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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보캅이다목사라는 보호막을 가지고 오늘도 하루를 살았다.
허종  |  paulhu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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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2월 21일 (토) 09:14:17
최종편집 : 2009년 02월 21일 (토) 12:34:44 [조회수 : 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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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으로 살아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험한 세상을 맨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맨몸으로 사는 것을 그들의 무능력함이라고 했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를 힘겨워하는 무능력한 사람들이 있다.

경쟁해야 살아남는 정글과 같은 세상을 살기에 무능력한 사람들이 있다.

세상이 메몰차게해도 아프다는 소리도 지르지못하고 사는 무능력한 사람들이다.

 

성직자들은 로보캅이다.

예복이라는 방탄복을 입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예전에 로보캅이라는 영화 예고편을 보았는데 악당들이 쏘는 총알이 튕겨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목사로 살아가면서 나는 로보캅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즈음 목사가 똥값이기는 해도 그래도 아직은 세상이 목사를 함부로 하지는 못한다.)

나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만약 내가 목사가 아니라면 사람들이 어떻게 대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내면의 세계는 텅비어 있으면서 성직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사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목사로 사는 것도 주님의 은혜라고 말은 하지만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

 

쪽방에서 사는 장애우를 만났다.

그는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총으로 쏴 죽이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써늘함을 느껴야 했다.

지도자들이 특권을 누릴 뿐이지 지도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김수환추기경이 선종을 하셨다.

그는 완벽한 로보캅이었다.

맨몸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젊은이들이 죽어갈 때

그는 완벽한 로보캅으로 살았다.

그래도 그는 로보캅으로 살았지만 그런데로 로보캅의 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가 선종을 하자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그를 추모하는 행렬을 보며 어떤 일간신문은 명동의 기적이라고 했다.

 

개신교지도자들 중에는 김수환추기경과 같은 로보캅이 없다.

로보캅을 이용해서 세상의 명예와 부귀와 권력을 누릴 뿐이다.

서로 권력을 누리겠다고 싸우는 폼새가 한심스럽다.

수십억의 재산을 가지고 폼을 잡는 로보캅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로보캅들 때문에 세상이 병들어 가고 있다.

 

맨몸으로 사는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악당으로 부터 그들을 구해야할 로보캅들이 그들을 무능력하다고 무시하고 있다.

 

나는 로보캅이다.

목사라는 보호막을 가지고 오늘도 하루를 살았다.

완벽한 로보캅이 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맨몸으로 살아야하는 노숙자들이 추위에 떨고 있었다.

 

주는 나의 산성이시요, 나의 반석이시라.

맨몸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설교를 해야 할텐데...

"나의 힘이 되시는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추위를 피해 지하방으로 들어서면서 시편을 노래했다.

벌거벗은 몸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주님은 내게 어떤 분이실까?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 지고 나를 따르라."

 

왜 나는 김수환추기경의 죽음을 대하면서 왜 로보캅을 생각했을까?

그를 추모하는 행렬을 보면서 왜 훌륭한 로보캅의 죽음이라고 생각을 한 것일까?

추기경의 선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의 어른으로 존경받으며 선종하신 천주교지도자의 죽음을 보며

개신교 목사인 내가 무척 부러운 모양이다.

 

   
어쩌면 목회자의 길을 가기 위해 회개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맨몸으로 사는 사람들을 지켜주어야 하는데...

하루에 자살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만 35명이라는 사실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한국의 감리교 목회자들이 자기밖에는 모르는 이기주의자라는 생각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의 편견이리라...

이 시대에 로보캅이 필요하다면 김수환추기경과 같은 로보캅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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