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과 선지자의 대강령이 하나님 사랑, 내 몸같이 이웃 사랑입니다. 혹자는 여기에서 세 종류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님 사랑, 자기 사랑, 이웃 사랑입니다. 자기를 사랑하여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그렇지만 이는 잘못된 이해입니다. 그 강령은 자신이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과 같이 이웃을 돌보며 사랑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이웃 사랑이 바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새 언약에서 대강령은 그것들이 완전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으로 인하여 완전케 된 대강령입니다. 예수님과 같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이 이웃을 사랑하신 것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웃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여기에도 오늘날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자기 사랑은 없습니다. 경계선을 정확하게 나누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날의 자기 사랑은 성경에서 정죄하고 있는 자기 욕구 충족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성경에서 이웃은 단순히 지형적으로 옆 또는 주위에 살고 있는 사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웃은 같은 언약의 백성을 가리킵니다. 옛 언약에서 이웃은 모두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옆 또는 주위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언약의 백성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모두 같은 언약의 백성입니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니라”(엡 4:25). 이웃, 우리, 지체는 모두 동의어입니다. 이웃 사랑은 같은 언약의 백성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언약 안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사랑하지 않아도 되는가? 물론 아닙니다. 바울 사도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하라고 권하였습니다(갈 6:10). 믿음의 가정, 모든 이들로 확장되는 착한 일은 분명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새 언약의 백성인 교회는 같은 언약의 백성인 신자들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위하여 목숨을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신 것과 같이(요 13:34). 그리고 그 사랑을 토대로 모든 이들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성실하고 정성스럽게.

여기에는 당연히 물질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포함됩니다. 야고보서의 교훈과 같이 그러한 필요에 대해서는 채워주지 않으면서 말로 이루어지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한국의 개신교회는 아주 취약합니다. 신자들에게 여러 항목으로 돈을 거두는 일에 있어서는 아주 열심이며 탁월하기까지 합니다만 사랑을 실천하는 데에는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이는 한국 개신교회가 비판을 넘어 비난을 받는 이유 중의 한가지입니다. 아주 비중이 큰 이유입니다.

사랑의교회에서 행해진다는 예배당 건축으로 인해 교계에 파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로 여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사랑의교회는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였는데, 실망을 금하지 못한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에 대한 태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지경입니다. 그분들의 설교나 강의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모든 좋은 생각들을 생각하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특히 옥한흠 목사의 설교로 인한 충격은 그 파장이 매우 크고 강한 상황입니다.

이 시점에서 왜 예배당을 건축하여야 하는가? 늘어나는 교인들을 수용하고 예배와 교육 등에 있어서 불편을 겪지 않을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에 뒤따르는 엄청난 비용은 교인들이 함께 감당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미 작정된 액수만 해도 엄청납니다. 예배당 건축이라는 명목이 아니라면 그러한 작정이 있지 못하였으리라고 말합니다.

공간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불편을 겪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건물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편을 감수하면서 서로를 더 배려하는 섬김의 기회로 삼으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적절하게 분립할 수도 있습니다. 꼭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은 자기 사랑일 뿐입니다. 우리가 더 나은 편리한 시설에서 우리의 종교적 필요를 채우는 일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비용을 함께 감당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되는가? 물론 아닙니다. 그 돈은 성도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사용하여야 하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후안카를로즈 오르티즈 목사는 그의 책에 오늘날 교회가 잊지 말고 지속적으로 되새겨야만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한 지체가 감동을 받고 자신의 전 재산을 교회에 헌납하며 건축이나 어떤 일에 사용하라고 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 돈을 되돌려주면서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이 돈을 맡기십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내용으로 사용하시라고 하십니다”라고 말합니다. 가난하고 힘든 이들을 위하여 언제든지 그 돈을 사용하는 것이 위탁받은 신자의 바른 태도라는 가르침과 함께.

예배당 건축이 아니라면 그렇게 많은 돈이 작정되지 않았으리라는 말에 너무나도 깊은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도 강조하면서 제시한 제자 훈련의 결과가 그것인가 싶어서 자조감을 느끼게 됩니다. 제자 훈련이 엉터리였다고 자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제대로 된 제자 훈련이었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그렇게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외형적으로 어떠하든지, 누가 그것을 주장하든지 간에 제대로 된 하나님 나라의 일이 아니라면 그것을 위하여서는 결코 호주머니를 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배당 건축은 어떻게 포장하든지 간에 하나님께서 현재 그들에게 원하시는 일은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자기 사랑일 뿐입니다. 예수님과 같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그분과 같이 지체를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이들에게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랑의교회라면 이 땅의 다른 개신교회에게 모범이 될 만한 모습을 갖추어야 합니다. 지금의 모습이 자신들의 수고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이루어진 은혜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사랑의교회가 어떻게 하는 것이 모범일 될만한 모습일까요? 이미 결정하였고 지금까지 일이 진행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며 계속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들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데에 진력하는 것일까요? 지금의 모습은 교회가 숫자를 늘려서 더 큰 예배당을 만드는 악순환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빚을 지고 그것으로 인한 이자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악순환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더 큰 예배당을 지으면 더 많은 신자가 생겨나리라는 지독히 잘못된 신념을 고착화시킬 뿐입니다. 사랑의교회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망상을 정당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지난 과거의 역사를 통하여 배우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진정으로 사랑의교회가 이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다스리심을 받는 일인지 깊이 제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분별하고 그것을 위하여 헌신하는 모습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