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남녘땅, 히말라야 산맥 끝자락이 궁금하여 찾았던 윈난(云南), 아쉽게나마 새해를 맞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중국도 넓지만 윈난 또한 넓은 땅이라 빼곡히 숨어있는 아름다운 볼거리와 이곳을 지키며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의 삶을 일일이 체험하기란 한두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 롱먼석굴에서 바라다 본 쿤밍은 산과 강 그리고 소석림이 어우러진 고원의 진주

쿤밍(昆明/Kunming)은 고대에 이

▲ 시산 용문, 함께 동행한 지인의 아내

미리 준비한 '길라잡이‘를 이용, 쿤밍일대의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유적들을 찾아다녔다. 리스트에 따르면 화정사, 태화사, 삼청각, 운남성박물관, 원통사, 태화궁(금전) 등이 대표적인 방문예정지였다. 가이드를 자청해 주신 지인의 아내는 미리 그곳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운전사까지 배려해주어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었다.

쿤밍은 다른 도시에 비해 문화수준은 높지만 물가가 북경과 상해보다 싸서 생활하기에 좋다고 한다. 서울의 기온과 북경의 기온은 거의 같지만 쿤밍은 확실히 따스했다. 쿤밍을 일컬어 ‘봄의 도시’, ‘꽃의 도시’라고 하는 이유를 서서히 알 것 같다.

고원분지에 자리한 이 땅은 청명한 날씨와 적당한 습도, 기후가 온화하여 여름에는 혹서가 없고, 겨울에도 혹한이 없단다. 사계절이 봄과 같고, 끊임없이 꽃이 핀다고 하여 사람들은 춘성(春城)이라고 칭한단다.

▲ 화려하고 웅장한 화정사의 출입문

쿤밍은 한마디로 소수민족공동체의 다양한 문화와 함께 수려한 숲과 물이 어우러져 자연의 생명이 꿈틀 거리는 도시다. 이곳은 본래 타이족(族)의 영역이었으나 원대(元代) 이후 중국 중앙정부에서 관할하게 되었고, 청국 ·프랑스 조약 및 윈난~베트남 철도의 개통 등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그곳에 화정사의 천왕보전이 깊은 잠에 빠졌다

실제 윈난이 중국의 통치 아래 완전히 들어간 것은 13세기부터다. 1253년 몽골제국의 쿠빌라이가 바이(白)족의 왕국 다리(大理)국을 멸망시키고 윈난행중서성(雲南行中書省)을 둔 것이 계기라고 한다. 그전까지 윈난은 한족이 진한시대는 '서남이'(西南夷), 위진남북조시대는 '남중'(南中)이라 천대하던 소수민족의 땅이었다.

윈난의 옛 이름은 '뎬'(滇)이다. 오래 전 쿤밍(昆明) 일대에서 번성하던 소수민족 국가 뎬국(滇國)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윈난 최초의 왕국이었던 뎬국은 기원전 339년 세워져 200여년간 독립을 유지했다고 한다.

▲ 소석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시산산림공원

사마천이 쓴 <사기>에 따르면, '비옥한 평지가 수천리나 펼쳐져 있다'고 적혀져 있을 정도로 부강한 나라였는데 한나라에 복속되어 기원후 점차 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름은 아직도 윈난을 대표하는 호수 덴츠(滇池)로 남아 있다.

뎬츠는 쿤밍시에서 서남쪽에 위치한 해발 1886ｍ의 고원 위에 남북으로 40㎞, 동서로 12.8㎞, 깊이는 7.5ｍ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로 전체 면적 340㎢로, 중국에서 여섯 번째다. 이곳은 쿤밍 일대의 광대한 평야를 살찌우는 젖줄일 뿐더러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고원강남(高原江南)으로 불리기도 하고 해발 1,895m 구릉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고원의 진주'라고도 불린다.

▲ 시산공원내 다소곳이 자리잡은 화정사 전경

시산공원은 쿤밍에서 15km 떨어진 뎬츠 강변 서쪽에 자리한 아름다운 산으로 소석림이라고 불린다. 이곳에 화팅산(華亭山), 타이화산(太華山), 뤄한산(羅漢山) 등 크고 작은 산들을 통틀어 시산공원이라 일컫는데 평균 해발은 2350ｍ에 달한다. 산세가 미인이 잠자고 있는 듯해서 잠자는 수미인(睡美人)이라고도 부른다.

▲ 태화산(太华山) 산허리에 위치한 태화사(太华寺) 대웅보전

그다음 찾은 곳은 태화사(太华寺)로 서산의 최고봉, 태화산(太华山) 산허리에 위치했다. 원나라 때 건축되기 시작했으며, 사원 주위에 길게 자란 대나무가 무성하여 이색적인 느낌을 더한다.

