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이신 예수를 묵상함 - '당신은 나의 길입니다'
                              
길은 사람이 다니기 위해 만들어진 것,
길은 내 무거운 발길도 옮겨주고
자동차의 소음도 참아내고
매연가스를 모두 들이마시며
삶들이 종횡무진 지나다니게 내버려둡니다.

길은 밤과 낮,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도록 놓아두고 있으니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묵묵히 있을 뿐이란 것을 알려줍니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는 내쫓길 수 있지만
길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나를 쫓아내지 못합니다.

길은 높은데서 올려다보는 하늘과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길은 누더기를 걸친 가난뱅이나
화려한 옷을 입은 부자도
절망에 빠져 있는 자나 자신감에 넘치는 자도
억눌린 자나 억누르려는 자도 다 받아들입니다.

길은 칭얼대는 어린이나 휘뚝거리는 노인도
노동자나 실직자나 고상할 것 없는
매춘부까지 누구 할 것 없이 다 받아들입니다.

주님!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신분증을 보여주시면서
"나는 길이다"(요한 14:6)라고 하신
말씀의 이유를.....

오 주님!
당신께서는 내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나를 인도하시리라는 것을 알게 하셨고
모든 이가 나에게 등을 돌릴지라도
당신만은 나를 받아주시리라는 것과
오랜 방황 끝에 지쳐 있는 나를
아버지 집으로 인도하시리라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당신께서는 매일같이 나를 부르고 계시나
한 걸음도 강제로 걷게 하지 않으십니다.

걷다가 싫으면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얼마든지 나의 나태함과 피곤함을
참아줄 수 있는 너그러움으로 묵묵히 기다리시다가
적당한 때가 오면 나를 아버지께로 인도하십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오늘 하루 삶을 떠나 제가 문간에 들어섰을 때
내가 무사한 것을 보시고 기쁨의 한숨을 내쉬십니다.
당신께서는 다른 이를 인도하실 때도
그들의 생각과는 다른 계획을 가지고
인도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
오늘 특별한 기회에 당신께 드리는 기도 속에서
아직 그 수많은 길들 중에
어느 것이 합당한 길인지 깨닫지 못하고
또 우리 세대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계심으로, 당신께서 인도하심으로,
나는 당신과 함께 걸음을 하여 아버지와 형제들이
기다리는 나의 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랑의 주님!
저희를 이끌어 주소서.
(출처: 글라렛 선교수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