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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요즘 책 좀 보냐? 네가 사는 얘기 좀 들어보자!故 박흥규 목사를 좀 더 많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장례절차를 그렸다
이필완  |  leewaon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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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3월 29일 (금) 10:19:15
최종편집 : 2013년 04월 02일 (화) 11:02:23 [조회수 : 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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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3. 27 이필완

만나는 사람들마다에 ' 너 요즘 책 좀 보냐?'  '네가 사는 얘기 좀 들어보자!' 하시며 주변사람들을 곤혹케하고 큰 부담주시곤 하던 박흥규 목사가 2013년 3월 26일 새벽, 76세로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그동안 이러핑계 저런 핑게로 바쁘다 하면서 박흥규 목사를 외롭게 했던 지인들과 후배들이 지성으로 그의 빈소를 지키면서  사흘간의 장례 절차를 잘 마쳤다.

친구들인 북산 최완택 목사, 관옥 이현주 목사, 수원의 김진춘 목사, 팔순의 조화순 목사 등 들이 그를 추모하고 가족을 위로했으며 전국에 흩어져 살던 후배 목회자들과 푸른언덕 등 이런저런 관게로 얽혀진 지인들, 교인들과 친지들이 그가 외롭지 않게 잘 보내 주었다.

   
▲ 故 박흥규목사의 대관령 산막을 배경으로 필자 셀프, 찰칵! 필자는 은퇴 후 당당뉴스를 시작하면서 이곳을 여러차례, 합하면 여러 달 동안 이곳 산막에서 지내기를 즐겨했었다. 조금씩 조금씩 당당뉴스를 일구어 나가다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이 곳 대관령 산막과 박흥규 목사가 얼마나 힘이 되어 주았던지.....
평소 그의 뜻에 따라 화장한 그의 유골가루들은 지난 40년간 열과 상을 다해 그가 가꿔온 대관령 옛길 계곡의 대관령 산막 앞 장대한 소나무 뜰에 뿌려졌다. 그는 결코 화려하지 않았으나 모두에게 쉽게 잊혀질수 없는 그리고 흔치않은 진정 예수 따라 사는 삶을 살았던 참된 농촌 목회자이였기에 그에 관한 기록들을 조금이나마 남겨둔다.

당당뉴스에서 '박흥규'로 검색하면 날렵하지 않으나 텁텁한,  그래서  곰 이라 불리웟던 한사람, 목사 박흥규, 시속에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산 그의 수많은 생각과 이야기들을 지금도 모두 접할 수 있다.

몇몇 사진들과 간단한 영상(준비되는 대로), 그리고 이현주 목사의 추모 이야기와 직접 참석은 못했으나 글로 보내준 강진교회 오대환 목사의 추모시와 오랜 믿음의 동지였던 아산우체국장인 정순영님의 추모글을 실었다.

   
▲ 대관령 산막 앞뜰 소나무 주변에 그의 흔적을 뿌렸다


아이구 형님!

형님 이렇게 하늘 본향으로 돌아가시는데 글쟁이 아우가 몇줄 남겨야되지 않겠느냐고 형님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최장로 병천이가 세 번 네 번 조르는 바람에, 여기 몇자 적소이다.

형님, 형님은 참 꽉찬 인생을 사셨소. 그만하면 충분히 외로웠고 충분히 서러웠소. 똑똑해서 잘 나간다는 놈들한테 푸대접을 받을만큼 받았고, 형님이 산지사방 심어놓은 나무들의 사랑과 감사도 그만하면 그만하면 넉넉히 받았소.

변선환 선생을 위시하여 선배 스승들의 신임과 굄도 받을만큼 받았고, 붓산을 포함하여 친구인 아우들의 핀잔섞인 우애도 그만하면 넉넉했을 것이오. 막내 훈영이 명준이까지 자식같은 후배들의 존경과 애정도

그만하면 아쉬울 것 하나없이 받았고, 대관령 초막과 그 앞에 심어놓은 과일나무들에 대한 형님의 정성 또한 그보다 어떻게 더 깊고 짠할 수 있었겠소?

됐소, 형님! 형님은 정말 꽉찬 인생이었소. 짧은 세월 이 땅에 머물며, 가 볼 것 다 가봤고, 만날 인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만났으며, 대관령 언덕 위로 말없이 떠오르는 만월에 취하여 소주 잔 홀로 기울이는 감흥도 맛볼 만큼 맛봤을 게요.

