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라./ 인간이든 동식물이든 그 모든 것에....// 다른 이의 생각과 소망과 말들에/ 경의를 표하라./ 비록 그대의 것과 같지 않을 지라도/ 결코 간섭하거나 비난하거나 비웃지 말라."

정연복   2011-02-12

"비가 되어 당신의 이불 적시고 싶었어요/ 바람이 되어 당신의 창문 두드리고 싶었어요/ 눈이 되어 당신의 뜰에 내리고 싶었어요/ 별빛이 되어 당신의 눈결에 뜨고 싶었어요/ 달빛이 되어 당신의 밤길 밝히고 싶었어요"(이재무·시인)

정연복   2011-02-12

"일반적인 기도에서 우리는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앞서 나아간다. 그러나 완벽한 묵상에서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도해 나가신다. 이것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정연복   2011-02-11

"눈물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눈물 많은 사람은 그만큼 마음이 맑다는 것이다/ 눈물은 진실할 때만 보일 수 있는/ 인간의 원초적 순수다"

정연복   2011-02-11

"늙은 신발들이 누워 있는 신발장이 나의 제단이다./ 탁발승처럼 세상의 곳곳으로 길을 찾아다니느라/ 창이 닳고 코가 터진 신발이 나의 부처다."

정연복   2011-02-11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채우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박용재)

정연복   2011-02-01

"삶은 고통일지라, 죽어도 추억이 되지 못하는 고통을/ 하늘공장의 예배당에서는 찬양하지 않을 것이다/ 힘없이 잘린 모가지를 껴안고 천천히 해찰하며/ 내일이라도 당장 하늘공장으로 출근을 해야겠다/ 큰 공장 작은 공장 모두 하나의 문으로 통하는/ 하늘공장

정연복   2011-01-31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찾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정연복   2011-01-28

"번개처럼 일어나/ 창문을 열어봅니다,/ 달빛이 初雪처럼 흘러내립니다,/ 나의 해골을 집어들고/ 달빛을 한 바가지 가득 떠서 마십니다,/ 고해를 하고 성찬을 받은 것처럼/ 목숨이 더없이 맑아진 것 같습니다."(김승희) (김승희·시인, 1952-)

정연복   2011-01-26

"하나님, 나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착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으니 우리 엄마아빠랑 매일매일 활짝 웃으며 살았음 좋겠어요..... 하나님,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 못 되어도 좋으니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정연복   2011-01-25

"내 영혼이/ 의지할 곳 없어 항간을 떠돌고 있을 때당신께서는/ 산간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내 영혼이/ 뱀처럼 배를 깔고 갈밭을 헤맬 때/ 당신께서는/ 산마루 헐벗은 바위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박경리)

정연복   2011-01-20

"빼어 든 칼은/ 이 어두운 밤이슬에/ 이윽고 녹슬고 말지만/ 빼어 들지 않은 칼은/ 저를 지킨다./ 이 어둠의 눈물이/ 소금이 되어 우리의 뺨에서 마를 때까지……"(김현승)

정연복   2011-01-20

"길은 칭얼대는 어린이나 휘뚝거리는 노인도/ 노동자나 실직자나 고상할 것 없는/ 매춘부까지 누구 할 것 없이 다 받아들입니다.// 주님!/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신분증을 보여주시면서/ '나는 길이다'라고 하신/ 말씀의 이유를"

정연복   2011-01-10

"냉이나 민들레나 우리가 보기엔 그저/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들꽃도/ 저희끼린 다 정교한 질서를 따르고/ 생명의 사소한 일 하나를 끌어가는 데도/ 반드시 지킬 줄 아는 차례가 있다/ 이파리 하나에도"(도종환)

정연복   2011-01-05

"우리는 초월은 안 하지만 포월을 하고,/ 해탈은 안 하지만 탈을 한다./ 우리는, 세상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고 할 필요도 없지만,/ 거룩한 포월의 길을 간다."(김진석)

정연복   2010-12-31

"그러나 사랑을 알고부터 백년은 너무 짧다 생각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익히는데도/ 백년이 갈 거라 하고 손 한번 잡는 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주 보고 웃는데도 백년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백 년 동안 사랑으로 부풀어 오른 마음이

정연복   2010-12-31

"자유를 내리소서 자유를 내리소서/ 십자가 밑에 무릎 꿇고 주문 외우며/ 기도 따위는 드리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대지의 자식인 나는// 자유 좀 주세요 자유 좀 주세요/ 강자 앞에 허리 굽히고 애걸복걸하면서/ 동냥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정연복   2010-12-29

"여자 속에 든 어머니가 매를 맞는다/ 여자 속에 든 아버지가 매를 맞고 쓰러진다/ 여자 속에 든 형제자매지간이 매 맞고 쓰러지며 피를 흘린다/ 여자 속에 든 할머니가 매맞고 쓰러지고 피 흘리며 비수를 꽂는다./ 여자 속에 든 하느님이/ 매맞고 쓰러지

정연복   2010-12-29

"아니 아가는 그도 저도 아닌/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있다.// 인류의 오직 하나만의 존재로서/ 자기만이 싹을 틔우고 꽃 피워야 할/ 그 누구도 보도 듣도 생각도 못한/ 그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혼자서 빙그레 웃고 있다."

정연복   2010-12-28

"수운이 말하기를/ 한반도에 와 있는 쇠붙이는/ 한반도의 쇠붙이가 아니어라/ 한반도에 와 있는 미움은/ 한반도의 미움이 아니어라/ 한반도에 와 있는 가시줄은/ 한반도의 가시줄이 아니어라.// 수운이 말하기를,/ 한반도에서는/ 세계의 밀알이 썩었느니라.

정연복   201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