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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까치. 그러나...(2)
이 름 박인환
날 짜 2009-02-19 17:44:17
우리교회 종탑에 집을 지으려는 까치 두 마리. 참으로 집요한 놈들입니다.
종 바로 아래 전기모터 위에 집을 지으려는 시도는 번번이 무위로 끝났습니다.
오전 내내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열심히 쌓아놓을라치면 정오에는 어김없이 무서운 종소리와 함께 전해져오는 진동으로 인하여 까치집은 여지없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곤 하였습니다.
저는 매일 까치들이 저질러 놓은 일 때문에 종탑 밑을 쓸어야만 했습니다.
이 일을 석 주 이상은 더 한 것 같습니다.
“야 이놈들아, 제발 그만해라. 너희들 그 곳에 절대 집 못 짓는다! 경관 좋은 높은 곳이라고 다 너네 집 안방 되냐?” 까치들에게 소리도 질러 보았습니다. 그러나 까치가 사람 말 알아듣습니까? “저 인간은 시방 뭐하는거여?”라는 듯이 계속 열심히 집을 짓습니다.
그러나 매일 낮 열 두시면 “땡 땡.....” 종소리. 그리고는 “우수수...” 나뭇가지 떨어지는 소리.
며칠을 그렇게 하더니 어느 날 까치들의 작전이 바뀌었습니다.
“여긴 더 이상 안 되겠다. 좀 더 높은 곳으로! 정면 돌파!!” 아마 그렇게 생각했는가 봅니다. 까치 두 마리는 기존의 작업장 바로 위, 그러니까 종과 연결된 바퀴에다 나뭇가지를 쌓기 시작하더군요.
“어? 저기다 지었다간 박살 날텐데...” 그 날도 정오가 되면 전동장치에 의해 종이 울리게 될 것이고 종이 울리기 위해서는 바퀴가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까치들이 그 바퀴에 쌓은 나뭇가지들은 부숴 지게 될 것입니다. 한 편으로는 “혹시라도 그 나뭇가지들 때문에 바퀴에 물린 벨트가 탈선하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가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 날에는 12시가 되기 전부터 마당에 나와서 종탑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까치집이 어떻게 될 것인가?” “혹시라도 종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낮 12시. “비잉- 땡 땡... 뿌지지직 후두둑...”
아, 감격이었습니다.
종이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순간, 까치들이 그토록 열심히 쌓아놓은 나뭇가지들이 일순간에 부숴지면서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종 바로 밑에서 떨어지던 나뭇가지는 생긴 모양 그대로 떨어지곤 했습니다만 이번에 종 바퀴에 쌓아놓은 나뭇가지는 아예 박살이 나서 떨어져버렸습니다. 바퀴가 나뭇가지들을 씹어버린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혹시라도 종 바퀴가 손상당하거나 벨트가 벗겨지면 어떡하나 하면서 염려했던 것은 기우에 불과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거금 육백만원이나 들여서 정성껏 설치한, 무게만 해도 200kg이 넘는 청동 종의 위력을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우리교회 종탑은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까치들이 더 이상 집을 짓는답시고 들락거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종탑에서는, 그 곳에 높이 달린 종으로부터 오늘도 아름다운 땡그랑 종소리만 울려퍼집니다.
되지도 않을 일 가지고 그렇게 신경 쓰이게 하던 까치들도 이제는 깨달았는가봅니다.
“이 곳은 무서운 곳이여.... 내 집터가 아니란 말씨.... 더 늦기 전에 다른 곳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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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말과 점쟁이의 말
지난 해 봄엔가, 동네에 점집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동네 한 가운데에 땅을 가지고 있는 서울사람이 자기 땅에 2층 집을 지어서 아래층은 식당으로, 2층의 두 세대는 살림집으로 세를 줄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을 지어놓아도 한 동안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더니 어느 날 아침 그 집 2층에서 깃발이 펄럭이는 것이었습니다. 흰색 깃발과 붉은색 깃발을 이어놓은 모양의 깃발에는 검은 글씨로 ‘만’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그래도 교회 역사 100년 이상을 자랑하고 온 동네 사람 거의 다가 교인인 마을에 점집이 그것도 마을 한 복판에 무슨 개선장군처럼 들어와 앉은 모양을 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자존심이 상한다고나 할까요.