실수도 저지를만큼 저질렀고, 회개도 할만큼 했고, 삼겹살도 먹을만큼 먹잖았소?

그러니까 형님, 형님은 하나도 잘못한 것 없고, 한 치도 모자란 것 없고, 쥐뿔 만큼도 아쉬울 것도 없는 옹골찬 인생이었소, 내가 그렇다하면 그런 줄 아시고 한 톨의 미련도 남기지 말고 훠어이 훠어이 하늘되어 하늘로 돌아가시오.

형님의 지독한 푠애를 받은 여러 후배들 가운데 하나인 필완이가 뜬금없이 ‘아이고, 우리 박흥규 목사님이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보내왔을 때, 순간적으로 이 친구가 머잖아 ‘아이고, 우리 형님 이현주가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날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소. 허허허, 우리네 인생이라는게 뭐 그런 것 아니겠소?

자, 그러니 이제 한번 더 인사합시다. 잘 가시라고, 잘 있으라고, 잠시 뒤에 만나자고.

아참! 하나 잊을 뻔 했소. 단비교회 은숙이가 새벽마다 자기 이름을 부르며 기도해 주신 것을 잊지 않겠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문자를 보냈기에 전해 드립니다. 형님의 새벽기도에서 호명된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심정 아니겠소?

이왕에 땅에서 여태 드려온 그 기도, 멈추지 말고 하늘에서도 계속 드려 주시오. 거기서 드리면 더 잘 먹힐 것 아니오?  형님이 평생 입은 단벌 옷은 오늘 재가 되어 대관령 기슭에 묻히지만, 형님은 우리한테서 영영 사라질 수 없는 운명인 것이외다.

2013년 3월 28일 형님의 동생 관옥 이현주


당신은 푸른 언덕

                                              강진교회 오대환목사

   
▲ 입관예배
얘들아 모여라
부르시던 당신은
푸른 언덕의 형님

얘들아 모여라
아침에는 나무 캐고
때가 되면 자장면 곱배기 먹자
땡볓이라도 나무 심고 물 주자
그리고
석양에는 회양목 몇 그루씩 나누자

나무도 형님을 안다
손짓 하는 나무를 따라 가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이름을 불러 주기도 한다
좋은 일군 만났다고 인사도 받고
나무와 함께
춤을 추시던 형님

벌 나비가 된 형님
동생들의 언덕을 다니시다가
소리 치신다
얘들아 나무좀 죽이지 말고
살려라
나무도 못 살리는 놈들이
무슨 영혼을 살리냐

나무는 한번 심어 놓으면
그 자리에 그 대로 있다
너희들은 나무 보다 잘나서
왔다 갔다 하냐
그렇게 바쁘냐

터지는 복장을 안고
큰 언덕으로 떠나신 형님
그리고
묵묵한 기도로
생명의 언덕을 바라던
당신은
우리들의 푸른 언덕

지금은 어디인가요
큰 언덕 다음에는
더 큰 언덕이라구요

입을 열어 말씀 하시는가요
말씀 하시는가요

얘들아 모여라
더 큰 언덕에서
나무 심고
푸른 노래 부르자

          2013. 3.28 04:10
          박흥규 목사님 영전에 드리는
          추모시


   

   
   
▲ 문상하는 최완택 목사 부부
   
▲ 유족들
   
▲ 조화순 목사님과 윤문자 목사님도 여러 시간동안 빈소를 지키시다 발길을 돌리셨고
   
▲ 위로예배
   
▲ 박목사님의 살아온 이야기를 전하는 최병천장로
   
▲ 하귀자 사모를 위로하는 이현주 목사
   
▲ 발인에배 축도하는 허종 목사, 멀리 남녁에서 장연승, 김종원 목사와 함께 불원천리 달려왔다
   
▲ 발인, 후배 목사들이 나섰다
   
▲ 화장터에서 드려진 기도회에서 기도하는 채현기목사
   
▲ 고인이 40여년간 나무 심으며 가꿔온 대관령 산막으로 오르는 길
   
▲ 대관령 선산에 둘러서서 하관식을 하고 ⓒ 2013. 3.28 이필완
   
▲ 이현주 목사를 비롯해 모든 조문객들괴 가족들이 한사람씩 그를 추모하면서 그를 보내 주었다
   
▲ 모두들 산막을 떠나기를 망서리다 기념사진 한장 더 남기기 위해 열을 서서 사진 한장 남기면서 장례절차를 모두 마쳤다 ⓒ 2013.3.28 이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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