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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11월 16일 (일) 17:39:33
최종편집 : 2008년 11월 16일 (일) 21:45:49 [조회수 : 48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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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23:33~43
오늘은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알아보면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성찬예배로 드려지는 오늘, 성령님의 큰 역사하심과 감동주심이 저와 여러분에게 임하시므로 어떤 형편에서든지 감사가 끊이지 않는 풍성한 삶의 기쁨을 누리시게 되길 바랍니다.
1. 그리스도교회는 구약성경의 절기들 중에서 좋은 것만 골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회는 7월 첫 주에 맥추절, 11월 세째 주일에 추수감사절을 지킵니다. 교회마다 형편에 따라 11월 첫째 주에 지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3월~4월에 부활절, 12월 25일에는 성탄절을 지킵니다. 그리스도교회는 이 네 절기를 연중 사대 절기로 지키고 있지요. 그리고 매 주의 첫 번째 요일인 일요일을 주의 부활하심을 기념하는 날로 삼아 주일이라고 부르며 안식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 유대교의 절기와 그리스도교회의 절기
그 결과 그리스도교회는 구약성경에 있는 유대교의 추수감사제인 맥추절과 장막절을 그대로 본받아 지키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출애굽을 기념하면서 지키는 유월절은 그리스도교에서 죽음을 정복하시므로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믿는 자들을 탈출시키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로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 에스더서에 나오는 부림절은 유대인들이 몰살당할 위기에서 구원받았음을 기념하는 절기인데 이것은 그리스도교 일반에 맞지 않아 지키지 않고 그 대신에 죽음의 권세앞에서 몰살당할 인류를 구하기 위하여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주님의 출생하심을 기념하는 성탄절로 대체하여 지키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회 주일은 유대교의 안식일인 토요일을 일요일로 바꾼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대교의 안식일은 오히려 요일 중심인 현대에 와서 성경의 가르침과는 달리 일곱 번째 요일인 토요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주의 첫 날인 일요일을 주일이라 부르며 안식일로 지키는 그리스도교를 본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그리스도교의 안식일인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기점삼아 시작된 “(유대인들의) 안식 후 첫 날”이라는 것에 강조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강조점이 로마시대 때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공포한 콘스탄틴에 의해 한 주간의 첫 날인 일요일이 주의 날로 지정되어 그리스도교회의 안식일이 되었던 것이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교회의 맥추절, 추수감사절은 구약의 절기들을 본따서 준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회의 부활절도 유대교의 유월절이 갖는 의미를 그리스도교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 아닙니다. 또 에스더서에 나타나는 부림절은 그리스도교 일반에 맞지 않아 폐하고 대신, 그리스도교에서 매우 중요한 주님 나신 날인 성탄절을 추가하여 구약성경의 절기와 똑같은 연중 사대 절기를 만들어 준수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교회는 구약성경의 절기들을 취사선택하여 좋다고 생각되는 것만 골라서 지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 구약성경의 유대교 절기와 구별해야만 하는 그리스도교회의 절기
구약에 나타나는 유대교의 절기와 현재 우리들이 지키고 있는 그리스도교회의 절기와의 관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회는 유대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구약성경을 그리스도교회의 정경으로 받아들이고 있긴 하지만 유대교와 같은 방식의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교회가 절대로 유대교와 동일시 될 수 없는 엄연한 차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유대교와의 바로 이 차이점, 구별성, 독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을 때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주로 고백하므로 받게 되는 주님의 은혜를 풍성히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구약성경에 있는 절기들 중의 어떤 것은 지키고(맥추절, 추수감사절) 어떤 것은 변형시켜 지키며(유월절) 또 어떤 것은 성경에 분명히 있는데도 지키지 않고(부림절), 다른 어떤 것은 없는 것인데(성탄절) 지키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답변할 수 있는 훌륭한 신앙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때 그리스도교회는 구약성경을 정경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면서 구약성경에 분명히 나타나는 유월절, 부림절, 그리고 매월 음력 초하루에 지키는 월삭을 왜 지키지 않는 것인지(어떤 교회는 매월 첫 날의 새벽기도회를 월삭 기도회라고 해서 성찬을 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의 독특한 절기로서 부활절, 성탄절은 지키면서 동시에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맥추절과 장막절을 그리스도교의 추수감사절로 받아들여 지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
