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연회원들에게 선거권 있는가

감리회 제31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오후 광화문의 감리회 본부회의실에서 4차 전체회의를 열고 몇가지 쟁점에 대한 결정을 했다.

먼저 선관위는 △미주연회원들의 (감독회장)선거권 부여 여부 △제주도의 독립된 투표소 설치 여부 등 2건에 대해 총회 장정유권해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선관위가 미주자치연회원들에게 선거권을 주어야 할지를 유권해석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문성대 선관위원장은 “일부에서 ‘장개위가 지난해 장정을 개정하면서 미주연회가 자치법을 시행할 것이므로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어 우편투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미주연회원들에게 선거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2년 장정에는 우편투표 대상에 미주연회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2015년에 장정을 개정하면서 장개위가 우편투표 대상에서 미주연회를 제외시켰다. 미주연회가 한국과 분리된 독립연회라는 이해가 장개위원들의 기저에 깔렸기 때문이다.

반면 “2016년 장정에 미주연회경계법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감리회 회원이 맞고 선거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반론이 선관위원 사이에서 제기되며 논란이 일자 ‘미주자치연회원들에게 (감독회장)선거권을 부여해야 하는지 여부’를 총회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해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미주의 선거권 여부와 관련된 논란이지만 지난 3월에 있었던 미주연회 총대권 논란과 유사한 면이 있다. 당시 행정기획실이 각 연회에 총회대표를 배정하면서 미주연회에만 총회 대표를 배정하지 않았다가 논란이 되자 이후 다시 배정했던 사건이다.(2016. 3. 27. 당당뉴스 기사 : 미주연회 누락분 반영 연회별 총대배정 재조정 )

당시 장정개정위원회가 ‘미주연회가 자치법을 시행할 것이므로 총회 대표권과 선거권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행정기획실에 자문을 했다. 우편투표 규정에서 미주를 제외시켜 놓은 개정된 장정이 근거였다. 행정기획실은 이 자문를 근거로 미주연회에 총대권을 부여하지 않은 ‘연회별 총대 배정표’를 각 연회에 배포했다. 총대선출방법이 바뀌면서 가이드라인을 그렇게 정해준 것이다.

그러나 자치법을 만들고 있던 당시 미주연회는 “자치법은 미국의 현지법과 현지실정을 반영하여 제정될 뿐이고 자치법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미주특별연회는 KMC에 속해 있으며 여느 연회와 마찬가지로 미주연회도 본부부담금을 내고 있고 공시중인 자치법에도 총대선출법이 담겨 있는데 무슨 근거로 총대권을 주지 않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강한 반발에 부딪힌 행기실은 감독회장 및 관계 위원회와의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입장을 바꿔 미주연회에 총대권을 재 부여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선거권이 참정권의 기본이자 회원의 당연한 권리이고, 논란끝에 총대권이 확인된 전례가 있으며, 총대권과 선거권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주자치연회원들에게 (감독회장)선거권을 부여하는게 마땅해 보인다.

하지만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치른 선거의 효력 유무(선거무효 유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장정유권해석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주연회원의 감독회장 선거권자는 141명이다.

제주도 투표소 설치유무 유권해석 의뢰하기로

문성대 선관위원장은 또 “‘삼남연회에 속한 제주도에 투표소를 설치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장정유권해석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제주도에 별도의 투표소를 설치하여 운영했으나 선거법은 일개 연회에 일개투표소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제주도 투표소 설치가 혹여 선거무효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권해석 의뢰의 이유이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 해석여하에 따라 미주연회에의 투표소 수도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미주연회가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투표소를 직접 방문해 투표하는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우편투표 안하겠다고?

미주자치연회와 관련된 논란은 선거권 여부외에 우편투표 실시 여부에도 있다. 위 조항에서 보듯 우편투표 대상에 미주연회가 없다는 이유로 “미국내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선관위원장이 밝혔기 때문이다.

유권해석에서 미주연회원에게 선거권이 있음이 확인되고도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그 넓은 미국땅에서 도장(?)한 번 찍기 위해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 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투표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연회 자치법이 “감독회장 선거는 미주자치연회 선관위원 관리 하에 우편투표로 실시하되 세부적인 방법과 사전 기일에 대하여는 총회 선관위와 협의하여 진행한다. (【29】제1조감독 및 감독회장의 선거⑦항)고 정하고 있어 충돌도 예상된다.

문성대 선관위원장은 그러나 미주연회의 경우 우편투표 실시여부를 더 상의해 보기로 했다고 여지를 남겼다.

선교사들은 국내에서 투표하라고?

문성대 선관위원장은 또 위 우편투표 조항에서 ‘우편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문구에 대해 “꼭 실시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아니다는 해석이 선관위에서 있었다”며 “해외선교지방과 해외주재 선교사들을 상대로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알렸다.

