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군사기지 건설 강행 규탄하는 기독인 입장(성명서)

 우리 기독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이 땅 가운데 온전한 평화가 이루어지기길 기도하며, 신앙적 양심과 결단을 가지고 평화를 위한 싸움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투쟁 속에서 우리는 결코 평화가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지켜내야 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냉전체제가 해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패권주의적 군사전략으로 각 나라들의 군비 경쟁과 세계 각 국에서 반발하고 있는 국지전들을 보면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별히 일본의 군사무장을 위한 평화헌법개정의 움직임과 중국의 군사대국화의 흐름을 보면서 동북아지역 내에서 평화체제 구축은 우리들의 생존권과 바로 직결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또한 우리는 한 공동체가 가져왔던 생태계와 문화 전통을 지키고, 역사를 통해 배워 나가는 것이 얼마나 평화를 이루어 나가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힘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시도, 특별히 군사기지가 평화를 지켜 줄 수 없음을  지난 역사 과정에서 우리가 온몸으로  체험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 평화를 염원하는 기독인들은 지난 아픈 과거의 역사를 치유하고, 역사의 배움을 통하여 ‘평화의 섬’으로 스스로 명명한 이 제주도에 새로운 군기지가 건설된다는 소식에 참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에 군사기지가 들어온다는 것은 제주도가 스스로 세계 평화의 섬으로서 동북아 평화의 허브의 역할을 폐기하고, 미국의 동북아 군사재배치 전략에 소용돌이 속에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수한 외세의 침입과 지배 권력들의 착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생태계를 보전하고 있으며, 스스로 대안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아직까지 다양한 문화를 보유함으로서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제주에 군사기지가 들어온다는 것은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 전통이 파괴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며, 이는 결국 제주의 정신과 얼을 죽이는 역할을 자행하게 될 것임이 분명한 사실이다. 몇 푼의 자본의 이득에 눈이 멀어 군사기지를 찬성하고 있는 세력들은 이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독인들은 제주도의 군사기지를 반대하며 금식과 기도로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제주도의 그리스도인들과 또한 제주도민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정을 보내며, 이 땅 가운데 평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우리들의 역할에 대하여 새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화해와 평화의 주로 고백하는 신앙인들로서, 우리가 이곳 제주를 외면한다면, 제주를 넘어선 한반도가 동북아의 화약고, 전쟁의 전초기지가 됨은 물론, 평화를 위해 일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거절하는 반신앙적 행위인 것을 고백한다.

따라서 우리는 제주도에 절대로 군사기지가 건설되어서는 안 되며, 온전히 ‘평화의 섬’ 으로서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며, 만들어가는 공동체로서 유지되어야 함을 선언한다.

이를 위해 우리 신앙인들은 이는 단순히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과 폭력을 증오하고,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온 세계 인류의 양심의 문제이며, 이 땅에 온전한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적 염원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고백하며, 이 섬의 주인인 제주의 민중들과 강력히 연대할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전국의 모든 교회,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다. 끝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장일하는예수회, EYC, KSCF, 한기연,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여민회, 새시대목회자모임, 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 (인천)생명평화기독연대, 인천민중교회연합, 아름다운생명, 교회인권센터. 생명평화연대, 한국기독교장로회 외국인이주 노동자 선교협의회(19개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