• 그리스도인들이 유대교의 절기가 아닌 교회의 절기를 지키는 신앙적인 이유
이러므로 기초적으로 명확하게 다져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회는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유대교의 절기들을 그대로 본따서 지키거나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좋다고 판단되는 것만 취사선택하여 유리한 것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대로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감격했던 그 모습처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해 주신 은혜에 감격하여 감사하는 입장에서 절기를 지키는 것이죠.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고난당하셨다가 부활하신 주님을 향해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면서 복된 삶에 감사하여 그 감사를 축제마당의 기쁨처럼 표하고자 절기를 제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회가 절기를 지키며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것은 조건없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보다 먼저 하나님을 향해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했던 유대인들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배우는 겁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들을 능가하는 믿음을 갖도록 하여 하나님께 영광돌리고자 구약성경에 나타난 저들의 믿음과 절기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바라기는 구약성경에 나타난 유대인들의 믿음보다 더 나은 믿음을 소유할 수 있도록 주 안에서 수고하셔서(마5:20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참조) 주님의 택함받은 백성의 도리를 다 하실 수 있게 되시길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절은 유대교의 장막절(초막절,수장절) 추수제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추수감사절은 원래 가을에 거두어 들인 곡식에 감격하여 한 해의 풍요를 감사하는 축제입니다. 동시에 다음해에도 올해와 같은 풍요가 더해지기를 바라는 풍요 기원제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서 추수제는 단순한 농작관련 감사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거기에서 신앙적인 의미를 찾았습니다. 그 결과 단순한 농경 문화 때의 축제가 영적인 의미를 나누는 감사축제로 변화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쏟아부으시는 하나님의 풍성하신 은총을 농경문화의 축제를 통해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바로 그 점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유대교의 추수제인 장막절(초막절,수장절) 축제일
34절에 “일곱째 달 열닷샛날”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태양력으로 7월 15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은 달력을 두 종류로 사용합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들이 태양력을 중심삼으면서 음력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유대인들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태양력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구약성경에 나타나고 있는 음력 중심의 종교력을 사용합니다.
본문에서 말씀하는 “일곱째 달”은 태양력으로 9월~10월에 해당합니다. 사계절로 보면 가을철이죠. 추수 때입니다. 이 때를 유대인들은 “티쉬리(Tishri) 월”, 혹은 “티쉬레이(Tishrei) 월”이라고 부릅니다. 이 달의 “열닷샛날”이면 “음력 보름”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대보름인 음력 8월 15일(태양력 9월14일, 추석 한가위날)과는 다릅니다. 이 티쉬레이(티쉬리) 월은 추분(음력 8.25., 양력 2008.9.24.)이 지나고 처음으로 초승달이 뜨는 날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에 기록된 “일곱째 달 열닷샛날”은 “티쉬레이 월 열닷샛날”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2008년 태양력으로 10월 14일입니다. 이 때부터 유대인들은 일주일간 장막절(초막절 또는 수장절)을 지킵니다(34절).
이 티쉬레이 월은 동시에 이스라엘의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민간력의 새해 첫 달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티쉬레이 첫 날을 “로쉬 하샤나(Rosh Hashana)”라고 부릅니다. 이 날을 또한 나팔절이라고 하기도 합니다(24절 참조). 새 해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신호가 있는 날이란 의미이지요. 우리로 말하면 보신각 타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날에 신년맞이 축복인사를 나눕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음력 정월 초하루를 기점으로 음력설을 지키면서 양력 1월 1일과는 상관없이 다시 한 번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라며 서로에게 문안하며 축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음력 정월 초하루를 새해 첫 달 첫 날로 보는 것과 똑같은 음력 중심 사고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죠.
