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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도 소설처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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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박완서. 스크린을 통해 강의하는 장면을 쵤영한 것이라서 화면비율이 안맞고 있다. |
문학이 종교를 만나 세상을 향해 흘러가는 강줄기를 찾아가보았다. 흐르는 강가에는 자연의 소리를 갈급해하는 사람들로 가득 넘쳤다. 한국 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지금도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는 박완서 선생은 가까운 훗날 닮고 싶은 모두의 노후처럼 보였다. 팔순을 바라보는 선생의 작은 모습 속에 긴 세월 감추어진 지난 역사의 상처들이 신비한 기대감을 주며 평화와 위로를 주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았던 기억들이 글을 쓸 수 있는 소재가 된 것이다. 대학시절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증오, 그리고 분노를 삼킬 때마다 반드시 이 모든 역사의 오류를 잊지 않고 글로 복수하리라 다짐했다 한다. 청춘은 바로 자존감과 자아성취감으로 꿈을 먹고 사는 시절 아닌가. 그러나 선생에게 청춘은 좌절과 분노만을 남겼던 것이다. 숙부와 오빠가 좌파로 찍혀 숙부는 사형을 당하고 오빠는 이념의 억울한 희생자로 생을 마감했다. 자신의 자존감을 지켜내는 것은 오직 마음과 정신이 그 때 비극을 잊지 않고 세상을 향해 폭로하는 글을 쓰려했다 한다.
그러나 여자는 사랑을 만나면 옷고름을 자른다는 옛 말이 선생에게도 사랑은 분노와 증오를 단란한 삶 속에 묻어버리게 했다. 역시 선생도 사랑을 만나 잠시 옷고름을 자르고 한 남자의 아내로, 어머니로 그리고 이웃집 아낙으로 살았다. 불혹의 나이에 이르러 긴 시간 사랑이 자신의 고통을 녹여주는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그 달콤함은 채워지지 않는 지난 기억 속에 묻혀진 자신과의 약속을 잠시 잊고 있었던 포장지일 뿐이었다.
처음 글의 시작은 복수와 증오로 시작 했지만 복수와 증오는 다시 선생을 독방 감옥에 홀로 갇히는 단절의 벽만을 쌓게 했다. 문학은 미움과 복수로는 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어린 시절 사랑받았던 어머니사랑으로 다시 돌아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선생의 소설이 그저 평안하고 행복하게 읽혀지는 것만은 아니다. 결국 문학도 고난 속에서 피어나야 더 그윽한 향기를 품고 독자들 곁으로 다가 가나보다.
첫 작품 ‘나목’을 쓰게 된 동기를 통해서 어려웠던 그 시대상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었다. 고 박수근 화백과의 만남에서 척박하고 어눌한 시대를 접하며 역시 세상은 인재를 놓치고 인재가 떠난 뒤에야 천재를 만들고 영웅을 만드는 뒷북소리로 요란스러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선생은 소설을 작가의 상상력 속에 자신을 투사하는 일종의 욕망으로 표현했다. 소설 속에는 반드시 작가가 그림자처럼 투사되는 아바타와 같을 것이다. 자신의 또 다른 분신들이 여러 배역을 감당하며 작가의 탐욕과 야망을 픽숀으로 드러내는 공인 된 범죄자로 무슨 죄를 지어도 무죄인 세계를 넘나든다. 그래서 논 픽숀 보다 픽숀을 더 쉽게 쓸 수 있다 했다. 작가는 그 안에서 내편에 서 있는 분신에게 승리의 손을 들어주며 전능자가 되어 다시 살아나는 쾌감까지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 안에서 성취해보고 싶은 것과 선악을 정죄하는 권세까지 누리며 작가는 거짓말쟁이가 되어 우리를 자신의 세계로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독자는 한 마디로 내 식구, 내 사람과 같다. 함께 생각과 사상을 공유하며 선을 추구하고 악을 미워하며 자신은 항상 선의 입장에 서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선생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사랑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 표현 할 것인가요?”
선생은 사랑은 영원한 것, 그리고 약간의 질투도 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잠시 자신에게 되물어보았다. 사랑이란? 파도타기와 같다. 사랑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기에 수시로 변한다. 시기, 미움, 원망의 거센 파도와 관심, 배려, 용서의 잔잔한 파도가 넘실되며 부서지고 다시 하나 되어 함께 간다.
지금 감리교단은 부서지고 찢어지며 치열한 십자군전쟁을 치루고 있다. 상대는 악이고 나는 선이며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하얀 십자군들이 소화기 액을 뒤집어 쓴 채 양방이 반대에 의한 반대 구호를 외치며 하나님의 의를 내세운다. 요즘 막장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데 막장 교단의 슬픈 현실을 향해 세상이 말한다.
“싸움도 소설처럼 머리와 가슴에서 소리 없이 하라!!” 퀘바디스, 감리교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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