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이란 사리를 따지지 않고 덮어놓고 믿는 것입니다. 이 말은 어떤 생각 자체가 없는 믿음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 생각을 합니다. 덮어놓고 믿는다고 할 때에도 자신의 생각으로 수용한 것을 뜻합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여서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제가 한 집사님을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십일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말에서부터 시작하여 기존 입장을 이야기합니다. 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드렸습니다. 한국의 기존 교회에 많이 배운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도 십일조를 수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합니다. 통일교에도 그렇게 이야기되는 사람들이 많고 북한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그 틀 안에서 정당화하는 논리를 계속해서 듣다 보면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십일조에 대한 글을 읽어보라고 권하였습니다. 싫다는 것입니다. 생각하기 싫다고 합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갖추고 그 영역의 전문가로서 살기 위해 생각하여야 하는 것도 많은데, 그것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지만 “목사들의 가르침도 일반적으로 그 노선에 따라 정해지고 그 이전부터 계속되어온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는 옳은 부분도 있지만 잘못된 부분도 있다, 성도들이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바른 이해를 위하여 수고하지 않으면 절대 잘못된 부분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십일조를 하여야겠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면 최소한 성경의 가르침에 입각한 바른 이해는 가지고서 잘못된 방식으로 십일조를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참 좋은 분이지만 맹신의 한 표본임은 분명합니다.

오늘날의 목사가 성경에 없는 단어이고 목사로 번역된 단어 자체의 뜻이 목자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것을 근거로 목사라는 직분 자체가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말이 맞는 것 같지만 역시나 사리를 따지지 않는 맹신에 해당됩니다.

신약의 교회에서 목사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목자는 구약에서 사용된 단어를 차용하여 교회의 어떤 직분자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 사역의 특성으로 인해 교회의 어떤 사역자들에게 그 단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에는 목자들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교회에서 그 단어를 그대로 차용하여 그 사역자를 지칭하면 그 단어가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 동시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교회 내의 어떤 사역자로서의 목자, 현실에서 양을 치는 사람으로서의 목자. 그로 인해 파생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그 의미를 담아서 다른 단어를 사용한 것이 목사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경이 이야기하는 목자다운 목사이냐 아니냐입니다. 그런데 왜 목사라고 하였느냐고 시비를 겁니다. 성경이 목자라고 했으니 목자라고 하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사리를 따지지 않고 맹목적으로 자기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서 맹신입니다.

물론 오늘날의 목사들이 신약 성경이 가르치는 말씀 사역자로서의 모습과 거리가 많이 멀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래 저래 맹신자들을 양산하는 한국 교회의 목사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신학의 계열에 있어서 진보와 보수가 있습니다. 진보는 자유주의 신학을 토대로 한 현대 신학을 따르고 보수는 그 이전부터 교회가 따랐던 입장을 따르고 있습니다. 저는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서 부분에 따라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잘못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리를 따져 좋은 것 곧 옳은 것을 취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느 한쪽에 속하여서 자신이 속한 쪽은 무조건 그 주장하는 바가 옳고 그에 반대하는 입장은 다 틀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 또한 맹신입니다. 제가 신학적으로 진보로 구별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맹신은 보수에만 해당되지 자신들은 결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런 태도 자체가 맹신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그들을 떠나는 것이 유익이라시면서 진리의 영이 오심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영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생각나게 하고 이해하게 하며 그들이 사도로서 살아가도록 도우시기 때문입니다. 사도는 교회의 터로서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복음은 하나님의 복음이면서 그들의 복음이라고 불립니다. 이를 사도적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사도들이 교회의 터라는 말은 사도적 복음이 교회의 터라는 뜻입니다.

사도적 복음은 사도들과 사도에게서 배운 사람들을 통하여 우리에게까지 전달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엉터리가 아니라면 진리의 영의 역사가 열매를 맺은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사도들은 학문에 있어서 뒤떨어집니다. 예수님이 죽게 되자 다 도망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 당시의 유대 사회를 생각하면 그들은 도망자로서 숨어 살아야만 합니다. 그들 자체로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오직 진리의 영의 역사 안에서만 다른 길이 가능합니다.

진리의 영의 역사는 사도들과 그들의 당대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들 이후로 지금까지 교회 역사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자유주의 신학이 태동하였고 그에 토대를 둔 현대 신학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전까지의 교회에서 이야기되는 많은 내용들을 거부합니다. 독생자 하나님의 성육신을 말하면서 성령으로 잉태됨은 거부합니다. 그분의 가르침과 삶은 말하면서 그 삶에서 발생한 이적은 거부합니다. 그분의 십자가 죽으심은 말하면서 대속을 거부합니다.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심은 말하면서 부활이 역사에서 실제로 발생하였음은 거부합니다. 성령의 오심은 말하면서 승천은 거부합니다.

그들이 수용하는 내용들은 명백하게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들을 수용하게 되는 이유는 그 기록을 해석한 결과 그 내용들이 옳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거부하는 내용들도 명백하게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수용하는 내용들에 대한 해석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그들이 수용하는 내용과 다르게 이해할 여지는 없습니다. 조금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아주 당당하게 거부합니다.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수용과 거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왜 성경에 명백하게 기록되어 있음에도 거부하는가? 현대인의 지성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내용을 수용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지성이 없는 사람들인가? 아닙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맹신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지성은 있지만 사리를 따지지 않고 과거의 유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입장에는 과학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주 만물과 그 안에 내재된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인 과학. 그 안에 내재된 법칙 안에서만 사고하고 그 법칙을 넘어서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대 신학이 거부하는 성경의 내용들은 거의 여기에 해당됩니다. 성령으로 잉태됨, 이적들, 부활, 승천 등입니다. 대속의 경우는 잔인한 짓이라는 것을 중요한 이유로 내세워 거부합니다.

