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가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을 24일 오후 중구 도렴동의 종교교회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위원장 강승진 감독) 주관으로 개최했다.

감리회는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종교개혁 기념주일 자료집(선언문, 예배문, 설교문)을 지난 9월에 전국의 감리교회에 배포했으며 오늘 포럼을 비롯해 입법의회에서 ‘특강(김용성 박사)’, 사진전(구영철 목사), 특별기도주간 시행(10. 22.~28.), 통합자료집 발송(11월중), 기념교회 설립 등을 기획하여 시행중이다.

이날 개최된 포럼은 감리회가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중 가장 비중을 둔 행사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는 2입법의회에 첫날(26일) 저녁7시에 있을 특강이 감리회의 500주년기념행사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회 : 강승진 감독(서울연회)

▲ 인사말을 전하는 전명구 감독회장.

전명구 감독회장은 포럼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교회의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 태어난 개신교회가 이제 와서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며 “오늘 포럼을 통해 감리교회를 개혁하는 동력을 찾고, 우리의 신앙을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에 대신했다.

윤보환 감독은 예배에서 “포럼을 통해 루터의 이야기가 아니고 예수님의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를 보게하는 방향이 되고 개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설교했다.

▲ 설교 : 윤보환 감독(중부연회)     ▲ 축도 : 이광석 감독(중앙연회)

이날 포럼은 이인선 목사(열림교회)의 사회로 한정애 박사(협성대)와 권진호 박사(목원대)가 논문을 발표하고 이상윤 목사와 구영철 교수가 논찬을 하는데 이어 참석자들로부터 질의와 응답을 주고받는 순서로 진행됐다.

한정애 박사는 논문 ‘루터와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을 위한 재고’를 통해 16세기 종교개혁의 배경과 현재 한국교회 상황을 비교하며 개혁의 필요성을 진단했고, 권진호 박사는 논문 “루터, 참된 믿음을 말하다”를 통해 믿음과 행위(사랑)의 관계에 대한 루터의 신학을 소개했다.

이날 포럼이 열린 종교교회 소예배실 로비에서는 구영철 박사가 종교개혁지를 중심으로 촬영한 ‘사진전시회’가 함께 개최됐다. 이 전시회는 입법의회 기간동안 천안 하늘중앙교회에서 계속된다.

 논문보기

►루터와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을 위한 재고 (한정애)

►한정애 교수의 논문 "루터와 한국감리교회 개혁을 위한 재고"에 대한 논찬 (이상윤)

►루터, 참된 믿음을 말하다 (권진호)

►권진호 교수의 논문 "루터, 참된 믿음을 말하다"에 대한 논찬 (구영철)

▲ 포럼진행 : 이인선 목사(열림교회)

루터와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을 위한 재고

협성대학교의 한정애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로마교회의 폐습을 없애기 위해 일어났던 개혁의 결과였음을 상기시키며 “이렇게 프로테스탄트주의자들의 사상을 수용하며 생겨난 개신교회들에 의해 선교된 한국개신교회들이 16세기 당시에 제기되었던 문제들과 흡사한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실제로 뜻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교수는 그 예로 “현재의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살기 위해 여러 가지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비는 이기적인 기도를 하며 헌금을 하고, 복을 받고 구원을 얻기 위하여 선행하므로 하나님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루터가 지적했던 16세기 비성서적)공적(功績)사상이 오늘의 한국교회 내에도 뿌리내리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교수는 루터의 칭의론에 입각해 “선행과 공적이 자신의 구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의 행위로서 이웃에 유익을 주기 위한 행위이며 믿음의 열매임”을 강조하고 “이렇게 칭의와 믿음이 있는 곳에 선행이 있고 그리스도인의 디아코니아 행위가 있게 되며, 또한 그리스도인의 참된 사회봉사와 사회참여가 따르게 됨을 루터가 새로운 선행 이해로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한교수는 “만인 사제직을 강조했던 루터의 개혁적 사고가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짚어내며 한국교회내에 팽배한 ‘평신도’와 ‘성직자’라는 용어 자체와 위계질서에 대해 비판했다.

만인사제직이 “모두가 다 같다는 의미가 아니라 맡은 바 사명들이 다 다르지만 다 같이 중요하고 귀하다는 의미이자 교회가 결코 목사에게 속해 있는 종교 기업체가 아님을 아는 것, 교회가 형제와 자매들의 공동체임을 재확인하고 다가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함께 순례하는 곳”임을 상기시킨 한교수는 “오늘의 한국개신교회 내에 이러한 위계질서가 그 바탕이 되어 있다면 이것이 실제로 루터 당시의 로마-카톨릭 교회와 유사한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한교수는 루터의 개혁이 개개인의 종교적 또는 신앙적 차원뿐만 아니라 온 사회와 삶 전체에 영향을 끼친 공공성에 있었음을 루터의 여러 공적에서 찾아내며 소개하고는 “16세기 유럽 교회의 상황과 오늘의 우리의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비교 분석하고 숙고하며 재조명하는 것이 ‘루터500주년 포럼’의 의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 발제1 - 한정애 교수(협성대) "루터와 한국(감리)교회의 개혁을 위한 재고"

▲ 논찬 - 이상윤 목사

한정애 교수의 논문에 대해 이상윤 목사(KMC전략연구소 소장)는 “논문이 관심하는 것은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 복음에 기초한 참된 교회성이 무엇인지를 묻고 답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오늘날 종교개혁이후 시대의 개혁된 교회가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아이러니를 현재적 시점에서 지적하고 고발하고, 종교개혁 신학의 기준에서 현실교회의 살길을 공교회성 회복에 두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내느냐 하는 데로 집중하고있다”고 평가했다.

