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명평화의 길을 가야합니다.

우리 종교인은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이 생명의 터전인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여 환경재앙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구조가 양극화를 통하여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물량주의와 성장주의 신화가 생명을 경시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퇴보와 영적인 빈곤으로 내 몰고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기에 섰습니다. 경제성장이란 미명하에 생명이 무시되고 인권이 짓밟히고 자연 역시 참혹하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고 사정기관을 동원하여 마구잡이 소환과 법집행을 강행하고 있어 민주주의는 퇴보하였습니다.

어려운 경제위기에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해 주고 가난한 자들의 지원금을 중단함으로 민중생존권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남북은 갈등의 폭이 점점 깊어져 결국은 파국으로 몰리고 있으며 전쟁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마지막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망루에 올라갔던 철거민들이 불에 타 숯덩이가 되어 내려온 지 160여일이 되었는데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는 없습니다. 정부는 죽인 자를 찾아낼 의지도 없고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으니 생명의 위기입니다. 또한 녹색성장이란 이름하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여 4대강 죽이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한반도 생태계의 초토화가 예상되며 3,200만 명의 식수공급에도 차질을 빗고 경제적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기에 두렵기만 합니다.

우리 종교인은 이 모든 원인이 종교가 바로 서지 못하였기 때문임을 자인하고 자신을 성찰하고 참회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바른 가르침으로 바르게 시대를 제도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이웃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을 회개하고 영혼을 정화시키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함으로 시대적 과오를 씻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 길이 기도의 자리임을 인식하고 기도하고자 합니다. 기도를 통하여 자기를 정화하고 종교의 정체성을 세울 것이며 진리의 길을 얻을 것입니다. 아울러 뜻을 함께 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하고 생명파괴세력과는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생명이 존엄한 것으로 그 자체로 존귀히 여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확신합니다.

아울러 생명을 살리는 길이 종교의 길`이며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에 있음을 확신합니다. 우리는 양심을 회복하고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고 도덕적 권위를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당하는 자들의 이웃이 되고 피조세계를 사랑으로 돌 볼 것입니다.

우리는 물신주의가 악의 뿌리임을 믿고 생명평화적 가치를 삶의 근본으로 삼을 것입니다. 우리는 시국현안에 뛰어드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지금 나서지 않으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 모두가 멸망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복잡한 샘을 뒤로하고 시국을 위한 기도의 마당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우리를 부르고 자연이 우리를 지지하고 민중이 우리에게 응원을 보내니 지체함 없이 나서고자 합니다. 하늘의 부르심을 따라 생명평화의 길에 함께 참여합시다.

2009. 6. 22.
생명평화 세상을 여는 종교인 100일 시국기도회 참가자 일동

생명평화세상을 여는 종교인 기도회 순서

여는 예식

일시 / 2009년 6월 29일 오후 2시
장소 / 대한 성공회 대성당

- 식전문화행사 -

1부 / 기도예식
인도 / 맡은이
- 각 종단의 상징을 들고 순서 맡은이들 입장
- 징소리로 세 번 치며 기도회 선언
(첫 번째 소리 / 하늘의 소리, 두 번째 소리 / 자연의 소리, 세 번째 소리 / 사람의 소리)
- 여는 시 / 맡은이
- 여는 말씀 / 개신교측 맡은이 (3분)
- 함께 부르는 노래 / 상록수.
- 각 종단의 기도회 (천주교, 불교, 원불교, 개신교 순으로 각각 5분씩 기도)
- 생명의 노래 / 맡은이
- 말씀 청하여 듣기 / 천주교측 맡은이, 원불교측 맡은이. (각 3분씩)
- 기도회를 시작하면서 (입장 발표)
- 공동기도문 / 전체가 함께
- 경과 및 향후 일정 보고, 알리는 말씀
- 닫는 말씀 / 불교측 맡은이 (3분)
- 일어서서 손잡고 노래 / 그날이 오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2부 / 순례
성공회 대성당 -> 광화문 -> 청계천 -> 서울광장 -> 대한문/야외기도.
하늘에 드리는 글 (원불교)
국민에 드리는 글 (개신교)
종교인들에게 드리는 글 (천주교)
이명박 정부에 드리는 글 (불교/상소문)
기도 시 낭송 / 맡은이.

- 6월 29일 2시 종단이 함께 하는 기도회는 1,000명이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성직자는 성직자 가운을 지참하시고 꼭 참석해 주시면 감하겠습니다.
- 6월 29일 ~7월 28일엔 개신교 진영 기도회가 열립니다.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