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둥글이 박성수님은 작년 9월부터 전국을 유랑하고 있습니다. 몇 달전, 필자가 11년동안 목회했던 벌교원동교회에 유랑길에 들르게 되면서 서로 이메일로 연락해 만나보고 알게된 분이지요. 당당뉴스에 유랑일지를 게제하기로 하였습니다. 둥글이의 전국 유랑기 함께 가보시렵니까?  혹 사진이 안보일 수도 있습니다 www.howcan.or.kr/ 
* 둥글이님의 글과 사진은 워낙 많은데다가 Daum 카페의 속성상 때문인지 일정시간 지난 며칠 후에는 사진이 뜨지 않기 때문에 링크를 걸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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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에서 12월 2일


전날 추위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해서 찜질방에 들어갔다.
찜질방 내의 pc방에서 컴퓨터 하고 있는데, 1,2 학년 되어 보이는 아이 하나가 분산하게 왔다 갔다 하더니, 컴퓨터 뒤편으로 들어가서 막 뭐를 만지작거린다.
그래서 ‘그러면 안 된다’ 하고 한마디 했더니 욘석이 방에서 나가면서 ‘뻑뀨’한다. 

그 아이를 쫓아가서 ‘누구와 함께 왔냐?’고 다그쳐 물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왔다고 해서 그분들을 찾아서 초근하게 자초지종을 말씀 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뻑규가 뭐냐’며 할아버지에게 물으며, ‘정말 그러냐’고 꼬마의 답을 듣기위해 다그쳤고, 할아버지는 ‘요새 애들이 그런 것만 배운다’며 죄송스럽다며 아이가 나에게 사과할 것을 다그쳤다.
그런데 욘석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냥 고개만 숙이고 사과할 얘기를 할 기색을 안 보인다. 그
래서 그냥 ‘다음부터는 그러면 안 돼’하고 고개를 쓰다듬어주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아~ 젠장할 어째 충청도에서는 어린놈들에게 이리 괄시를 받을까?
충청도 돌면서 애들한테만 두 번 뻑규를 먹었고, 논산에서는 중학생들이 텐트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시비를 걸었고, 계룡에서는 아예 돌까지 집어던지는 중고생 패거리를 두 번이나 만났었다.
야밤에 200여 M를 맨발로 전력질주해서 발바닥 다 까지고 숨 헐떡여야 했던 ‘독특한’ 경험이 이곳 충청도에만 유독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면 다른 지역과 달리 초등생 캠페인 중에 ‘쓸데없는 것 하지 말라’고 이를 문제 삼는 선생님이 없는 대조적 인 모습이 보인다. 하여간 인간세상 요지경 속이니 원~

‘사회에 대한 관심’에 대하여...

우리는 흔히 ‘사회에 대한 관심’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에 대한 관심’은 한국적인 정서에서는 ‘실천’이 동반되지 않는 한정 된 개념이다 보니, 그 ‘관심’은 ‘결과적으로 이뤄내야 할 현실’을 만들어내지 못하곤 한다.

한국 사회에서의 ‘사회적 관심이 있다’는 말은 사회관계-사회적 역학을 이해해 낼 수 있는 심도 깊은 사색을 ‘주체적’으로 사회에 현현시키는 개념이 아니다.

한국사회는 ‘윤리시험’마저 객관식 정답 체크하는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그 ‘관심’은 ‘실천’이 전혀 따르지 않는 말 그대로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보고 듣는다’는 의미로 축소된 개념 정도가 된다.

우리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함축해야할 다양한 입장이 단지 ‘보고 듣는다’는 내용으로 환원되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서 ‘눈과 귀로만 듣는’ 사회적관심인지, ‘언론을 통해서만 아는’ 사회적 관심, ‘구체적 사색과 실천을 통한’ 사회적관심인지를 구분하는 노력도 필요하리라.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만 할 뿐, 평생을 손 한번 안 잡아 주고 뽀뽀 한번 안 해주며 상대의 필요에 반응해 주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어’ 할 만하다. ‘사회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의 그 관심이 ‘관념적의 유희’ 수준에 머무르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러한 부적절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기존의 ‘사회적 관심’의 개념을 좀 더 ‘실천적’인 방향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원시적?인 삶

사회관계에서의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에 나만큼 편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애로는 있다.