• 티쉬레이 월에 지키는 장막절(帳幕節)과 그 신앙적 의미
이 같은 의미가 있는 티쉬레이 월은 숫자표기로 7월입니다. 태양력으로는 9월~10월에 해당하므로 현재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민간력의 새해 첫 달이면서 계절적으로는 가을철 추수기입니다. 추수된 곡식은 겨울을 위한 식량과 파종기인 봄을 위해 저장되지요(39a 참조). 그래서 다른 말로는 장막절을 수장절(收藏節)이라고도 합니다. 수확기 때 농부들은 주로 포도와 올리브를 거두는데 추수기간 동안 그들은 초막을 짓고 거기에 거주하면서 추수활동을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광야 시절의 장막생활을 추수절 때의 초막생활과 연결시켜 하나님의 출애굽 은혜를 기념하는 축제일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출애굽 당시 제대로 된 집 하나 짓지 못하고 장막에 거했었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선조들의 광야생활을 회고하는 행사를 가져던 것이지요. 원래는 이렇게 농경 문화제였던 장막절 축제를 이스라엘 사람들은 광야생활 40년 동안에 베풀어 주셨던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기념하고 감사하는 절기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칠일 동안 초막을 짓고 실제로 거기에서 생활하면서 광야 40년 동안의 장막생활 통해 하나님의 출애굽 은혜를 피부에 와 닿는 방법으로 회상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와 똑같은 은총을 앞으로도 여전히 부어주시길 기원했습니다(42절~43절).
따라서 장막절, 또는 초막절(草幕節)은 곡식을 거두어 들이고 저장하는 수장절의 의미보다는 하나님의 은혜로 노예생활에서 탈출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까지 장막을 짓고 사는 동안 하나님의 무한 은총안에서 모자라지 않게 거저 먹었던 만나와 메추라기, 그리고 반석에서 나온 물, 떨어지지 않았던 신발, 해어지지 않았던 옷 등을 기억하고 감사드리면서(신29:5-주께서 사십 년 동안 너희를 광야에서 인도하게 하셨거니와 너희 몸의 옷이 낡아지지 아니하였고 너희 발의 신이 해어지지 아니하였으며) 대를 이어 하나님께 충성을 약속하는 풍성한 축제의 절기입니다(43절-...대대로 알게 함이라).
• 유대교와 기원이 다른 그리스도교회 신앙고백으로서의 추수감사절
그러면,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절은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일까요? 만일,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절이 구약성경에 나와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추수제를 본받아 따라 하는 것이라면 유대인들이 갖고 있는 의미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그들의 기억을 같이 회상하며 지킨다는 뜻이 되는데, 과연 그럴까요? 그렇다면 그리스도교회는 유대교내 그리스도파, 혹은 예수파가 되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 그리스도교회가 지키고 있는 추수감사절의 유래를 살펴보면서 그리스도교회는 결코 구약성경에 나와 있는 유대인들의 장막절을 취사선택한 것이라거나 변형시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유대인들과는 달리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기원하는 아름다운 절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추수감사제들
계절적으로 볼 때 우리 한국 교회는 우리 나라의 추수절기를 중심삼아 하나님께 감사제를 드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팔월 대보름을 기점삼아 어느 주간을 선택한다던가 팔월 한가위 날짜에 맞춰 추수감사절을 지킨다면 우리나라의 전래적인 가을 축제와 맥을 같이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쌀 농사 중심인 우리 나라의 형편을 살펴볼 때 반드시 팔월 한가위에 초점을 둘 수도 없다는 한계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추수감사제는 계절상 가을 추수와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한국 개신교회가 일반적으로 지키고 있는 11월 세째 주일은 좀 늦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따라 융통성을 갖고 11월 첫째 주일날을 추수 감사주일로 지키기도 합니다.
추수감사제는 옛부터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농경시대의 종교적 문화축제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동예의 무천이라는 추수제입니다. 동예는 해마다 음력 10월이 되면 ‘무천(舞天)’이라는 추수 감사제를 거행하였습니다. 무천(舞天)이라는 말은 하늘 앞에서 춤춘다는 의미로 신앙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하늘님 앞에서 춤추며 즐겁게 논다”는 뜻이 됩니다. 이 무천은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행하던 하늘숭배 종교의식이었던 제천제였지요.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밤낮으로 춤, 노래 따위를 즐겼던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풍습이었습니다.
