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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노선이 있군요[김영동의 詩 한편] 천양희 시인의 '노선(路線)
김영동  |  deom-past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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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4월 01일 (수) 04:30:12
최종편집 : 2009년 04월 01일 (수) 10:13:51 [조회수 : 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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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선(路線)

 

천 양 희

 

형님은 자기 노선(路線)이 있소?

독립문 지나다가 아우가 묻는다

 

그는 대답 대신 자신에게 반문한다

희망은 있는 걸까

아직 그런게 남아 있다면

거기가 나의 노선이 될 텐데

 

아우는 자기 노선이 있나?

광화문을 지나다 형이 묻는다

 

그는 대답 대신 형에게 반문한다

희망은 있는 걸까요

아직 그런게 남아 있다면

거기가 너의 노선이 될 텐데

 

가다보면 길이 되는 것

그것이 희망이라면

그 희망이 우리의 노선이리

*

*

* 

   

     벗님,

    시인의 노래처럼 정말 '가다보면 길이' 될까요?

 

형님은 자기 노선(路線)이 있소?

독립문 지나다가 아우가 묻는다

    감리교 목사인 나는 지금 알 수 없는 칠흙같이 어두운 오늘을 황망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렇게 하루 또 하루를 걸어가다 보면...  이 또한 길이 되고 희망이 되어...   마침내 우리의 노선이 될까요?

 

아우는 자기 노선이 있나?

광화문을 지나다 형이 묻는다

 

    혹 그렇게 아니 되어도  나는 목사로 지난 30여 년 동안 일편단심 이렇게 살아 왔으니... 누가 뭐라한들 나는 이 길을 오늘도 이렇게 고집스럽게 걸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려!  제발 그러지 말고 돌이켜 자칭 감독회장 편을 들든지... 아니면 중립이라도 지키든지 하라지만 본부의 직책을 맡고 있는 나는 불법을 막고 법을 지키는 길만 보이니... 어쩝니까. 세찬 파도를 막아 선 방파제처럼, 꿈틀대는 파도 넘어 하늘을 주목하는 육지 끝의 바위처럼 묵묵히 서 있을 뿐입니다.

   

희망은 있는 걸까

아직 그런게 남아 있다면

거기가 나의 노선이 될 텐데

 

    아침마다 마주치는 낯선 얼굴들, 잊을만 하면 피멍이 들게 부딪치는 소란스런 갈등, 쉽게 확인되는 사실 그 자체는 외면하고 무조건 불신을 조장하는 애매한 거짓 기사와 모욕적인 말들,  그 거짓기사를 확인하겠다면서 정작 8년전 은행에서 부녀 복지관으로 송금된 전액 전표를 제시해도 그 분명한 사실은 굳이 못들은 척 외면하고 다른 소리를 해대니.......  

   아---,  그렇군요.

   그들도 정말 오늘까지 그렇게 살아왔을테니 오늘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군요. 내 고집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 그 고집을 내가 무어라 탓할 수 있단 말입니까?  내가 이렇게 분명하듯 저들도 그렇게 분명하고 저들이 그렇게 분명하듯 나 또한 이렇게 분명하니... 탓할 일도 아니요 섭섭하게 생각할 일도 더욱 아니요...  원, 세상에 이럴수가! 원망불평 또한 가당찮습니다.

   그러니 그냥 하늘 한번 쳐다보고 오, 주여! 너그러워야겠습니다.

 

가다보면 길이 되는 것

그것이 희망이라면

그 희망이 우리의 노선이리

 

   주님께서도 감람산에서 잡히시던 날, 환하게 인사하며 입맞추며 다가선 제자에게 그러셨더군요.

   "친구여 네가 무엇을 하려 왔는지 행하라." (마태 26:50)  묵묵히 그렇게 묶여 어둠과 죽임당함과 절망속으로 걸어가신 주님!  한 주님, 한 제자로  함께 살아도, 함께 걸어도, 함께 먹고 마셔도, 마침내 함께 해도... 그렇게 선명하게 역할과 노선이 달라지는 것이군요.

   아하---, 그렇습니다!  주님, 

 

   

  주님 곁에서 도망치던 제자들과 가롯유다 있듯이... 하나님께서 연출하시는 그렇게 한 마당 무대 위에서 우리의 역할과 노선이 같아지는 것이로군요.  한 시절, 한 평생을 살아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어 돌이킬 수 없는 자기 길이 되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 하나님의 꼭두각시가 되어 자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살아온 제 삶을 송두리체 발가벗겨 들어내는 역할이 내 노선임을 어찌하리요. 아, 주님!  저마다 걸어온 신앙의 순례길이 청천백일하에 깨벗고 들어나는 이 한 마당에서 전혀 피할 수 없는 감리교 목사인 나는 오늘도 하루 또 하루를 살아가면서 오히려 내 노선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알아 보았으니 엎드려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정말 고맙습니다! 

 

희망은 있는 걸까요

아직 그런게 남아 있다면

거기가 너의 노선이 될 텐데

 

가다보면 길이 되는 것

그것이 희망이라면

그 희망이 우리의 노선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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