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제 만났다.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6월15일에 북한에 갔다. 그 후 김정일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성사되지 못했다. 우리 남한 사회에는 아직도 주적개념이 남아있고, 김일성주석에 대해 6.25전쟁에 대한 책임을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과 개념이 어떻든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한 것은 사실이고, 남북은 그 후 돌이킬 수 없는 분단의 길을 갔다. 광복후 이념 갈등은 민족 문제에서 외세배격과 자주로 향했다. 중국은 이미 선교사를 거부하고 교회마저도 자치,자양,자전의 삼자주의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동질성은 이념만으로 해석할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체제가 다른 것 뿐일 뿐, 이 땅은 예수 시대의 유대와 사마리아에 지나지 않는다.

1. 금단의 땅을 넘은 예수들

문익환과 임수경은 분단시대를 꿈과 환상으로 뛰어넘으려고 북한에 밀입북했다. 문익환목사는 꿈의 사람이었다. 아무도 그것을 생각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아무나 하지 못했다. 그는 서울역에서 평양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달라고 하여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곤 일본을 통해 북한에 가서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존경하는 주석'이란 말이 대서특필되고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들은 한편은 위험한 사건을 기사거리로 삼으며 다른 한편 모험주의적인 행동을 비판했다. 그러나 문익환목사는 김일성을 끌어안으며 예수가 했던 원수사랑을 실천했다고 나는 믿는다.

임수경은 통일의 꽃을 피웠다. 순안비행장으로 트랩을 내리는 수산나-영세명-를 맞이하는 평양의 힘은 놀라웠다. 그리고 분단을 상징하는 군사분계선을 내려오다가 미군 중령의 제재를 받는다. 문규현신부는 양을 지키고 함께하러 갔고 결국 다른 길로 내려와야 했다. 그런데 그 후로 정확히는 54년, 노무현씨가 분단선을 걸어서 갈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다.

2. 이것은 기적이다

아직도 남북은 절대로 아니 불가능한 통일의 전제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사상이 다르다. 체제도 다르다. 지배형태도 다르고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에 대한 태도도 다르다. 엄연히 다른 두 체제가 통합하기는 쉽지 않고 실상은 휴전상태인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그러면 또 다른 요인은 있는 것인가? 천지가 개벽하면 이루어질까? 어떤 이는 정주영씨가 몰고 간 소들이--간지로 丑(축)시-새끼를 낳고 그 울음 소리가 천지를 흔들면 자오선이 바뀌는 子(자)시에 개벽이 일어난다고 해석했다. 그리고 1948년 남한 단독 정부의 태극기가 분단을 가져왔다는 궤변(?)도 내놓았는데...개벽이 일어나도 남북통일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맨 정신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올해 남북 정상들이 만나고 있고, 무엇을 우리가 기대할 수 있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북에 다녀왔다. 평양의 모습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포착되었고, 심지어 북한 사이트들도 우리는 접촉할  기회를 가졌었다. 이제 우리 사회와 민족 안에서도 흑백논리가 극복되고 다양한 정서와 사상, 심지어 일본처럼 공산당이 정당으로 존재해도 사회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이것도 불가능하다.

3. 김정일 제거론

그렇다면 그 한 사람이 제거되면 남북이 하나될 수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스라엘 역사에서 솔로몬이후 분열왕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혁명과 반혁명이 계속된다. 절대군주제에서도 역사는 하나의 목적으로 진행했다. '통일'라는 방향과 '샬롬'이라는 방향이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악인도 원수도 하나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적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오히려 그 머리에 숯불을 올려놓는 것처럼 대통령의 방문을 그렇게 해석해야 한다. 아리랑 공연을 보는 것도 너무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 태국같은 곳에서 더러운 쇼도 잘보는 사람들이 전체주의식 체조인 '아리랑'을 통해 아직도 상존하는 체제를 받아들이고 유연한 외교와 문화 이해를 통해 위험지역을 '선교'하시는 하나님의 행보를 보길 바란다.

김정일 위원장은 여러 번 테러를 당했다. 룡천역 폭발사고는 김정일을 겨냥한 북한 내부의 테러였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체제에 반항하고 염증을 느끼기는 남북모두 마찬가지다. 남한의 자본주의는 다 옳은가? 정의가 실현되고 있는가? 늘 그렇듯이 체제는 사람의 모든 요구와 시대 변화를 급속히 담기는 어렵다. 거대하고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이것을 앞당기면 된다. 환경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사고를 하면 극단적인 방법론은 거두고도 통일의 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4. 포용과 관용의 문화로

단지 방법이 다를 뿐..인민(국민)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이 하나님을 믿지 않기 때문에 벌을 받았다고 해도...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그 아버지 김일성은 어머니 강반석 권사가 꿈에 나타나 종용하는 바람에 봉수교회를 세웠다고 어떤 선교사가 전했다. 미국에서 들었던 얘기다. 다 사실은 아닌지 모르지만 그 분은 김일성을 만나서 기도하고 식사를 나누었다고 했다. 그리고 평양에서 복음화성회를 하는 것이 꿈이고 계획이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김선교사님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북한엘 갔다. 위험한 지역에서도 그야말로 일하시는 분은 성령 하나님이신가보다.

내가 믿기에 이번 회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지 우리는 통일과 샬롬의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천만이산가족들이 그 후손들이 자유롭게 친지를 방문하거나 성묘를 하고 편지를 전달하고 인터넷도 하고 전화도 하고 더우기 경의선과 경원선이 개통되면 더 좋을 것 같다. 물론 서로 양해하고 받아들이고 체제를 인정하고 나누고 섬기다 보면 어느새 하나가 되어있을 것이다. 통일은 현실이 아니라 우리 앞에 있다. 아주 오래걸려서 될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올 수도 있다. 마치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것을 모르듯이 우리의 통일의 길도 그와 같을 것이다.(바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