이상윤 목사는 한교수가 지적한 ‘16세기 유럽교회에서 보다도 한국교회에 더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명제에 동감하며 한국(감리)교회가 한교수의 지적사항이기도 했던 16세기의 면죄부 판매와 성직매매, 교회사유화, 성직주의, 교권주의 등을 오늘의 개혁의 과제로 수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상윤 목사는 나아가 “단지 교역자의 영적, 도덕적 문제만이 아니고 교회의 구조악이 교회현실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을 통한 양극화 현상 극복, 목회자 소명의식 배양, 글로벌 선교 전략 수립, 사회정의 추구, 교단일체감 회복, 결단력있는 지도자, 전문가그룹 양성 등의 필요를 강조했다.

루터, 참된 믿음을 말하다

목원대학교의 권진호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과 전 세계의 문화, 사회, 정치 분야에 영향을 끼친 ‘세계사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루터신학의 핵심인 ‘믿음과 선행’에 대한 루터의 저서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관하여’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행위의 관계를 설명했다. 즉 믿음과 행위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떤 관계에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먼저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 즉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게 하여 모든 계명을 간단하면서도 온전하게 성취하는 것이다. 루터는 1계명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1계명이 모든 계명을 완성하는 열쇠이자 “오직 믿음으로만 성취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논문에서 루터가 이해한 믿음을 여러 가지로 정의 내리고 있다. “영혼과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사용하게 하고”, “최고의 예배”요 “행위의 주어이자 주인”으로 간주된다. 이 믿음이 “왕직과 제사장직”을 특권으로 제공하고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그의 직무에 참여케 한다.

그렇다면 믿음의 본질은 무엇일까? 권진호 교수는 루터의 “붙잡는 믿음”(fides apprehensive)을 제시한다. 왜냐하면 믿음은 확고하게 신뢰하기 때문에 믿음의 대상을 붙잡고 자신의 것으로 삼기 때문이다. 루터는 ‘붙잡는 믿음’만이 그리스도를 진정하게 믿는 믿음이며 그 외의 믿음은 그리스도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고 보았다

권진호 교수는 행위와의 관계도 설명했다. 루터에게서 있어서 행위의 필요성은 “인간이 육신과 결합되어 있는 이 세상의 삶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고 “그리스도인에게 믿음과 사랑은 분리될 수 없는 결합체로서 믿음과 사랑은 들숨과 날숨처럼 서로 함께 속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선행은 “첫째, 자신의 육신을 죽이는 것”이며 “둘째, 선행은 사심 없는 이웃사랑이며 ”셋 째, 인간들 사이에서 그리스도의 모범을 실현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권진호 교수는 “인간은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으며, 행위는 그 믿음의 열매이다. 선행은 믿음에 더해져야하고 요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부터 자발적으로 흘러 나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행위 없이 믿음만이 구원을 이루는지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믿음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발제2 - 권진호 박사(목원대) "루터, 참된 믿음을 말하다"     ▲ 논찬 - 구영철 목사

논찬자로 나선 구영철 목사(영등포중앙교회)는 먼저 권진호 교수의 논문에 대해 “그의 논지는 아주 분명하다. 세간에서 종교개혁자 루터에 대한 일말의 오해가 그릇된 것임을 지적하고 이 맹점을 불식시키고자 하는 논지가 역력하다”고 했다. 그 오해는 다름아닌 루터의 종교개혁적 강세가 “오직“ 믿음에 있기에, 사랑이란 주제의 맥락에서 ‘선행‘에 비교적 강세점이 약하다는 사람들의 평가를 말한다

구영철 목사는 그러면서 루터의 종교개혁과 관련하여서 1520년 독일 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를 설명했다. 구목사는 이 장소들을 사진으로 담아 포럼장소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는데 고타, 할레, 메르제부르크, 나움부르크, 비텐베르크 “루터의 참나무”, 위터복, 츠비카우 등이 그 장소이고 토마스 뮌처나 니콜라우스 폰 암스도르프 등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구영철 목사는 “이상과 같은 주변상황의 여러 사건 속에서 루터의 “참된 믿음을 말하다”란 상기 논문에서 권진호 교수는 루터의 믿음과 사랑의 공속성과 의존성과 상호보완성에 대하여 밀도 있게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며 ”‘sola fide’라는 명제 속에 갇혀 오해를 받았던 세간의 의혹에 대하여 ‘선행’이라는 루터의 또 다른 강조점과 함께 루터의 균형감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사진전 (사진제공 구영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