즉 해외선교지방에 속한 선거권자와 해외주재 선교사들이 선거권을 행사하려면 국내로 들어와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선관위가 모든 경우에서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이유는 짧은 선거기간 때문이다. 후보등록이 완결되어야 공보와 투표용지를 만들 수 있는데다 해외의 선거권자들에게 이것들을 우편으로 보내고 받으려면 선거운동 기간인 20일내 수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편투표를 실시 했다가 사고가 나거나 선거부정에 의한 당선무효, 혹은 선거무효가 발생할 소지가 상대적으로 큰 점도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로 지목됐다. 우편투표 실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해외의 목회자들과 선교사들도 국내 선거권자들과 같은 환경에서 선거를 치르도록 기회를 주는 편이 선거무효를 방지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짧은 선거기간을 극복할 수 방법이 도무지 없어서 선교사들 마저 입국해서 투표를 하게 하는것이냐’고 기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문성대 선관위원장은 “이 결정은 충분히 논의했고 번복하지 않을 것이며 사회법으로 가져 간다면 그 때 따져 볼일”이라고 다소 완고함이 느껴지는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장정에 우편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허락된 ‘해외선교 지방회 및 해외주재 선교사’는 우편투표를 실시하지 못하는 반면, 선관위원장이 우편투표 실시를 상의해 보겠다고 여지를 둔 미주연회원들은 상의결과에 따라 위 조항에서 제외됐으면서도 오히려 우편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게 생겼다.

올해 선거권자 9.132명(6/30 현재)

선관위는 각 연회가 집계하여 올린 연회별 선거권자 명부를 토대로 올해 선거권자를 교역자 4,601명, 평신도 4,531명, 합 9,132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 선거권자 현황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8월 5일경에 최종 정리하여 후보 등록 15일 전부터 10일간 선거인 명부를 열람하도록 공개하고 이의신청을 받아 후보 등록일 전까지 확정한다.

선거권자는 각종 부담금을 전년도 12월까지 완납하고 교회 모든 재산을 유지재단에 편입한 사람으로 하며 유지재단에 편입하지 못하는 재산일 경우 재단편입불가확인서를 제출하면 선거권이 주어진다.

선거권 무권대리추인 적용키로

선관위는 이날 선거권 여부와 관련된 교회의 질의에 대해 답을 내놨다. 경기연회의 한 교회에서 2014년 본부·은급부담금을 2015년분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납부하지 않다가 연말을 지나 2015. 1. 9.에 완납했다며 선거권 부여를 선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선거권 부여 불가를 결정했다. 어쨌든 기한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또다른 한 교회가 교회의 재단편입이 진행중인 사유로 부담금 납기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선거권이 있는지 여부를 물은 것에 대해서도 선거권 부여 불가를 결정했다.

다만 전주지방의 회계가 연말에 지방내 교회들의 은급부담금을 일괄 납부했으나 이체한도 초과로 인해 송금액 일부가 지급취소되어 송금이 되지 않은 것을 모르고 있다가 해를 넘겨 은행측으로부터 통보받고 1월 6일에서야 완납을 한 경우에 대해 선관위는 해를 넘기기전에 교회에서 지방회 회계에게로 송금한 근거를 확인한 뒤 과거 선관위의 무권대리추인 관례를 적용해 선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무권대리추인은 관련 부담금 추인처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 즉 12월 내에 납부한 것이 증명되는 경우에 한해 총실위의 결의와 관련기관인 본부, 은급재단의 추인결의 그리고 공고가 나야 무권대리추인이 완성된다.

어떤 단체도 정책발표회 추진 불가

문 위원장은 동부연회가 자체적으로 감독(예비)후보 정책발표를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불허’방침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선관위도 선거기간동안 연회별 정책발표회를 시행세칙으로 정해 추진하려다가 지난 총실위에서 ‘선거과열 때문에 정책발표회를 장정에 금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금지시켰으므로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동부연회의 자체 정책발표회를 해서는 안된다는 결정사항을 통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연회차원이 아닌 사적 단체의 ‘정책발표회’도 해서는 안된다”면서 예비 후보자들에게 응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고 했다. 만일 이들이 응할 경우에 선거법위반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것인지 여부를 묻자 문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위반되는지 여부는 현재 선거법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 어쨌든 선관위는 무명의 단체가 주최하는 정책발표회라도 응하지 말라는 우리의 결정을 통보할 뿐 불이익을 줄 것인지 여부는 나도 모르겠다”고 정곡을 피해갔다.

허원배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문제성 있다”

선관위원장은 허원배 (예비)후보가 얼마전 열었던 기자회견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선거법을 검토해 보니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거법 ‘제20조 선거운동의 정의(당선되게 하는 일체의 행위)’와 ‘제24조 선거운동의 금지사항 ⑤항(신문, 잡지, 기타 간행물을 통하여 광고하는 행위)’에 비추어 보면 “자청한 기자회견이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신을 광고하는 행위’일 수 있고 사실과 다른게 있다는 지적도 있어서 문제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과 다른게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언급은 없었다.

암행감시단이 밝힌 ‘선거법위반 사례’에 대해선 “6하원칙에 따른 고소·고발·보고가 없으므로 선관위가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고발할 수 없다”고 했다. ‘선관위가 불법선거운동을 인지한 사건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불법 현장을 잡은게 아니고서는 제보 절차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