10-23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좋은 노래도 많지만 유독 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노래는 어떤 곡인가요? 그 노래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한 곡씩 듣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게도 자주 부르는 노래 한 곡이 있습니다. ‘You gave

조진호   2020-10-10

지난 주일 밤 평소처럼 이른 잠을 청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이어지는 카톡 알림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잠결에 보니 한동안 잠잠하던 대학동기들의 단톡방이 분주해져 있습니다. 비몽사몽 가운데 새벽기도를 위해 애써 무시하고 다음날 확인해 보니 한 편의 동영상

조진호   2020-09-12

지난 수요일 오전, 제가 시계만큼 자주 보는 미세먼지 어플에는 0에 가까운 미세먼지 농도가 기록되었습니다. 커다란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우리 동네에는 파란하늘이 펼쳐졌고 그 위에는 무지개가 떴습니다.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이고 태풍으로 인해 피해 입은

조진호   2020-09-05

지난 8월 14일 영국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줄리안 브림(Julian Alexander Bream, 1933–2020)이 타계했습니다. 그는 모든 악기를 통틀어 20세기를 대표하는 연주자였습니다. 대학시절 어느 날, 어떤 고민 때문이었는지 수

조진호   2020-08-21

8,90년대 전국 국도 변 표지판에는 ‘오늘도 무사히’라는 살벌한 문구와 함께 어떤 금발의 아이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예쁜 소녀 같아 보이지만 그 아이는 바로 사무엘입니다. 그 그림은 영국의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의 ‘기도하는

조진호   2020-08-15

휴가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많은 것들이 움츠려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의 아닌 자숙 모드에 들어가 있어 따로 휴가를 간다는 것이 부담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쉼과 휴가는 별개인 것 같습니다. 단지 몸이 쉬는 것이 휴

조진호   2020-07-31

역사를 진지하게 바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 막연한 좋은 감정을 가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우방이라 한들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며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것이 냉혈한 국제관계의

조진호   2020-07-17

엘 그레코(1541년경~1614년)의 그림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의 다른 작품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 크레타섬 출신이라 ‘그레코’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는 그 만의 독특한 신비적인 종교화들을 남겼습

조진호   2020-07-03

지난 목요일은 6.25전쟁이 발발한 7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8시 20분 서울 공항 격납고에서는 6.25 전쟁 제70주년 행사가 열렸습니다. ​라는 부제도 인상 깊었지만 비행장 격납고라는 장소뿐만 아니라 저녁 8

조진호   2020-06-27

찬송가 302장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을 부르다가 문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바로 ‘언덕을 떠나서 창파에 배 띄워’라는 후렴구 때문입니다. 창파(滄波)는 ‘넓은 바다 푸른 물결’이란 뜻으로 망망대해와 같은 세상의 한 복판을 지칭하지만 막상

조진호   2020-06-20

강원도 명월리 산골에 살 때였으니 약 35년 전 이야기입니다. 수요일이었는지 주일이었는지는 몰라도 어느 날 저녁 아버지께서 교회에 다녀오시더니 어떤 노래 한 곡을 계속해서 부르시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저의 마음에 그 장면과 그 찬송이 각인 될 수 있었

조진호   2020-06-12

찬송가 1장부터 7장은 송영 찬송입니다. 송영은 기독교 예배 가운데 드려지는 짧은 찬송으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독솔로지(A doxology)라고 하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영광을 뜻하는 ‘독사(&de

조진호   20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