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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이해인 시인의 '유월의 숲에서'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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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6월 06일 (토) 10:56:33
최종편집 : 2009년 06월 06일 (토) 16:43:19 [조회수 : 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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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숲에는

 

이 해 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 오네



아카시아 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

*

 * 
  

   



벗님,  

   유월의 숲은 이미 진 초록색으로 통일이 되었습니다. 뜨겁고 환한 햇살에 그늘도 짙어 검은 색을 칠해 놓은 세상입니다. 한껏 우거진 풀잎과 나뭇잎에 가려 한치 앞도 구별해 보기가 쉽지 않은 그런 곳이 되었습니다. 짧게 이발을 하듯 가지를 치고 저만큼 풀을 베어내지 않으면 길이 아닌 곳으론 쉽게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유월의 숲으로 들어가면 그 모습 그 흔적들은 아니 보여도 오히려 그 노래, 그 향기가 먼저 내게 오는 것이로군요.

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 꽃
꽃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숲길을 한참 거닐거나 숲 속에 앉아 고요하게 심호흡을 하다보면 이 생각 저 생각이 서서히 큰 강줄기처럼 하나로 모여듭니다. 일상의 잡다한 세상사에 작은 실핏줄처럼 결결이 분주하게 나뉘어졌던 마음이 어느덧 큰 줄기의 유연한 강물처럼 소리 없이 거침없이 유유자적 한줄기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온하고 고요해지는 내 마음에 다시 떠오르는 나를 기다리시는 님! 온 몸의 감각으로 그 님을 비로소 다시 느끼게 됩니다. 예수,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때로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귀로 들려오는 것이 더 환하고 정확하게 보이고 코끝에 맴도는 후각으로 인해 가슴에 더욱 뚜렷이 새겨지기도 합니다. 지금처럼 내 눈에 가득 진초록 세상이 되어버렸을 때는 노래처럼 향기처럼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는 우리 주님을 알아보고 만나는 일도 큰 즐거움이요 기쁨입니다. 지금처럼 세상살이 큰 슬픔과 아픔, 세속의 근심걱정이 내 마음에 전부일 때는 억지로 두 눈을 부릅뜨고 정신을 차리려 하지 마세요. 차라리 두 눈을 감고 들려오는 하늘의 맑은 소리를 들으려 하세요. 향긋하게 번져오는 하늘의 향기를 내 마음에 내려앉아 머물게 하세요. 그리고 내게 번잡한 세상사로 잊고 있던 주님, 여전히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 우리 주님을 반갑게 만나곤 하세요.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그러면 분주하고 고달픈 세상살이로 잊고 있던 사명을 되새기게 됩니다. 열매있어야 하는 내 생활, 언제부터인지 열매라 하면 돈 생각이 먼저 나는 마음의 때부터 씻어 내고 내 영혼의 풍성함, 향기 있는 정신, 품위 있는 매력이 내 가슴에 가득 차고 넘쳐 내 생활에 흐를 수 있도록 풍성한 열매있는 생활을 살아가야지요. 그래요, 그런 것이 바로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한 주님의 계획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우거진 녹음처럼, 잡다한 일상의 세속생활로 잘 보이지 않는 이때에 오히려 더 가까이 나를 당신에게 부르는 주님!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
 

   아아, 벗님! 이렇게 시인은 유월의 숲에서도 여전히 세상을 알아보고, 자신도 알아보고, 우리 주님도 알아봅니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세상이 여전히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 유월을 열며 그런 온 몸이 밝은 시인 하나 우리 곁에 있으니 참 행복한 즐거움입니다 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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