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군산카페 회원분들이 10여분 모였습니다.
어렵사리 봉고차 한대는 빌렸지만, 자리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태안으로 가시는 전교조 선생님 차량의 남는 자리를 좀 나눴습니다.
선생님들 스무명과 그 가족들과 함께 총 40여 대열로 태안으로 향했습니다.
[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뒤에 오는 차량을 기다리며...]
그런데 군산고의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인솔 하에 버스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만원씩 걷어서 빌린 차량으로 태안으로 향한다는데 그 모습들이 늠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
학생들에게 이는 참으로 큰 산교육이 될 것입니다.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학생들의 모습 ]
십리포로 향하는 중에 화력발전소에서 올라오는 연기구름을 보게 되었습니다.
[ 화력발전소에서 올라오는 연기구름 / 위쪽만 보고 처음에는 구름인 줄 알았습니다. ]
우리의 삶은 참으로 큰 모순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번 원유 유출 사고는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한 '대중소비사회'에서는 확률적으로 종종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고입니다.
하나라도 더 갖고 높아지려는 인간의 욕망이 과도히 집중되는 한,|
이러한 사고는 끝없이 지속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를 부추기는 '대중소비사회'적 삶을 당연시 여기고,
1년에 4~5% 씩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며 저 막대한 석유를 태우면서
|한편으로 기름 유출사고로 인한 참상에 가슴아파한다는 것은 정말로 큰 모순입니다.
이번 태안 참사는 단지 그 참상이 '눈에 보이는 사건이기 때문'에 걱정되는 것일 뿐,
기실은 작금에 빚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에 비하면 그야 말로 '작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태안 사태는 자원봉사자들 수십만명 동원하고 계속 물량 투입하고 시간이 지나면
차츰 정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작금의 더 많은 소비와 소유를 부추기는 대중소비사회가 촉발한
'지구온난화 현상'은 인류를 종말로 치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유엔의 2007년 4월 6일자 환경보고서에 의할 것 같으면 앞으로
20년 내에 양서류가 멸종되고, 80년 내에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 지구 온난화 관련 뉴스 특보 보기
하지만 '더 많이 쓰고 많이 소비하는 삶'만을 부추기는 대중소비사회의 함정에 빠져 있는 우리들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 자체가 생태계와 후손들의 삶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 자체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우리가 빠져 있는 '함정'을 스스로 볼 수 있을 만큼, 현명한 시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하여간 태안에서 힘겨운 봉사활동을 하신 분들은
단순히 '유출된 기름'을 걷어내는 봉사활동 하신 것으로 활동의 의미를 새기시면 안 됩니다.
이러한 사건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대중소비사회’의 양면성을 살펴야 하고,
보다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지구온난화’를 막아내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결집해야 합니다.
기존의 '경쟁주의적'인 삶의 자세, ‘소유-소비 삶’부터 바꿔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더 갖고 높아지면 우쭐해지고, 그렇지 못했을 때는 기가 죽어서,
'삶'을 다른 이들이 가진 것 보다 더 많이 갖기 위한 끝없는 욕망의 장으로 만들어내던
편협한 사고를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1인당 과거 300년 전에 비해서 2000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충분히 생태계는 붕괴 중에 있으며,
충분히 후손들의 미래는 망가트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잘 못된 사회구조의 결과로
이 아이들이 차디찬 겨울바다에 앉아서 돌에 걸레질을 해야 하는지요...
[ 12월 15일 사진 - 두어 시간 넘게 상심한 표정으로 넘게 이렇게 돌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
하여간 흰연기가 구름이 되어 하늘을 뒤덮고 있는 태안화력발전소 옆을 지나|
길 중간 중간에 여태껏 투박한 삶을 살아온 지역 주민들의 절망적인 외침이 눈에 띄었습니다.
[ 피해마을의 어민들이 써 붙인 플랭 ]
일행은 차에서 내려 십리포 해수욕장의 안쪽 자갈밭으로 향했습니다.
[ 기름이 고여 있는 자갈밭으로 향하는 봉사자들 ]
[ 안쪽에는 역시 기름이 쌓여 있는 이유로 인간띠 있기를 통해서 기름통을 나르고 있었다 ]
이 '인간띠'는 '뜻'과 '마음'과 '몸'이 맞아야 작동되는 인간 집단 행동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 듯 합니다.