때마침 복숭아 꽃 살구꽃이 태화사 뒤편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멀리서 온 순례자를 반겨주었다. 각종 연못과 루, 제각 등이 사찰 같지 않은 느낌을 더해준다. 화려하거나 웅장한 느낌은 없지만 대웅보전의 단아함, 정교함이 예사롭지 않은 건축물이다. 이른 아침의 일출이나 야간의 일몰을 이곳 누각에 올라 감상하면 특별하게 쿤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 태화사는 단아함, 정교함이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간직

▲ 태화사의 고즈넉함, 오랜 역사문화 향기가 솔솔~

다음은 뤄한산의 절벽을 뚫어 조성한 룽먼석굴, 용문, 삼청각 등을 둘러볼 요량으로 약 20분간 리프트를 탔 다.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시산의 풍광은 나무와 돌의 어울림으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시산공원 밑의 뎬츠 강변의 물빛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놀랐다. 쿤밍시 쪽의 왼쪽은 푸른빛이지만 오른쪽은 짙은 녹색이다. 이유는 심각한 녹조현상 때문이다. 사실 뎬츠는 급속한 경제개발로 인근의 공장지대에서 발생되는 화학물질이 축적됨과 동시에 생활하수로 10여 년 전부터 부영양화가 진행되어 녹조가 생겨나 죽음의 호수로 변한 것이다.

▲ 시산공원에서 내려다 본 뎬츠 강변, 윈난성 쿤밍은 물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오랫동안 쿤밍시민의 농업용수와 식수 그리고 어업종사로 많은 이들에게 생명의 젖줄로 사용됐던 뎬츠는 이제 마시는 것은 고사하고 수영조차 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간간히 유람선만이 침묵하고 있는 덴츠를 가로지른다. 이곳은 더 이상 순환하지 않는 막힌 구조라 아예 물고기조차 살기 힘들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다. 호수 물에 몸을 장시간 담글 경우 피부병을 얻을 수 있을 정도다.

현재중국의 강과 하천은 환경오염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2007년 중국 환경보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7대 하천 중 27.9%가 5급수의 수질로 판정 받았고, 27개 호수 가운데 10개도 5급수 미만이었다고 한다. 수질이 5급수 이하면 공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한다.

▲ 시산의 용문, 룽먼석굴은 현재 다톈거의 신선상이 있는 도교사원

그 중 뎬츠, 타이후(太湖), 차오후(巢湖) 등 3개 호수는 중국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환경보호 중점치수지역이란다. 이곳은 부영양화가 워낙 지독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윈난성 정부도 1999년 세계원예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수질 개선에 3억 위안(한화 약 510억원)을 쏟아 부었다지만 수질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에도 추가로 50억 위안(약 8500억 원)을 들였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윈난성은 앞으로 100억 위안(약 1조7000억 원)을 들이면 녹조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한번 파괴된 자연이 얼마나 복구하기 힘든지 뎬츠호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절벽 안쪽에 굴을 뚫어 길이가 3㎞가 넘는 길을 만든 룽먼석굴

이러한 덴츠를 보고는 시산기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탁트인 용문의 신선함도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대신 오래전 덴츠와 함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펼쳤던 쿤밍을 생각해보고는 천천히 뤄한산의 절벽을 뚫어 1333개의 돌계단을 만들고, 절벽 안쪽에 굴을 뚫어 길이가 3㎞가 넘는 길을 만든 룽먼석굴에 내려섰다.

중국에는 룽먼석굴이 두 곳에 있다. 하나는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에 있다. 둔황(敦煌)의 막고굴, 다퉁(大同)의 윈강(雲崗)석굴, 톈쉐이(天水)의 마이지산(麥積山)석굴 등과 더불어 중국 4대 석굴로 꼽힌다. 이곳의 규모는 뤄양보다 작고 아담하다.

▲ 시산공원내 태화사, 현대인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

룽먼석굴은 현재 다톈거의 신선상이 있는 도교사원이란다. 해발 2350m 시산공원에서 가장 볼만한 용문은 깎아지른 절벽과 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곳에서 산과 강 그리고 소석림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시산공원의 룽먼석굴은 1781년 청나라 건륭제 때 한 가난한 도사인 오래청(吳來淸)에 의해 조성되기 시작, 그는 전문적인 석공은 아니고 오직 망치와 정 하나로 절벽을 뚫어 길을 만들고 석굴을 조성했는데 완성을 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 삼청각은 과거 연회를 베풀던 곳(?)

