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디1903성령한국대회를 앞두고 하디의 사역을 조명하면서 그를 통해 역사한 성령의 은혜를 되새기기 위한 신학공개강좌가 “로버트하디, 그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21일(화) 오후 1시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채플에서 개최됐다. 공개강좌는 감신대생들과 목회자, 평신도들이 참여하여 웨슬리채플을 가득 메운채 진행됐다.  

웨슬리회심 275주년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한 이번 공개강좌는 1부 예배와 2부 학술발표로 진행되었으며 1부 예배에서 김영헌 감독이 “하디가 받은 성령”의 제목으로 서울연회 말씀을 전했고 2부 학술발표에서는 이후천 박사(협성대 교수), 김칠성 박사(목원대 강사), 이덕주 박사(감신대교수)가 강연을 하고 김흥규 박사(인천 내리교회 담임목사), 서동원 박사(서울 한양제일교회 담임목사), 허태수 박사(천천 성암교회 담임목사)가 논찬을 했다.

먼저, 김영헌 감독은 설교에서 “성령의 불을 받으면 아무것도 아닌 내가(Nobody)가 하나님의 특별한 사람(Somebody)이 되고 하나님의 특별한 사람은 하나님의 사명을 행하는 하나님의 사람(God'body)이 된다, 즉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라는 선언을 듣게 된다”고 말하면서 “110년 전의 하디가 아니라 오늘의 하디를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성령의 시대를 열자”고 역설했다.  

▲ 설교 김영헌 감독(서울연회)

이어진 강좌의 첫 번 발표자로 나선 이후천 교수(협성대)는 “하디의 전인적 선교사역에 대한 선교학적 평가”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면서 “하디의 선교동기는 순수한 동기와 불순한 동기들이 혼재되어 있었고, 거시적 차원에서의 사회복음이나 사회구조의 개선보다는 개인 영혼의 구원, 교회설립, 교회성장을 주요한 목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교수는 하디가 일제침략하에서 학국백성들의 정의를 위한 할동에 소극적이었고 정치적으로는 일제에 편드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부 과오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는 전체적으로 성령에 매여 열정적이고 전인적인 선교사 인생을 살았다고 평가했다.

두 번 째 발표자로 나선 김칠성 교수(목원대)는 “1903 원산 대부흥과 로버트 알렉산더 하디”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면서 “한국교회는 1901년부터 1903년까지 일반부흥을 경험하고 1903년 8월부터 1907년까지는 대부흥을 경험했는데 이 시기에 방언, 예언, 신유와 같은 현상보다는 죄를 이기고 복음을 담대히 전하는 활력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부흥운동이 1910년대를 거쳐 30년대까지 길선주, 김익두, 이용도와 같은 본격적인 부흥사들의 등장으로 부흥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70-80년대에 절정을 이룬 것이라고 했다.

김교수는 “오늘 한국교회에 진정한 대부흥이 재현되기를 기대한다면 가장 먼저 교회성장 지상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성령의 도우심과 우리의 결단으로 진정한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진정한 대부흥이 일어나야 할 것”을 강조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덕주 교수(감신대)는 하디의 저술활동과 신학사상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하디는 “28년동안 신학교육과 문서사역에 종사하면서 번역서를 포함해 40여권의 저서와 170여 편의 논문을 저술했다”고 밝혔다. 이 책들 안에 선교사역과 부흥운동을 통해 체득한 경건과 영성을 정립하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저술과 논문들은 ‘개론’, ‘총론’, ‘서론’ 등의 제목이 붙은 것이 많고 ‘역술’, ‘역편’으로 된 것이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진보와 보수 신학의 양극단을 피하려는 중도신학을 추구하고 성경과 신학의 균형을 맞추려는 원칙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교파주의에 함몰되지 않았던 하디는 감리교단 신학교인 협성신학교 교수 및 교장으로 제직하면서 남북감리교 합동운동뿐 아니라 장로교 감리교의 연합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협성신학교에 재직하면서 초교파 신학교인 피어선성경학원의 교수직도 수행하고 역시 초교파 문서선교기구인 조선예수교서회와 기독신보 발행에도 헌신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 논문발표자(위 좌부터) - 이후천 박사(협성대 교수), 김칠성 박사(목원대 강사), 이덕주 박사(감신대교수) 논찬자 - 김흥규 박사(인천 내리교회 담임목사), 서동원 박사(서울 한양제일교회 담임목사), 허태수 박사(천천 성암교회 담임목사)

논찬

첫 번 논찬자로 나선 김흥규 목사(인천내리교회)는 “김칠성 교수를 통해 하디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1903년의 원산 부흥운동이 1907년의 평양대부흥운동의 준비단계로 보는 일부 장로교적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고 말하고는 “원산부흥은 평양대부흥 못지않게 여러지역으로 연쇄적이고 다발적으로 확산된 특별한 대부흥운동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신학교육자와 문서선교사로서의 하디를 재조명한 이덕주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는 “이 교수님의 논문이야말로 1903년 원산부흥운동의 주역이라는 기존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 신학교수와 저술가, 심지어 에큐메니컬 운동과 사해동포주의(박애주의)의 주창자로서의 하디의 큰 얼굴을 보게 해주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후천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는 “선교신학자답게 하디의 선교사역에 집중함으로써 하디의 선교가 비교적 건전한 선교라는 사실을 선교학적으로 평가해주었다”고 논찬했다.

두 번째 논찬자인 서동원 목사(서울제일교회)는 “세 학자들의 논문은 21세기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와 감리교회에 신선한 충격을 줌과 아울러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왜 갑자기 원산과 평양의 대부흥운동이 소멸되었는가?, 우리 시대 목회자들과 교회의 죄는 무엇인가?, 우리 시대 신학자, 목회자들 그리고 교회구성원들이 대부흥을 위해 현재를 진단하고 분석하고 무엇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들을 던지며 이에 대한 대답을 찾을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세 번째 논찬자인 허태수 목사(춘천 성암교회)는 목회 현장과 감리교라는 틀 안에서, 특히 2013 하디성령집회와 연결지어 그 당위와 실효에 대해 논문발표자들에게 역 질문했다. 하디의 회심 사건을 개인적 사건으로 묶어 놓으면 상호 관계와 상황들도 포함한다는 몰트만의 ‘하나님 나라로서의 회개’에는 부적절하고 이기주의적 구원론을 합리화할 우려가 있어 오히려 교회를 게토화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염려섞인 질문을 던졌다. 또 하디1903대회가 ‘여기서 주저앉지말고 더 나아가자’는 것이라면 논문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원점은 무엇인지’를 묻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하디 1903성령한국대회가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무기력한 사람과 같은 감리교회에 멘토역할을 할 것인지 파시즘적인 멘토역할을 할 것인지 물으며 자칫 인위적인대회가 될수도 있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