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유명권 심의분과위원장이 24일의 선관위 11차전체회의에서 '실효된형을 포함하는 범죄경력조회서'를 제출받자는 상임위결의가 추인받지 못하자 선관위 11차 전체회의 직후 김일고 선관위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김일고 선관위원장도 22일자로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에게사표를 제출했으나 이후 임시감독회장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 편집자 주)

▲ 전 선관위 심의분과위원장 유명권 목사

유명권 목사는 본지로 보내온 <선관위원을 사퇴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지난 9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내린 가처분 소송의 결정은 그것(장유위해석과 김국도 목사에게 후보자격을 준 선관위 결정)이 잘못된 해석이었으며 잘못된 적용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가처분에서 문제가 된 실효된 형을 포함하여 사회법에서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를 구별할 수 있는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다시 받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을 보면서 큰 자괴감을 느꼈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 목사는 또 "선거가 잘못 관리되었으면 반성"과 함께 "잘못된 것을 수정하고 제대로 된 선거를 진행해야" 하나 "뻔히 예상하면서도 책임질 수 없는 선거를 진행할 수는 없다"며 선관위의 비 상식적인 선거관리 태도를 경고했다.

김국도 목사의 후보등록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있자 선관위 상임위는 지난 21일 본부 감독회의실에서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실효된 형을 포함하는 범죄경력서'를 추가로 제출받기로 결의, 이 결의를 전체회의에서 추인받기로 하고 8개연회의 감독선거 입후보자들에게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다시 제출하라"는 공문까지 보냈으나 24일에 있었던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추인여부를 투표에 부쳐 찬성 17, 반대 18의 한표차 결과로 부결한 바 있다.

유명권 목사는 선관위원직 사퇴 입장을 발표한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8개 연회의 선거를 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고언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선관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분명한 생각이 들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을 때 유목사는 "사회법에 처벌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을 후보로 등록시켰다가 후보등록무효 라는 판단을 받은 만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게 됐다"며 "선관위가 이제라도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제출받아 선거무효나 당선무효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1부는 강충구 목사외 9인이 제기한 김국도 목사의 '감독후보자등록효력정지가처분(2012카합2039)'을 인용하며 "피신청인 보조참가인(김국도 목사)는....사회재판법에 처벌받은 사실이 있는 자로서 감독선거에서 감독 피선거권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감독후보자로 등록한 결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다"고 인용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아래는 판결문 전문이다.

<기사추가>

막가자는 선관위

선관위의 무책임한 선거관리 행태가 도를 넘었다. 범죄사실이 있는 이의 후보등록이 무효라는 가처분 판결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추가로 받기로 한 상임위 결정을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선관위 상임위는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8개연회 후보로부터 제출받기로 결정하고 24일(월) 11차 전체회의에서 추인받는다는 방침을 지난 21일에 정했다. 상임위는 이 결의 뒤 지난 22일에 이미 후보들에게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 제출하라’고 통보까지 했다.

그런데 상임위 결정 추인 여부를 논란 끝에 투표에 부쳐 찬성 17, 반대 18로 추인하지 않는 것으로 뒤집어 버렸다. 후보들이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보내올 경우 반송하거나 파기하도록 한다는 시행세칙(?)까지 정했다.

▲ 24일에 있었던 11차 선관위전체회의

앞서 유명권 심의분과위원장이 “서울남연회의 김국도 목사에 대한 후보등록이 무효된 이유가 범죄경력이 있음에도 후보로 받아들인 결과이므로 선거가 진행되는 나머지 8개 연회에서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제출 받는 방법밖에 없다”며 상임위의 결정 배경을 투표에 앞서 설명했었다.