[ 끝없이 늘어진 인간띠 ]
[ 통에 통. 그리고 또 통. 그 다음에 다시 통... 끝이 보이지 않는 작업 ]
[ 걷혀진 절망이 희망의 손에 전달되는 모습 ]
[ 부자지간에 열심히 봉사활동 - 이날 인간띠 무리 중에서는 최연소 학생인 듯 ]
[ 하지만 전혀 아랑 곳 않고 열심 ]
[ 인간띠 행렬의 최고 앞쪽에서 자갈 밭 아래로 스며들기 시작한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자들 ]
[ 기름에 쩔어 있는 자갈들 ]
[ 기름을 머금은 파도가 밀려왔던 자리 ]
- 초기 방제작업의 중요성 -
기름 방제작업은 '초기작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기름의 휘발성 성분이 날아간 다음에는 기름이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기름이 땅 속에 스며들거나 썰물에 휩쓸려서 바다로 떠내려가면 계속적인 생태계 피해가 유발됩니다.
따라서 그것이 가라앉아서 땅 속으로 스며들고 바다로 떠내려가기 전에 기름 제거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일예로 95년의 씨프린스호 벙커유 유출 사건(현재 사고의 3분의 1수준) 때에는 초기 작업이 잘 못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여수 앞바다 해안가를 파보면 2m 아래쪽에 시커멓게 기름이 스며들어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요.
십리포 안쪽 자갈 밭에는 며칠 전까지 원유 덩이가 쌓여 있었는데,
지금은 쌓여 있던 상당부분 제거되었지만, 이제는 스며들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서 자갈을 열심히 파내면서 원유를 떠 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조금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어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 자갈을 파 내고 그 속에서 원유를 퍼내는 작업으로 옷이 흠뻑 젖은 봉사자 ]
[ 아무리 닦아도 닦아도 닦여지지 않는 바위들을 보고 망연자실해 있는 봉사자 ]
- 이후로는 자원봉사자들이 쉴 틈이 없는 끝없는 작업으로 목이 말라 있는 상황임에도
기름 범벅된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벗어서 물을 마실 수없는 상황이 보기가 안쓰러워서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물 먹고 싶으신 분 ~ 입만 벌리면 먹여드립니다.'라고
소리치면서 먹여 드리고 다니느라고 끝나고 파장할 때 까지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
(다섯 분 중에 한 분 꼴로 '아~'하고 입을 벌려서 받아 드셨습니다.
바쁘고, 정신없고, 시름이 가득한 와중에 독특한 방법으로 '해갈'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인지
듣는 분들의 얼굴에 잠깐씩 웃음이 서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5시 경에 작업이 끝났습니다.
봉사자들이 해안가를 빠져나와 각자의 차량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 하루 작업을 끝내고 돌아가는 봉사자들 ]
[ 오늘 이분이 하루 종일 마이크 들고 다니시면서 인간띠 통제하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같은 자원봉사자이십니다. ]
[ 막판까지 뒷심을 발휘하는 봉사자 ]
파장할 무렵 자갈 밭 맨 끝에서 사람들을 등지고 혼자 묵묵히 돌을 닦는 봉사자가 하나 눈에 띄더군요.
[ 작업 최전선에서 혼자 묵묵히 돌을 닦아내는 이 ]
마치 해야 할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듯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빠져 나가는 가운데도 이에 아랑 곳 않고
기름이 범벅이 된 채로 돌과 맞대면을 하고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 해대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그러했듯이 아마 저 시름에 잠겨 있는 해변의 모습으로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을 것입니다.
그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과 등지고 앉아 있었던 것이겠지요.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검은 기름에 뒤덮인 현재의 태안의 바다를 누군가 '통곡의 바다'라고 일컬었지요.
얼마나 우리의 땀과 눈물이 더 쏟아져야... 태안의 바다는 웃음을 찾을까요.
하루 종일 그 수많은 이들이 달라 붙어서 그리 열심히 닦아 댔는데...
바위는 여전히 검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 검은 눈물을 흘리는 바다... ]
[ 시름에 잠겨 있는 바다 ]
기름 유출사고에는 무엇보다도 초기 방제작업이 중요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기름 제거작업에 동참해 주십시오.
전라북도 군산분들은 이리로 오세요. => http://cafe.daum.net/sosear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