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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뉴스와 대자보의 기사제휴로 실린 김영호 기자의 기사입니다.
초고유가 시대에 이어 고곡물가(高穀物價) 시대가 예고된다. 지구적인 산업화-도시화에 따라 대규모의 농지감소가 이뤄지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작물피해도 크다. 반면에 인구대국 중국, 인도의 경제성장에 따라 곡물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체에너지인 생물연료를 위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공급감소-수요증대에 따른 농산물 가격앙등이 일반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밀 12월 인도분이 1t당 34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94%, 한 달 전에 비해 39%나 뛴 것이다. 1년 전에 비해 옥수수 값은 1t당 122달러로 25%나 올랐으며 콩은 1t당 348달러로 73%나 뛰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농축산물 무역수지 적자가 54억3,520만 달러나 발생했다. 연말에는 10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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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농업위기에 맞서 농협중앙회신관 앞에서 농협개혁을 위한 한농연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 대자보 |
인구 13억의 중국에 이어 인구 10억의 인도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세계인구의 40%를 차지한 친디아(China＋India)가 식량공급 부족으로 순수입국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러시아와 브라질이 가세했다. 잠자던 인구대국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국의 대량소비가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예고한다. 브릭스 4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초고유가 시대를 개막했듯이 말이다.
소득증대는 곡물과 함께 육류소비도 증가시킨다. 가축을 공장사육(factory farming)이라고 해서 방사하지 않고 축사에 가둬 곡물사료를 먹여 키운다.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쇠고기 1㎏을 생산하려면 곡물을 8㎏ 투입해야 한다. 돼지는 4배, 닭은 2배의 곡물을 먹여야 고기 1㎏을 생산한다. 육류소비는 곡물가격을 부추긴다.
옥수수, 콩, 사탕수수 같은 식량을 태워서 굴러가는 자동차가 늘자 생물연료가 대체에너지로 떠올랐다. 미국은 2025년까지 현재 석유소비량의 25%를 생물연료로 대체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옥수수 시세가 크게 오른 것은 생물연료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옥수수 주산지인 미국 아이오와주, 아르헨티나의 농지 값이 해마다 20～30%씩 뛰어 옥수수 값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생물연료 개발에는 브라질도 뒤지지 않는다. 내년부터는 디젤 1ℓ당 2%의 생물연료를 혼합해 판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했다. 2013까지는 혼합비율을 5%로 높일 계획이다. EU(유럽연합)는 회원국에게 2010년까지 자동차용 생물연료 비율을 5.75%까지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독일에는 엔진을 개조해 100% 생물연료를 쓰는 자동차만도 250만대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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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농연은 농협중앙회의 무관심한 농업정책을 농민의 힘으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대자보 |
수요는 급증하나 공급은 줄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지구적인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국지적인 가뭄과 홍수가 교차하면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하다. 한국에서도 올해 아열대성 기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름 내내 하루걸러 비가, 그것도 집중호우가 쏟아져 수해가 심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병충해 피해 또한 적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산업화-도시화에 따라 농지감소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막화에 따른 농지잠식 또한 심각하다. 연간 이농민이 1,500만명씩 발생하고 있다.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그 행렬에 끼면서 곡물시장에 가격파동이 일 수밖에 없다. 여기다 곡물메이저가 가격조작에 나서고 투기자금이 가세하면 그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지금도 반도체나 자동차 팔아 식량을 사먹고 사는 실정이다. 그런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농업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이 판에 논밭에다 반값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야단이니 나라 돌아가는 꼴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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