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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재개정반대를 위한
종로5가 기도회를 돌아보며
종로 5가 기독교회관 앞에 모처럼 많은 사람이 모였다. 5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게 얼마나 됐을까? 사립학교법 재개정반대를 위한 기도회가 4월 25일 종로 5가 기독교회관 앞에서 열렸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회관 앞을
가득 메웠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을까? 최근 열린우리당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안건으로 상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이를 반대하는
종교인들과 학부모회, 전교조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교회들은 종교사학이 이 나라 이 민족에 끼친 지대한
공헌을 생각하여, 사립학교에 개방형이사제가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반대해 왔다. 개정된 사학법이 지난 해 7월 1일부로
실행이 되자, 지난 해 말 성탄절을 즈음하여 예장통합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교단의 목회자들은 건학이념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면
삭발의식을 거행하였다. 목회자들의 삭발의식은 언론에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되었고, 4월 임시국회에서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과 국민연금법,
노인복지법 등을 한나라당과 야합하여 처리하려고 하였다. 이에 따른 종교계와 학부모회, 전교조 회원들이 이날 기도회 자리에 모인 것이다.
종교사학들이
거세게 개정된 사학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학이념을 훼손한다고 했다고 하지만, 사립학교법 어디를 살펴보아도 개방형 이사제도가 건학이념을
훼손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사립학교법이 개정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학들이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었을까? 2005년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비리 등으로 정원이 감축되고 예산이 삭감된 19개의 대학 중에서 12개가 종교사학이며, 무려 11개가 기독교사학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기독교가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어둡고 썩게 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회와 교단의
종교사학에서는 사립학교 문을 닫겠다고 협박까지 하면서 재개정을 요구하는 행태는 그야말로 하느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기도회에 참석했던 어떤 학부모님께서는 “예수께서 ‘내 집은 기도하는 곳이지, 장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듯이, 학교는 교육하는 곳이지,
족벌체제를 갖춰 장사하는 곳이 아니라.”라고 말했다. 사립학교법은 그야말로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일 뿐이다. 오히려 교회가 앞장서서
사립학교법을 옹호해야 함이 옳을 텐데, 하느님의 이름을 팔아먹으면서 교육이라는 공적영역에까지 자신들을 욕심을 채우려는 빤히 보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하느님의 이름을 팔아 장사하려는 목회자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엄히 경고하신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출 20:7개혁개정판)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했던 목회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종교사학이 이 나라 이 민족에
공헌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구한말 개화기에 인재를 교육했던 기관이었을 뿐 아니라 교육이 특권층에게만 부여되었던 시대적 상황에서 계급타파를
위한 교육의 현장이었다. 일제강탈기에는 종교사학을 통해 민족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며 해방을 위한 민족지도자를 양성하는 기능을 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종교사학은 자신의 건학이념을 가지고 사회를 선도하는 선구자역할을 하였다. 자유가 억압된 특수한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 종교교육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은 교육은 공공성을 보장하게 되었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주었다. 더 이상 선교의 영역은 교회이지, 학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1974년 교육평준화가 실시된 이후에는 더 이상 공적인 학교교육에서 종교교육을 한다는 것은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또 하나의 모순을 가져 올 수 있는 것이다. 종교사학이 우리 사회에 끼친 공헌은 시대적 맥락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부패의 온상이 되어버린
종교사학을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립학교법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예수께서는 말씀하신다.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새로 댄 조각이 낡은 데를 당겨서, 더욱더 심하게 찢어진다. 또,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담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포도주가 가죽 부대를 터뜨려서, 포도주도 가죽 부대도 다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담아야
한다.”(막2:2-22 표준새번역 개정판) 그래도 교회가 아닌 다른 영역의 선교의 현장이 필요하다면, 그곳은 정부가 손을 댈 수 없는 정말
어두운 곳에 교회가 빛을 밝혀야 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밝혀야 할 어두운 곳이 너무도 많은데, 교회는 언제까지 썩어가는 자신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것일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조양근 간사
www.nuru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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