이제 사리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현대 신학이 거부하는 자연 법칙을 벗어난 일들은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고 그분의 필요에 의하여 행해진 일들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러한 일들을 행하실 능력이 없는데도 그런 일을 했다고 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면 맹신이 맞습니다. 하나님이 그런 일을 행하실 이유가 없는데도 그런 일을 했다고 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면 역시 맹신입니다. 반면에 하나님께서 그러한 일을 행하실 능력이 있고 이유도 있어서 행하신 일인데도, 과학에 의하면 수용될 수 없기에 거부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맹신입니다. 과학에 대한 맹신으로 생겨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하나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래 성경의 하나님이란 존재는 없는데,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이기에 당연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사람들은 제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사람들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사리를 따져서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고 옳은 것을 취하고 있느냐 아니면 사리를 따지지 않고 덮어놓고 믿느냐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하나님이 현대 신학에서 거부하는 그런 일들을 행하실 수 없는 분이십니까? 아닙니다. 그런 일들을 행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 문맥과 상황에 의하면 그런 일들을 행하실 필요나 이유가 없었습니까? 아닙니다. 분명히 그 문맥과 상황은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도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수님이 위대한 나라를 세우고 그분으로 인해 입신양명을 꿈꾸던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예수님의 죽음은 어떻게든지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죽음으로 나아가자 결국 다 도망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 당시의 유월절을 예루살렘에서 지내고 나며 다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 자기 길을 갈 것입니다. 그런 그들이 일시적으로 갈릴리로 갔다 온 후로는 예루살렘을 벗어나지 않고 모여서 기도합니다. 예수님을 죽인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우리가 여기에 있으니 잡아가서 원하는 대로 처분하라고 시위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50일이 지나자 복음의 용사가 되어 너무나 당당하게 복음을 전합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유대 공회에 잡혀갑니다. 조금도 위축됨이 없이 그들을 향하여 당당하게 소신을 밝힙니다. 죽음도 피하지 않습니다. 기꺼이 죽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이 그렇게 바뀔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 사리를 따지지 않고 덮어놓고 믿는 것입니다. 맹신입니다. 사리를 따진다면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느냐고 질문하여야 합니다.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명백한 사실이기에 그 사이에 그 둘을 연결시키는 매개체가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그 매개체로 예수님의 부활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님이 삼일 만에 살아나서 사도들에게 나타났었다는 것입니다. 그들과 얼마 간 함께 지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후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아무런 하자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일을 행하실 수 있는 분이고 그 일을 행하셔야 할 필연적인 이유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상 실제로 발생했고 그로 인해 사도들이 변했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글로 적어 교회에게 전하였고 지금까지 전달되었다.” “예수님이 실제로 부활하지는 않았는데, 사도들이 변했으며 자신들의 신앙 고백으로 부활을 만들어서 교회에게 전하였고 지금까지 전달되었다.”

그 당시는 목격자들이 살아있었고 부활에 대해 그들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활하지 않았는데, 부활한 것으로 만들어서 이야기되는 것이라면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였던 사람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른 이민족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야기입니다. 부활하지는 않았지만 신앙 고백으로 부활을 만들어내었다면 그것만큼 엄청난 사기극은 역사에 없을 것입니다. 그 당대와 그 직후의 글들은 모두 역사적 사실로서 부활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 신학이 태동할 때까지도 지속적으로.

진리의 영의 역사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자유주의 신학 이전까지는 없었다가 그때에야 비로서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사도들에게 진리의 영의 오심과 그 역사를 말했던 예수님의 가르침은 순전히 뻥이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유럽 교회의 쇠퇴, 독일과 영국의 개신교회의 쇠퇴. 한국 개신교회에 대해 많은 이들이 염려합니다.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는데, 쇠퇴의 아주 중요한 원인이 자유주의 신학에 입각한 현대 신학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탁월한 사상가, 개혁자로 만들어서 굳이 믿을 필요는 없는 존재로 만든 신학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굳이 믿을 필요는 없는 존재인데, 믿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현재의 세계 교회를 보아도 이는 아주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며 사도들로부터 전승된 가르침을 수용하는 교회와 현대인의 지성(?)을 말하며 많은 내용을 거부하는 교회의 현실은 그 사실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자는 점점 믿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지성과 과학은 아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도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옳은 부분이 잘못된 부분이 있습니다. 과학이 완전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영역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연구 결과라는 한계입니다. 우주 만물을 넘어서는 하나님이나 만물의 법칙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역사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일어난 자연 법칙을 뛰어넘어 특별한 일에 대해 과학은 그냥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까지 과학이 주관하려고 하면 월권입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그에 대해 거부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과학에 대한 맹신일 뿐입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이 역사적으로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부정합니다. 이유는 성경 이외에 다른 자료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에 대하여 제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글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전해졌습니다. 2000년이 지났습니다. 그 글을 읽고서는 제가 역사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자료가 없기 때문에. 도무지 이런 주장을 너무도 당당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 기준에 대한 맹신입니다. 그 사고가 사리에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생각하여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교회입니다. 그 교회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맹신으로 불가능합니다. 바른 합리적 지성을 통하여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밝히고 오늘날의 교회가 따라야 할 바른 원리를 찾아 그 원리에 우리들을 맞출 때에 가능합니다. 맹신자들이 줄어들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