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양생주(養生主)

오늘 다시 읽어보는 장자(莊子) 이야기 -3

⌜참 잘한다. 재주가 여기까지 이를 수가 있는가?⌟

포정이 칼을 놓고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로서 그것은 기술에 앞서는 것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 후에는 소가 보이지 않았고 지금에는 저는 영감(靈感)으로써 대할 뿐 눈으로 보지를 않습니다. 곧 감관은 멈춰버리고 영감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 몸뚱이 조직의 자연적인 이치를 따라서 뼈와 살이 붙어 있는 틈을 젖히는 것이나 뼈마디에 있는 큰 구멍에 칼을 집어넣는 것이나 모두 자연의 이치를 따라 갈라져 나갑니다. 그래서 그 기술은 뼈와 살이 합친 곳에서 칼이 걸린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하물며 큰 뼈에 부딪치는 일이야 있겠습니까?

훌륭한 포정은 1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베기 때문이며, 보통 포정은 한 달에 한 번 칼을 바꾸니 그것은 뼈에 칼이 부딪쳐 칼이 부러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저의 칼은 19년 동안이나 썼고 또 잡은 소도 수천마리나 되지만, 그 칼날은 지금 막 새로 숫돌에다 간 것 같습니다. 저 뼈에는 틈이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으로서 틈이 있는 데다 넣으므로 넓고 넓어 그 칼날을 휘둘러도 반드시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19년이나 되었어도 그것은 지금 막 숫돌에다 갈아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뼈와 심줄이 한데 얽힌 곳을 만났을 때에는 저도 그 다루기 어려움을 보고 조심하여 곧 눈길을 멈추고 행동을 천천히 하며 칼을 놀리는 것도 매우 미묘해 집니다. 그러다가 쩍 갈라지면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듯 고기가 와르르 헤집니다. 그때야 칼을 들고 일어서서 사방을 둘러보며 머뭇머뭇 만족해하며 칼을 잘 닦아 집어넣습니다.⌟

문혜군이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훌륭하구나. 나는 포정의 말을 듣고 양생법(養生法)을 배웠도다.

양생주란 생명을 보양하는 근본적인 도란 뜻이다. 세속의 생활에 있어서 초월자의 생활의 지혜를 밝힌 것이다. 곧 인간의 세상을 살아나감에 있어서 자기의 생을 온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근본 원리를 설명한 대목이다.

오늘날, 인간의 지적 욕망의 갈구가 현재와 같은 고도의 문명을 만들어냈지만 반면 이 유익한 문명의 이기는 도리어 인간의 파멸을 가져오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매우 위태한 상태를 초래할 것이고 다시 원시의 천연적인 인간생활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오는 혜택보다 피해를 2천여 년 전에 장자는 이미 염려하고 있었다. 그래서 참으로 생을 누리려면 백정이 소를 잡는 천연적이 이치를 얻어 오직 도에 따라 살아나가야 천수를 누리고 가족을 보양하고 인간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다 함이다. 따라서 인간은 오직 천도(天道)에 순응하면서 살아나가야 참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칼을 들고 살생을 하는 백정이라도 칼질을 하는 동안만은 기술에 이끌리지 않고 도에 이끌리어 영감(靈感)을 따라 일을 수행할진대, 하물며 하나님을 믿는다는 백성들이 어떠한 일을 처리할 때에 순리대로 이루어지길 기도하며 기다림이 없다면 이 어찌 예수의 십자가의 도(고전1:18)를 행한다 할 수 있으리요. 예수께서 가르치신 양생법(養生法)은 바로 십자가의 도(마27:32-56)였다. 이것이 복음(福音)이다.

                                              자료제공 : 아시아미션(http://amcc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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