이것과 비슷하게 부여에는 영고(迎鼓)라는 축제가 있었는데 이 역시 추수가 끝난 12월에 모든 백성이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면서 춤과 노래로 감사를 표현했던 고대의 종교적 제천행사였습니다. 특별히 이 행사가 열리는 기간 중에는 죄인 처벌과 죄수 투옥을 금하고 갇혀있던 죄인들을 놓아주기도 하였습니다. 고구려에서도 해마다 10월에 동맹(東盟)이라고 해서 이와 비슷한 제천의식이 시행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을 명절인 추석은 신라 때의 가배라는 풍습에서 유래되었는데 일종의 궁중 문화마당, 혹은 궁중 문화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배(嘉俳)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예쁜 광대놀이, 혹은 아름답게 노닐다”는 뜻입니다. 신라 유리왕 때 생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음력 7월 16일부터 8월 14일까지 나라 안의 여자들을 모두 두 편으로 나눈 후 왕녀 둘이 팀장이 되어 열심히 길쌈을 합니다. 그리고 결과를 비교하여 진 팀이 대보름날 음식을 내고 춤과 노래를 비롯한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나누는 한가위 풍습이었습니다.
•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절 기원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개신교회들 중의 어떤 교회들은 종교적인 의미와 가을 추수의 풍요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문화제의 뜻을 살려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도의 교제 차원에서 팔월 한가위를 중심삼아 그 주간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전통적으로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절은 그 기원을 미국의 청교도들에게 두고 있습니다.
청교도란 원래 영국 성공회를 개혁하고자 만들어진 ‘순수하다’는 의미의 칼빈주의 계열의 장로교파 사람들인데 이들 중 한 쪽은 성공회 내에서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며 성공회 안에 남아 있었고 다른 한 쪽은 성공회 밖으로 나와서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며 성공회에서 갈라져 나갔습니다. 이들 중에서 17세기 초(1620년)에 일단의 사람들이 영국 성공회 자체를 개혁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고 신앙생활과 관련된 일체의 자유를 찾아 그 때 당시만 해도 미개척지였던 지금의 미국 땅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날의 개신교 일반에서 행해지는 추수감사절은 바로 이 청교도들에게서 유래합니다.
모두 102명으로 이뤄졌던 이 청교도 이민단은 메이 플라워호라는 배를 타고 두 달여의 항해끝에 지금의 매사추체츠 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때는 11월 말경의 겨울철이었지요. 식량도 구하기 어려운데다 추위와 질병 등으로 인해 미국 땅에 도착한 그 해 겨울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에 더하여 인디안들의 습격을 받아 살아 남은 사람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죽은 사람들을 매장하면 인디안들이 총공세를 가해올까 봐서 시체를 매장도 하지 못하고 그냥 놔두어야 했었습니다.
이렇게 고달프게 겨울을 보내는 동안 살아남게 된 생존자들은 인디안들과 서로 협력하고 싸우지 않는다는 협약을 맺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상황은 급격히 호전되었습니다. 인디안들의 태도는 급속도로 변하여 청교도들을 불쌍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청교도들은 인디언들의 도움을 받아 밀과 옥수수 등의 파종법과 농경지 경작법을 배웠으며 양식이 없어 굶주릴 때에는 인디안들로부터 사냥된 고기를 제공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은 청교도들은 이듬해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얻어 그 해 겨울을 지내기에 넉넉한 곡식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가을 수확이 끝나고 너무나 감격한 청교도들은 “우리는 그 동안 많은 친구들과 가족을 잃었다. 그러나 우리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같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이에 그 첫 열매를 드린다"고 고백하며 추수한 곡식과 채소, 과일 등을 진열해 놓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제 지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행사를 치뤘습니다. 그들은 미국에 도착하고 혹독한 겨울을 지낸 다음해인 1621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에 감격속에서 뜻깊은 추수감사제를 처음으로 그렇게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날 자신들에게 옥수수 파종법및 농지 경작법을 가르쳐 준 인디언들을 초대하여 터기(turkey)라고 부르는 칠면조 고기를 나누어 먹으면서 즐겁고 기쁜 시간을 보냈는데 이것이 관습이 되어 추수감사절을 다른 말로 터기 데이(turkey day)라고도 합니다.