입고, 먹고, 싸고, 잠자는 걱정, 텐트 치고 자다가 수위아저씨에게 걸릴 걱정 등등의 ‘기본적 생존을 위한’ 옷은 잠옷과 활동복을 공용으로 사용한다.

적당히 흘리는 땀은 입은 체 말리고 다니면서, 아무리 땀에 젖어도 빨래를 빨아 말릴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찾을 때 까지 최소한 1주일 이상은 입고 버티야 하는 인내력?이 이 생활을 통해서 길러진다.(소의 끈기)

가지고 다니는 버너를 이용해서 아침저녁을 해 먹는다. 영양실조를 우려해서 점심은 사 먹는데, 반찬통을 사다가 점심에 먹을 때 아침저녁 반찬을 챙기는 ‘식단혁명’ 을 통해서 삶은 보다 윤택해 져 있는 상황이다.(뱀의 지혜)

물론 그에 더불어 상황을 안 가리고 필요한 보급을 실현하는 추진력 또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구걸의 기술) ‘쪽팔림은 한순간이지만, 공급되는 영양은 한 평생’이다.

싸는 문제 또한 당혹스러운데, 작은 것은 대충 처리한다고 하지만, 늘상 ‘화장실’을 찾아서 봐두는 날카로운 집중력(매의 눈)과 화장실 봐두는 것을 실패했을 때 공중화장실에 들어설 때 까지 참아 낼 수 있는 호연지기의 자세가 필요하다.(보통 주변 정황을 살펴서 50m 이내 에 화장실이 있음을 ‘직관’하는 예지력? 또한 요구된다.)

잠자는 문제는 시내에서 텐트를 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인 학교 구석에서 적당히 눈치보고 들어가서 수위아저씨의 태도에 따라 적절한 병법을 구사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늘상 새롭게, 새로운 상황을 접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차원으로 처리해야하는 의식주의 문제... 그때그때 먹을 것, 입을 것만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삶. 아마 원시인들도 이렇게 비슷하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길가에 난 과실을 따고 나물을 캐며, 강과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순간순간 자연의 흐름에 따라, 때론 바람에 밀리고, 사나운 동물들에게 쫓기면서, 그렇게 그렇게 사는 삶...

현대인들의 삶은 양가적 모순이 있다. 축적한 잉여가치를 화폐로 쌓아서 조금씩 조금씩 늙어 죽을 때 까지지 빼 먹는 것을 당연스럽게 여기고, 공문서에 정해진 세밀한 지적 경계를 자신만의 생활의 공간으로 여겨 ‘영원히’ 안주할 수 있는 평안이 주워지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서 직장생활의 압박을 견뎌내야 하고 사회가치체제 내에 완전히 동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은 한 인간을 철저히 ‘개인적’이다 못해 이기적으로 만들어내며, 사회와 환경에 대한 통찰을 흐리게 만들어 낸다. 극히 수동적이며 소극적이고, 소유와 소비의 기반이 만들어 내는 이들의 존재성은 가끔 그 ‘공허함’에 휘청거리기도 한다.

반면 내 ‘야생적’? 삶과 경험 속에서는 무한한 안락은 없지만, 마찬가지로 모순도 갈증도,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극한 갈망도, 소유와 소비를 위한 과도한 욕망도 없고, 상당한 풍요감?과 존재감이 동반된다. 그렇기에 이 삶이 가끔 버겁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한 ‘매력’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굶어죽을 일’도 없고, ‘사자에 물려죽을 일’도 없으며, 다른 부족의 도끼에 머리가 깨질 일이 없는... 과거에 비해서 훨씬 안전한 원시적인 삶. 나는 그 속에서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