동네 통장을 보고 있던 권사님에게, 집 주인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꼭 말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1.“온 동네 사람들이 거의 다 교회에 다니는 동네에서 점쟁이에게 세를 놓으면 되겠느냐? 마을 전통이나 분위기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
2.“아래층은 식당으로 세 준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누가 점집 아래층에다 식당을 차리겠느냐? 그러니 소탐대실하지 말고 점쟁이를 빨리 내보내라.”
그런데 주인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간단하였습니다. “내가 내 땅에 내 돈으로 집짓고 내가 세를 주었는데, 점쟁이에게 주었건 누구에게 주었건 당신이 뭔데 감 놔라 팥 놔라 하는가?”
안되겠다 싶어 교인들에게 말했습니다. “동네 한 복판의 점집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도록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그러고 나서도 매일 동네 한 복판에서 힘차게 휘날리는 점쟁이의 깃발을 보면서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습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점쟁이 집과 가까운 곳에 사시는 장로님께서, “목사님, 소식 들으셨어요? 점쟁이가 어제 이사나갔대요.”
“왜 갑자기 이사를 갔답니까?”
“글쎄, 그게 좀 재미있네요. 집 지어놓고 오래도록 아래층에 식당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들어오지 않으니 집 주인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손해 아니겠어요. 그래서 서울의 용한 점쟁이에게 찾아갔대요. 어떻게 하면 빨리 세가 나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더니 글쎄 점쟁이가 대뜸 ‘2층에 점쟁이가 있구먼, 점 집 아래에 누가 식당을 차리겠어?’ 하더랍니다. 그 말을 들은 집 주인이 댓바람에 자기 집에 세 든 점쟁이를 내보냈다네요. 허허허.”
“저런, 하나님이 용한 점쟁이를 통하여 역사하셨구먼!”
.....
참 그 집 주인도 딱합니다. 글쎄, 이 동네에 20년 동안 살면서 동네의 온갖 것을 웬만한 점쟁이들보다도 잘 꿰뚫어보는 목사의 말에는 펄펄 뛰면서 난리치더니, 서울의 점쟁이 한 마디에는 즉시 복종하다니... 내가 한 말과 서울 점쟁이가 한 말의 내용이 똑 같건만. 아, 내가 서울 점쟁이만도 못하단 말인가?^^
이 글을 읽으시는 감리회원 여러분, 기도 합시다. 혹시라도 압니까? 점쟁이를 통하여서도 역사하신 하나님께서 어느 누구를 통해서 김국도목사님의 마음을 열으실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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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까치, 그러나...
교회당 종탑 아래 나무 잔가지들이 많이 흩어져 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역시 까치였습니다. 땡그랑 종이 있는 바로 아래 난간에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위험한 곳입니다. 땡그랑 종에 연결되어있는 전기장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집을 다 짓고 나면 전기 합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골치 아픈 일이 생깁니다.
까치도 사망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성음종사에게 수리를 의뢰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집을 다 짓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종탑이 너무 높은 뿐 아니라 그곳까지 막대기가 닿도록 대형 사다리를 설치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험하기도 하지요.
“이거 신경 쓰이네, 어떡하지?” 하면서 나뭇가지를 쓸어내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에 또 나뭇가지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순간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저 놈들 절대로 저기에 집 못 짓는다!” 종, 땡그랑 종이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낮 12시에 1분씩 울리도록 타이머로 조정하여 놓은 종은 어김없이 매일 낮 12시에는 1분씩 울립니다. 멀리서 들으면야 땡 땡 아름다운 종소리지만 바로 밑에서 집짓는 까치들에게는 천지가 진동하는 굉음일 것입니다.
게다가 스텐구조물로 되어 있는 종탑에 진동은 얼마나 세게 전달되겠습니까? 그러니 이 까치 녀석들, 매일 헛수고만 하는 것입니다.
열심히 나뭇가지 주어다가 쌓아놓으면 그 나뭇가지들이 땡 땡 종소리와 함께 종탑 아래로 후둑후둑 떨어져 버립니다.
그런데도 이 미련한 놈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나뭇가지 주워다 집을 지으려고 애씁니다. 아마 내일도 그럴걸요. 저는 내일도 나뭇가지를 쓸어다 버려야 하고요.
동네에서 제일 높은 곳, 전망 좋은 곳인 줄 이놈들이 아는가 봅니다. 그래서 기어코 거기에다가 집을 지으려 하겠지요?
그러나 결코 까치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구요? 그 위에 땡그랑 종이 있거든요. 내일도 낮12시 정각에는 어김없이 땡 땡 하면서 울려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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