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견해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놀라운 탁견이라고까지 할 수는 있는지 의문입니다.

“창발의 출발점에는 반드시 사전에 무언가가 존재해야만 한다.” “바로 이 점에 있어서 우리는 매순간마다 시간적 현실 세계와 조우하고 있는 그 어떤 비시간적인 존재(혹은 영역)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과연 그런가요? 논리적 비약이지 않은가요? 왜 사전에 존재하여야 하는 무엇인가가 비시간적인 존재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구리와 황상 그리고 색깔의 변화라는 창발.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비시간적인 존재를 전제하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것이지요? 색깔의 변화라는 것이 어떻게 비시간적인 존재를 전제하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것인지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GIO(God-I-Others)로서 함께 하는 사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은 자기원인적인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항상 나와 이웃(=현실 세계)과 함께 하고 있는 <더불어의 존재>인 것이다.”

자기원인적인 존재가 아닌 비시간적인 존재와 시간적인 존재인 나와 이웃 곧 현실 세계는 어떻게 함께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일까요? 비시간적인 존재와 시간적인 존재가 동시에 함께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비시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요? 비시간적인 존재가 있었고 시간적인 존재가 생겨났다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시간적인 존재는 어떻게 생겨났다는 말인지요?

“내가 볼 때 앞으로 과학을 파트너로 하지 않는 종교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도 없다. 이는 신 이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대 자연과학의 성과들과 충돌하는 신 개념은 전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며 언젠가는 폐기될 것으로 본다.”

결국 인간의 사고가 최고의 신이라는 말입니다. 과학의 테두리 안에다가 신을 가두어두고 종속시켜서 그 안에서만 존재하는 신이니 말입니다. 그냥 과학을 믿고 살면 되지요. 믿는다는 말이 거슬리면 과학 이상의 어떤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주어진 삶을 살면 되고요.

현대 자연과학의 성과들과 충돌한다고 한다는 말은 좀 구분이 있어야만 합니다. 비 과학과 과학을 초월함의 구분입니다.

천동설은 비 과학입니다. 하나님이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를 만들고 지구 주위를 돌게 하셨다는 입장은 현대 자연과학의 성과와 충돌합니다. 당연히 폐기되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내용이 만약 기독교에 있다면 앞으로 밝혀지고 폐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과학 아니면 비 과학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학을 초월하는 것도 있습니다. 과학, 우주에 내재된 여러 법칙과 드러나는 현상을 넘어서는 일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귀신 들린 사람들. 제가 직접 경험한 귀신 들린 사람. 장정 서너명이 붙어서도 제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 기도를 통하여 치유되는 것도 과학을 초월하는 일에 해당됩니다. 요즘 TV에 귀신들려서 아주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과 그런 사람을 치유하는 퇴마사들에 관한 프로가 있는데, 명백하게 과학으로는 설명 불가능합니다.

질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서 의학적 치료와는 전혀 무관하게 낫게 되는 일들이 기독교계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인들 사이에서 아주 많습니다. 분명히 과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과학이라는 안경을 들이대며 “잘못이다, 아니다”고 우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신은 과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존재하여야 한다고 할까요? 과학은 신이나 성경이 이야기하고 있는 악한 영을 밝히지 못합니다. 밝히지 못한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요.

성경의 하나님이 일반적으로 행하시는 역사에 대해 GIO(God-I-Others)로서 함께 하는 사역이라고 말하는 것은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 안에만 한정시키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사람들과 자연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법칙 안에서만 가능한 존재라면 굳이 그런 존재를 밝히려고 할 필요가 무엇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냥 무시하고 우리끼리 삶의 환경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 되지요. 왜 ‘그런 신은 없다! 하지만 신은 있다!’라는 글을 적는 수고를 하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그 글이 신 존재 증명이 가능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인 듯한데, 과연 그 내용이 신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될까요? 당사자는 된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글쎄요... 이미 비시간적인 어떤 존재에 대한 수용을 전제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생각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전혀 아니라고 보입니다. 결국 자신에게 수용되는 것을 밝힌 것이지 증명은 아니라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