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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범동문 촛불기도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목요일마다 열리는 81, 85학번의 ‘목요기도회’와 함께 감신대 사태가 빚어낸 단상이다. 대화채널은 꽉 막혔고 감신대에서 붙은 촛불은 수이 꺼질 것 같지 않다.
지난달 20일 첫 집회를 가진 ‘감신정상화를 위한 범동문 촛불기도회’가 오늘(3일) 감신대 아레오바고에서 3회째 개최됐다.
재학생과 교수들, 그리고 동문들 등 150여명이 촛불을 들고 시와 찬양, 기도와 말씀의 시간을 한시간여 가졌다. 말씀은 목요기도회에 꼬박 참여하는 송병구 목사(81학번. 색동교회)가 전했다.
송목사는 30여년 전 당시 학장과 싸웠던 학창시절의 기억을 꺼내어 들려주면서 “이 자리에 온 여러분과 단순한 선후배가 아닌 뜨거운 동질감을 느낀다”고 감신대사태의 와중에 있는 학생과 교수들에게 연대감을 표했다.
“좋은 목사나 교수는 신학생 때부터 알아본다”고 말한 송 목사는 이어서 “그 마음에 정의의 씨앗이 없으면 그는 결코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데 비정상을 고치려는 여러분은 이미 그 싹이 옳고, 바르게 보인다”는 말로 교수와 학생들을 지지했다.
송목사는 감신의 문제가 지금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정의의 씨앗이 없이’ 오늘의 감리교회와 한국교회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만든 사건임을 강조했다. “제 욕심과 욕망에 따라 편 가르고, 형님 형님하며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성전 장사꾼의 모습으로, 대충대충 선한 행세를 하는 바리새인을 빼닮은 위선으로, 그리고 목숨을 걸지 않은 개혁자 행세를 해온,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만든 사건”이어서 역사가 아주 깊다는 것이다.
불과 며칠 전에 입법의회에서 징검다리세습방지법을 만들자 이 규정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교회통폐합세습’을 벌써 고안해 내는 그런, ‘정의의 씨앗’을 품지 못한 어른들이 다져놓은 감신의 역사에서 무슨 희망을 볼 수 있겠느냐는 한탄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어른들이 말하는 “감리교회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며 미리 자포자기하게 만드는 말에 속지말고 반드시 되게 만들어야 한다”며 감신대를 “하나님의 기준과 하나님의 필요에 맞추는 사명을 감당하라”고 특히 학생들을 겨냥해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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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병구 목사(색동교회) |
송 목사는 ‘감신의 어른들’을 겨냥해서는 “대안도 못 세우고, 그냥 지금껏 뭉개고 있는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사태를 풀어야할 ‘감신의 어른들’이 오히려 “핑계대고, 변명하고, 무책임하게 말 바꾸고, 학생들을 고소하고, 교수들과 대화를 거부하고, 동문 편을 가르고, 오직 고소고발을 무기로 사회법에 맡기려 할 뿐 지금껏 한 일이 뭐냐?”면서 ‘어른들의 마땅한 태도’를 촉구한 것이다.
‘감신의 어른들’은 송순재 교수와 이정배 교수가 교수직 사직을 선언하고 평의회 소속 교수들이 동조단식에 들어가자 오히려 더욱 강경해졌다는 후문이다. 5인위원회를 대화의 창구이자 사태해결의 방법으로 제시했음에도 교수와 학생들이 대화에 나서기 보다 투쟁의 강도를 높였다는 책임론을 내세운 것이다. 평의회 교수들은 대화의 진정성을 위한 담보로 모둔 소송의 상호취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사태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꼬여만 가고 있다.
송목사는 설교 말미에 예레미야의 소명을 들려주었다. 시대와 민족을 거스르는 역할을 감당해야 했던 눈물의 선지자 예례미야의 예언활동이 “뽑고, 파괴하고, 파멸하고, 넘어뜨리는 것 같지만, 이스라엘을 다시 건설하고 심으려는 것”이었다며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30년 이상 병든 감신생태계를 바꿔가자”고 감신개혁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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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부르는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우리가 커서 지금 기억을 더듬을 것”
이어 학생발언이 있었다. 감신대 부총학생회장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민호 군은 “그저 축구를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며, 야식을 즐겨먹는 동기 친구들이 모여 건강한 학교, 건강한 교회를 위해 투쟁하자고 호기롭게 학생회 활동을 시작했지만 평생 싸우지 않을 것 같은 친구와도 싸웠고 ‘사탄의 자식’이라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별의 별 욕도 다 들었으며 생애 처음으로 고소를 당하고 경찰서에 가서 진술도 했고 어제는 법원도 다녀왔다.”고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더 악화되어 가는 학내사태와 교수들의 사직선언 그리고 학생고소로 인해 깊은 회의감과 좌절도 경험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학교를 위해 건강한 씨앗을 심겠다는 초심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본다”는 이 군은 “우리들이 커서 감리교의 목사가 되었을 때 지금 기억을 더듬으며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기도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함께부르는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합창하고 교수단이 주도하는 <감신 개혁을 위한 감리교 일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교수단은 감신대 정상화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감신 정상화를 소망하는 감리교 일만인’을 대상이자 목표로 삼아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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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호 군의 노래 '상록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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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호 부학생회장의 발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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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 개혁을 위한 감리교 일만인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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