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초였던가?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님과 충주 사랑방교회에 난로를 설치하러 갔었던 때가 말이다. 오늘은 사랑방교회 목회자였던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사랑방교회의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은 별로 없다. 단지 유명선 목사에게 이렇게 저렇게 주워들은 단편적인 이야기가 전부이다.

사랑방교회는 지금 홍성에 계신 정창석 목사님이 개척하셨다고 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가 정창석 목사님을 처음 뵌 것은 아마도 5-6년 전 감리교에큐메니컬지도자회의에서가 아니었던가 한다.

▲ 2009.11.23 정동제일교횡서 열린 제2차 전감목대회 연회별 토론에서 충청연회 토론회를 인도하는 정창석 목사 ⓒ 이원증

그 이후로 몇 번의 사회문제 집회 같은 곳에서 더 만나 인사를 드렸었다. 최근에는 예수살기 홍성지역 운동을 시작하면서 더욱 자주 뵈었었다. 유 목사의 이야기에 의하면 사랑방교회 개척자는 지금도 그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이야기를 한단다. 사람들은 그 개척자를 목사로 보지 않았고 그 자신도 별로 목사로 대접 받고 싶어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저 마을 사람 하나로 그저 그 마을에서 살면서 교회를 개척하셨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개척자가 알고 보니 정창석 목사님이었던 것이다. 그 느낌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2차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에 참석했다가 정창석 목사님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서 재영이(정 목사님의 아들로 지금 감신대를 다니는데 예수청년학교 일로 자주 도움을 받곤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사랑방교회에 난로를 설치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나는 지금도 그 동네에서 정 목사님을 기억하고 애기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 얘기하면서 목사 같지 않았던 목사로들 기억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그 동네에서는 자신을 ‘재승이 아빠’라고 불렀다고 하신다.

정창석 목사님은 당당뉴스를 통해서 박인환 목사님이 사랑방교회에 난로를 놓아주신 기사를 잘 보았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그 기사를 아내와 함께 보면서…’ 라고 말씀하시길래 말을 가로막으면서 ‘옛추억에 잠기셨겠네요’라고 했다.

그런데 정 목사님은 ‘울었어’라고 말을 이으셨다. 정 목사님은 또 ‘가고 싶어, 지금이라도 돌아가고 싶어, 그럴 수는 없지만’ 하면서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셨다. 말씀을 하시면서도 또 그 간절하고 절절한 그리움이 북바치셨나 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당황하고 놀랐다. 그보다는 그 눈물의 실체가 궁금했다. 왜 정 목사님이 눈물을 흘리시는지, 그 눈물을 밀어내는 감정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건데 더욱 놀라운 것은 사랑방교회를 향한 정 목사님의 그 그리움과 애정이 내게도 느껴졌다는 것이었다.

정 목사님과 헤어진 이후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질문이 남는다. ‘나도 나중에 지금 이 자리를 그렇게 눈물로 기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