김일고 선관위원장도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받지 않으면 직무유기의 책임과 이후 재판에서 불리할 것 같아 후보들에게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며 “개 연회의 사정 있겠지만 상임위 결정을 추인해 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선관위원들은 선거가 중지되고 범죄경력이 있는 후보가 법원으로부터 등록무효가처분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따져 볼 생각은 않고 “가처분을 받아들일 필요없다”, “안지킨다고 감옥가는 것 아니다”, “선거중지된 2개연회에서도 선거진행할 수 있다”는 안하무인식 발언과 “다시 범죄경력조회서 내는 것 지키지 말자, 우리 발등 찍는 것이다”, “우리의 정당성을 주장해야 한다”, “장유위 결정대로 한 것 아니냐”, “우린 장정대로 한 것이다” 등등의 변명과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김일고 선관위원장이 “우리가 가처분 수용하자고 했지 않느냐. 그렇다면 가처분에서 문제삼은 것을 모른척 할 수 없다”고 설득했고 유명권 심의분과위원장도 “가처분을 받고 안받고 하는 선택의 문제 아니라 반드시 따라야 할 문제”라고까지 설명했음에도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받도록 하자는 상임위 결의를 추인할 수 없다며 밑도 끝도 없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어떤 위원은 “자료를 원고측에 건네주어 결과적으로 가처분 결정에 도움을 준 임시감독회장과 일부 본부직원은 ‘이적행위’를 한 것이므로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처분이 인용된 이후 22일자로 발표된 선관위 성명서에 선거중지의 책임에 대해 ‘유감’ 정도의 표현은 적절했지만 ‘사과한다’는 표현을 쓴 것은 잘못이라고 질책(?)하는 위원도 있었다.

"선거가 중지되고 후보등록이 무효 된 원인이 본부가 ‘불리한 자료’를 건네준 탓"이고, 무엇보다 "장정유권해석대로 했음에도 그리 된 것이니 만큼 굳이 가처분 인용의 원인을 따지라면 본부와 장유위 탓"인데 선관위가 왜 사과까지 해야 하느냐는 식의 항변이었다.

“가처분 판결문에 가처분 근거로서의 장정 자료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며 선관위의 심사자료는 하나도 안들어 갔다”는 불평도 있었다. 소송단이 각 후보 심사자료를 공개하랄 땐 법정에서 공개명령 있기 전에는 안하겠다더니 이제 와서는 법원이 참작해 주지 않았다고 불평을 늘어 놓는 격이다.

선관위는 27일의 12차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심사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부담금을 납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청인에게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마당에 '후보자의 부담금 납입일자를 철저하게 따져 보았다'고 항변하려는 심사자료 공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암튼 이날 선관위는 △ 선거중지가처분외 2건을 받아들여 선거를 중지하고 △이후 선거재개는 소송단과 임시감독회장의 협상결과를 지켜본 이후 대응책을 모색하며 △실효된 형을 포함하는 범죄경력조회서 재제출 결의를 무효로 하고 제출될 경우 반송하거나 파기한다 는 등의 결의를 했다.

선관위 결의 문제 없나?

이날 선관위 전체회의 참석인원이 위원점명시 41명이었고 투표권이 없는 호남선교연회 위원 4인을 빼더라도 37명이므로 추인불가가 결의되려면 과반이상인 19명이 반대표를 던져야 했다. 한 두명이 회의도중 집으로 돌아갔더라도 재석인원을 확인하는 절차없이 투표를 진행했으므로 투표당시 출석인원에 변동이 없고 추인반대에 18명이 투표하여 과반을 넘기지 못한 이날 추인반대 결의는 효력이 없다.

찬성17, 반대18의 투표결과가 '종다수 결의'라 하더라도 이는 무효다. 선관위 의결정족수를 정한 장정 규정은 “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1020단 제9조(의결정족수) ➀항)”고 되어 있을 뿐 종다수 결의 규정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 정회된 틈에 한 위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말고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은 한 참후 있었던 두번째 정회시간에 기자가 한탄하듯 "선관위가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며 지나가는 것을 듣고는 쫓아와서 "싸가지 없는 새끼"라는 폭언과 함께 기자의 팔을 수차례 밀치는 폭행을 가했다.

▲ 소송단에게 유리한 자료를 건네준 임시감독회장과 일부 본부직원은 ‘이적행위’를 한 것이므로 총회측별심사위원회에 고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난무하고....

▲ 임시감독회장을 고소 고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하고...

▲ 실효된 형이 포함된 범죄경력조회서를 제출받아야 한다는 결의에 참여했던 상임위원이 전체회의에선 상임위 결의에 반하는 발언을 하는 등... '싸가지 없는 기자'가  충언드린다. "좀 제대로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