중국 윈난성 쿤밍에 대하여... 윈난성은 중국 변방의 서남쪽에 위치하며, 베트남, 미안마, 라오스 삼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운남성의 서북쪽은 드높은 기세의 험준한 협곡이 펼쳐져 있어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도전심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우뚯 솟은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옥룡설산, 합파설산, 매리설산 등은 그 기묘하면서 험준한 봉우리로 국내외 빙산 등반가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다.     ▲ 중국 윈난성 쿤밍일대의 지도 또한, 서남쪽에 있는 서쌍판납의 유연하면서도 부드럽고 우아한 기세의 풍경은 아름답고 날씬한 여성의 모습을 빗댄 듯 하며, 동남쪽의 산간 평지에는 합니족이 대대로 경작해온 계단식 밭이 층층이 겹쳐져 있는데, 매년 9월이면 노란색의 유채꽃이 산과 밭을 가득 채워 마치 그 모습이 땅과 하늘을 황금색으로 가득 채운 듯하다. 소수민족이 전체 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고, 각각의 민족은 그 나름의 아름다운 땅에서 역사와 문화를 영위하며 살고 있다. 또, 윈난성은 인류 발원지 중의 하나로서 원모현이라는 곳에서는 약 170만년전 원시인 석화도 발견되었다. 성도는 쿤밍으로서 ‘춘성(春城)’ 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사계절이 모두 봄처럼 따뜻하여 언제나 꽃이 만발하고 산이 푸르며, 이런 자연환경에 어울려 수많은 명승고적이 자리하고 있는 중국 최고의 여행지이기도 하다. 쿤밍은 운남성 중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면적이 15,561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며 4개구 7개 현을 관할하고 있다. 쿤밍의 지세는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으며 도시 지역은 디엔지 분지의 북부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 중심 구역은 해발 1891미터이며 연평균 기온이 섭씨 15.1도이다. 연평균 일조 시간이 2400여 시간에 달하며 연평균 강우량이 900밀리미터 정도이다. 사시사철 봄처럼 따뜻하지만 지난 91년에는 눈이 조금오기도 하였다. 7월 중 최고 온도는 29도이며 1월 최저 온도는 영하 1도이다. 대개는 5월부터 10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비가 오며 이 기간의 강수량은 약 1,500m 정도이다. 동백꽃이 만발한 2월이 곤명을 여행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이다. 운귀고원(雲貴高原)에 위치해 있어, 늘 봄 날씨 같다. 꽃이 끊이지 않고 피어 꽃의 도시라고도 일컫는다. 현재 곤명의 화초는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동남아 지역의 주요한 화초 수출 생산지 중의 하나이다. 곤명은 관광, 역사 문화의 도시로 유명하다.쿤밍은 약 2,4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기원전 279년 초(楚)나라의 한 장수가 군대를 이끌고 와서 지배한 뒤 한(한)나라를 거쳐 원대(원대)에 곤명현이 설치되었다. 이 곤명(昆明)이라는 이름은 이 일대에 살고 있던 부족의 이름이다. 면적은 21,111㎢이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날씨가 온화하다. 연평균 일조시간이 2400여시간으로 일년 내내 꽃이 피어있고 초목이 사계절 푸르다. 곤명의 날씨는 사계절이 봄과 같은 특색으로 봄의 도시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갖고 있다. 동백꽃(茶花)，백목련(玉蘭)，진달래(杜鵑)，보춘(報春)，백합(百合)，난초(蘭花)，용담(龍膽), 녹계고(綠絨蒿) 등은 운남 8대 명화이다. 자연자원이 풍부하며 주요한 광산 자원으로 인, 염, 철, 티타늄, 석탄, 석영사, 보크사이트, 규석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인, 염, 티타늄 광석이 풍부하다. 인광의 저장량은 전국 7대 인광에서 첫 번째이며 염광의 총 저장량은 100여 억 톤에 달한다. 보크사이트, 석영사 및 티타늄은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광산물이다. 쿤밍 외에도 남쪽의 석림과 서북쪽의 대리, 려강, 西雙版納와 같은 곳은 더더욱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다채로운 풍경과 신비로운 멋을 간직하고 있어 강동을 준다. 그 중에서도 쿤밍은 윈난성의 정치, 경제, 문화 중심이며, 교통과 통신의 중심지이다. 또한 중국의 관광, 역사문화도시이며,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적 상업과 무역의 도시이다. 중국 10대 중점 관광 도시의 하나가 바로 쿤밍이다. 이곳의 디엔지와 석림(石林)을 보고자 해마다 수많은 외국 관광객이 몰려든다. 그밖에도 쿤밍은 서남 고대 문화의 발원지 중의 하나로서 대관원, 금강사 등 적지 않은 고대 문화 유적이 남아 있다. 쿤밍은 한때 프랑스의 조차지로서 가톨릭 대성당, 수녀원, 프랑스인들이 출입하는 클럽 등이 있었다. 하노이에서 시작되는 협괘열차는 1895년~1904년 프랑스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운행이 되고 있다. 프랑스가 원한 것은 이 지방의 주석, 텅스텐, 아편 등이었다. 이 지방은 또 목재, 고무 쌀 등이 풍부하다. 쿤밍은 태평양 전쟁에는 토호들의 수중에 있었으며, 일본의 동남아 침략의 교두보로도 이용 되었다. 쿤밍의 토질은 철이 많이 섞여 있어서 빨간색의 적토질이며, 담배나 차와 같은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윈난성에서는 보이차와 구감차가 유명한데 토질과 기후 등에 이유가 있다. 특히 구감차는 처음에 쓴맛을 내다가 뒤에 단맛을 내는 특이함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