이와 같은 추수감사 축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미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선포하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제 3대 대통령인 제퍼슨은 이 추수감사절이 영국의 왕정시대 악습이라는 이유로 폐지했었는데 저 유명한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이 이 추수감사제를 다시 회복시켰습니다. 그는 남북전쟁의 조기 종결을 기원하면서 국민 대통합을 목적으로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전국적인 감사축제일로 공포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추수감사제는 성탄절에까지 이어져 나갑니다. 그러면서 한 해를 풍성하게, 동시에 다음해에도 풍성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연말을 맞으며 신년도 새해 맞이에 그대로 관통되듯이 연결되고 있습니다.
• 우리 한국 개신교회의 추수감사절
그렇다면 우리 나라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절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미국과는 달리 11월 세 번째 주일에 추수 감사주일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의 선교에 의해 복음을 받은 한국교회는 미국의 이와 같은 추수감사절의 신앙적인 의미를 그대로 본받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날짜는 미국과 다른 날짜로 잡았습니다. 한국 개신교회가 지켰던 최초의 추수감사절은 1904년 11월 10일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후 한국교회는 미국에서 선교사가 들어 온 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1914년에 11월 셋째주 수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하고 지키면서 각교단별, 교파별로 합의를 보기를 원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교회는 추수감사절 날짜를 수요일에서 주일로 바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1월의 세 번째 주일을 한국 개신교회의 추수감사 주일로 지정하여 지키면서 복음을 전해받은 감격을 품고 주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추수 감사주일을 지키는 신앙적인 의미와 감격의 표현
이렇게 볼 때 추수감사제는 가을추수의 풍성함과 거기에서 오는 감격, 그리고 풍성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이 어우러진 잔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추수감사제는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며 정신적, 신앙적 의미를 함께 나누는 공식적인 축제마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회의 추수감사제는 구약성경의 장막절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수감사제는 장막절을 지키면서 하나님께 추수의 풍성함과 출애굽의 은총을 감사하는 유대인들, 지금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을 알지는 못했지만 절기를 정하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했던 2000년 전의 우리 나라 사람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의 추수감사절 효시를 이룬 청교도들,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인간의 종교성에서 자발적으로 발생되어 나온 감사와 감격의 축제마당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 농사짓지 않는 현대 도시문화 속에서 농경시대의 추수감사제를 지켜야 하나?
그러면, 이런 농경문화 시대 때를 배경으로 하던 추수감사제와 유대인들의 종교적인 의미를 살펴 볼 때 유대교와는 상관도 없을 뿐더러 농사도 짓지 않은 도시문명 속의 그리스도교회는 더 이상 추수감사주일을 지킬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과연 현대 도시문명 속에서 생활하는 그리스도교회는 농경시대의 산물, 그리고 유대교의 종교적 의미가 들어 있는 추수감사절은 지키지 않아도 될까요?
이에 대해 대답한다면... 아닙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생명을 유지하는 기초가 먹거리에 있고 그 먹거리의 풍요로움이 가을철 수확으로 대표되는 한에 있어서 추수감사제를 통해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인간존재 자체를 분석해 보더라도 마땅하고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 현대문명의 도시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먹거리를 도외시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생명의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 먹거리가 수확활동과 결부되어 있는 한 하나님께 부여받은 생명의 날을 살아가는 동안에 먹거리 수확기에 추수감사제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믿음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창조주 하나님을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대교와는 달리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통한 영생을 믿습니다. 그러기에 생명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총에 반응하여 먹거리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현대문명을 살아가면서도 풍성한 먹거리를 거두어 들이는 가을철에, 추수감사제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은 하나님께 생명을 부여받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고 고백합니다.
오늘, 구약성경을 통해 나타나는 저 유대인들의 티쉬레이 월의 장막절 축제의 뜻을 살펴보면서 문명의 정도가 걷잡을 수 없이 발전해 가는 현대의 우리들이 농경문화가 아닌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점, 또 구약성경을 경전으로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그리스도교는 유대교가 아니라는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오늘날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들이 과연 농경시대의 산물인 추수감사주일 지켜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라기는 믿음안에서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사는 우리들의 경건과 거룩의 풍요로움을 위하여 추수감사제의 의미를 깊이 인식하시고 거기에서 오는 복을 명확하게 확인하시므로서 더욱 더 의미있고 복스러운 신앙인의 삶이 되도록 힘쓰시게 되길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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