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정연복   2011-09-09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큰 축복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마지막이 있다는 것.// 문득 그 끝에 선/ 흰 수염의 인자한 얼굴이/ 웃고 있다."(서정윤)

정연복   2011-09-07

"당신이 내 중심으로 들어와 나와 하나로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이제 당신이 죽음의 문턱을 넘어/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하느님 품에 안길 터인즉,/ 그 하느님이 다른 어디가 아닌 바로 내 중심에 계시기 때문이라오."(이현주)

정연복   2011-09-06

"하루하루를 늘 기도로 시작하고/ 세상 만물을 위해 기도를 멈추지 않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발길이 산길을 걷는 수행자처럼/ 더 성실하고 부지런해지길 원합니다"(이해인)

정연복   2011-09-03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을 뚫고 나가/ 백의의 옷자락을 펄럭이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이 나라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다시 넘어오는/ 이 나라의 하느님 아들이여"(김준태)

정연복   2011-08-31

"아아 나는 숨을 쉬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사람이 만든 것이라면 하찮은 물건이라도/ 입맞추고 입맞추고 또 입맞추고 살아가리라/ 사랑에 천번 만번 미치고 열두 번 둔갑하여서/ 이 세상의 똥구멍까지 입맞추리라/ 사랑에 어질병이 들도록 입맞추리라/ 아아

정연복   2011-08-31

"버려야 할 걸 버리지 못하고 어찌 하느님 앞에 두 손 모으겠습니까./아무리 힘주어도 나오지 않는 그것이 똥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용서하세요 하느님. 오늘도 교회에 못 갈 것 같습니다./ 제겐 급한 일이 똥을 누는 일입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긴

정연복   2011-08-30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

정연복   2011-08-30

"인류의 시초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몰라도/ 색깔 다른 콩 두 개가/ 어떤 모양의 콩을 만들어내는지/ 알 수 없어도/ 아름드리 나무를 안아보고/ 놀랄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이철 신부)

정연복   2011-08-30

"해바라기, 고추 ,벼, 고구마, 참깨.../ 들여다보면 하느님의 땀방울이 배어 있어/ 그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먹고 마시고도 남는 하느님의 시(詩)"(강태승)

정연복   2011-08-25

는 '교회력에 맞춘' 설교 본문에 대한 성서 주석, 그 본문에 따른 성서에 충실하면서도 독창적인 설교, 설교 내용에 적합한 기도문과 예화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하여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정연복   2011-08-17

"나무 야생화 돌들을 먼저 심어/ 밤마다 소금별들과 무선 전화를 개통해 두고/ 허가 받지 않은 채 파도소리를 등기했다/ 하루는 곰곰이 생각하다/ 출입문 낼 허공 옆 수국 심을 허공에게/ 지분을 떼 주었다"(황학주)

정연복   2011-08-16

"시간, 공간, 지구, 비 그리고 땅 속의 광물질, 햇빛, 구름, 강, 열, 그 모든 것이 이 종이와 공존합니다. 당신은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모든 다른 것들과 공존해야 합니다. 모든 다른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종이 한 장이 존재하는

정연복   2011-08-16

"하느님/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고/ 나는 나의 일을 합니다.// 하늘 가득 먹구름으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건 당신의 일이지만/ 그 빗방울에 젖는 어린 화분을/ 처마 밑으로 옮기는 것은 나의 일"(서정윤)

정연복   2011-08-16

"여자 속에 든 어머니가 매를 맞는다/ 여자 속에 든 아버지가 매를 맞고 쓰러진다/ 여자 속에 든 형제자매지간이 매 맞고 쓰러지며 피를 흘린다/ 여자 속에 든 할머니가 매맞고 쓰러지고 피 흘리며 비수를 꽂는다./ 여자 속에 든 하느님이/ 매맞고 쓰러지

정연복   2011-08-16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은 장엄한 사원에서 기도하는 성직자의 경건한 손이 아니라/ 가난과 질병으로 거리에 버려진 불행한 이웃들을 남몰래 찾아다니며/ 고통을 나누는 사랑의 손이다"(임보)

정연복   2011-08-03

"물질과 허욕을 좇고, 힘과 지혜를 겨루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덧없는 것인가를 깨우쳐 주소서/ 당신이 사랑하는 자손들은 인류만이 아닌/ 당신의 품에 안긴 모든 생명들인 것을 일깨워 주소서/ 그리하여 애초 당신이 지으신 대로/ 겸손하고 소박한 우애롭고

정연복   2011-08-03

"청소부의 월급봉투가 구청장의 것보다 더 두둑하고,/ 근로자의 승용차가 사장의 것보다 더 고급일 수도 있는 그런 세상.// 국회의원 입후보자가 없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입후보자 모집 가두 캠페인을 벌이는 그런 세상"(임보)

정연복   2011-08-03

"자신의 불구,/ 그 부끄러움을 마비시키기 위해, 신경 안정제를 마약처럼 삼키고/ 그 몽롱함으로, 공원의 풀숲/ 공중변소 속에서도 몸을 팔던 그녀/ 어릴 때부터 그 짜장면 한 그릇을 먹는 것이 꿈이었던/ 그것이 그때, 그녀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세계

정연복   2011-08-02

"낮에는 보험회사 직원/ 밤에는 글쓰는 고독한 작가/ 사진 속 카프가의 머리 가르마는/ 내가 보는 시선에서 왼쪽과 오른쪽이/ 2대 8로 단정히 나뉘어 있다// 보험회사 직원이 2라면/ 작가가 8일 거라는 생각/ 밥벌이와 영혼의 관철이 2대 8일거라는/

정연복   201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