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디인가? Open(열린), Warm(따뜻한), Right(정직한)

변화는 불가능한가?

▲ 조경열 목사 (기획팀장. 아현교회)

변화만큼 힘든 것이 없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고, 그 것을 유지하려는 본능적 관성이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작게는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크게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모두 어려운 일이다. 그러면 변화는 불가능한 것인가?

왜 변화가 그토록 힘든 것일까?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고 정확하게 진단해야만 변화의 가능성이 생기는데 이 과정이 참으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피하고 싶고 숨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고, 변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있다. 그것은 정직이다.

하디의 정직의 영성

왜 하디인가? 하디의 영성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정직의 영성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교만과 거짓을 공개적으로 회개할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의 선한 양심에 비추인 정직의 거울 때문이었다. 숨길 수가 없었다. 도망갈 수가 없었다. 추하고 더러운 모습이 그 안에 있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모습이기에 대면하는 길 밖에는 없었다. 바로 이 정직이 회개의 불을 타오르게 할 수 있었다.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 정직을 회복하는 것이다.

말씀 앞에서 자신을 만나다

원산부흥운동이 발흥했던 기도회는 두 명의 여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들은 메리 화이트 선교사(Mary Culler White)와 루이스 맥컬리 선교사(Louise Hoard McCully)였다. 그들은 조선 땅에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도했다. 이 기도회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선교사들도 합류하게 된다. 바로 이 때 그들은 의료 선교사 하디(Robert A. Hardie)에게 기도에 대한 3번의 강의를 부탁하게 된다.

이 때 하디는 강의를 준비하는 중 하나님의 말씀과 만나게 된다. 그는 말씀의 거울 앞에서 자신의 죄와 교만을 정직하게 대면하게 된다. 강력한 은혜가 그를 사로잡았다.

명문 토론토대학, 그것도 그 대학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입국한 하디는 그 내면에 학력에 대한 교만함,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교만함, 영국시민이라는 백인우월주의, 한국인에 대한 편견과 인종차별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나님은 그의 깊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죄를 보게 하셨다. 정직한 영을 부어 주신 것이다.

성령의 강력한 임재는 정직한 그릇에만 부어주신다

하디는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서기 시작했다. 회개의 통곡이 그치지 않았다. 그의 안에 있는 모든 죄와 더러움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정직의 고통이 그를 새 창조의 길로 이끌었다. 하디는 바로 이 순간부터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경험하게 된다. 성령께서 그의 온 존재를 감싸 안으셨다. 말씀을 통해 은혜를 경험한 하디는 기도회를 인도하는 동안 내내 울면서 동료 선교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통회했다. 그것은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경험이었다. 정직하게 자신의 더러운 내면을 드러내는 것은 수술대에 누워 차갑고 날카로운 매스에 몸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는 고통의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 앞에 그는 자신의 죄악과 잘못을 토로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성령은 정직을 요구하셨다. 성령은 정직한 그릇에만 임재하시기 때문이다. 죄가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힘들어도 아파도 고통스러워도 정직을 요구하시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디가 정직하게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자신을 회개하였을 때,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불 일 듯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디의 정직한 고백은 동료 선교사들의 회개로 이어졌다. 그 다음 주일 예배 때 하디는 회중들 앞에서 자신의 교만과 성령충만하지 못함과 인종편견을 있는 그대로 고백했다. 하디의 이러한 정직한 영성은 회개운동으로 이어져 참된 변화와 부흥의 출발점이 되었다.

정직한 한국교회, 정직한 감리교회로의 부름

왜 하디인가? 하디는 이 시대를 위한 정직의 모델과 희망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하디는 정직한 대면을 통한 진정한 변화의 길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무지 변하려 하지 않는다. 잘 못 된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돌이키지 않는다.
모두가 포기해 버린 절망의 순간에도 조금의 미동도 없다. 그러나 그 순간 희망을 빚어내는 방법이 있다.

성령의 용광로 안으로

성령의 용광로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쓸모없는 고철들이 용광로에 들어가면 깨끗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듯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그 용광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곳에 희망이 있다. 고통스럽지만, 두렵지만, 이 길만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왜 하디인가? 하디는 이런 우리를 성령의 용광로로 초청하기 때문이다. 용광로는 그 뜨거운 불꽃으로 모든 불순물을 녹여 버린다. 그리고 재창조의 환희를 맛보게 한다.
하디는 이 시대의 힘을 잃어 버린 교회들을 향해, 특히 감리교회를 향해 외친다.
성령의 용광로로 과감히 뛰어 들어야 한다고...

용광로 안으로 뛰어 들기만 하면, 우리의 죄악된 자아와 연약함을 모두 녹여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목과 불신, 비방과 편가르기를 넘어 설 수 있다. 그렇게 하기만 하면 다시 태어 날 수 있다. 그것이 성령의 용광로이기 때문이다. 하나 되게 하시는 성령! 우리가 성령님께 우리의 온 존재를 내어 맡기기만 한다면 새로운 창조의 희망으로 우리를 다시 빚어내시기 때문이다.

정직의 다리를 건너라!

그러나 성령의 용광로로 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직의 다리이다. 정직한 한국교회, 정직한 감리교회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이유가 여기 있다. 왜 하디인가? 바로 그가 정직의 다리를 건너 성령의 용광로로 우리를 이끌어 가는 믿음의 모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