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말하는/ 들꽃의 계시를 들었다./ '사는 일이 만만치 않지?/ 속상하고 슬플 때가 많지?// 그래도 웃음을 잃지 말렴/ 나처럼 이렇게 말이야'// 나지막이 얘기하는/ 따스한 계시를 들었다."(정연복)

정연복   2013-09-21

"온 세상 어둠 밝히는/ 환한 보름달 뜬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어도/ 쉬이 울지 말라고// 속상하고 걱정되는 일 많아도/ 마음 편안하게 먹으라고// 넉넉한 모양의/ 동그란 보름달 떠오른다."(정연복)

정연복   2013-09-18

"오늘 맑은 가을 하늘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인간은 본래 선한 존재다/ 누구나 착한 구석이 더 많다// 순수한 눈빛의 아가들을 보라/ 누구라도 한때 아가였다"(정연복)

정연복   2013-09-13

"인류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뜻을 거역해/ 선악과를 따먹은 것 때문에// 모든 사람은/ 원죄의 저주 아래 있다는/ 전통적인 주장은 너무 신화적이다/ 터무니없는 연좌제 같다"(정연복)

정연복   2013-09-05

"노동의 복음이 여기 있으니/ 교회의 종들이여 크게 울려라.//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사시고자/ 사랑의 주님이 하늘에서 오셨네."(헨리 반 다이크)

정연복   2013-08-19

"보상을 받는 것이 종교의 목표라면,/ 애국심을 갖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교육을 받는 것이 개인의 풍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나는 신앙도 애국심도 갖지 않겠다./ 그리고 무식한 채로 살고 싶다."(칼릴 지브란)

정연복   2013-08-08

"우리가 도달해야 할/ 어린이 마음이란// 진리를 깨우침으로써/ 자기가 자신에게 이김으로써/ 이른바 '거듭남'에서 오는/ 순진이요, 단순이요,/ 소박한 것이다."(구상)

정연복   2013-08-06

"이글거리는 태양이/ 꼭 필요한 곳에만 닿게 하소서// 가끔씩 소나기로 찾아와/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옹골차게 여물어/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소서"(임영준)

정연복   2013-08-01

"세상 모나고 거칠고 딱딱한 곳엔/ 늘 크고 단단한 못이 필요하다/ 좋은 목수는 그것들을 순하게 길들여/ 수평과 수직을 긋는다/ 수평과 수직이 만나는 화평의 마을에/ 한 채의 든든한 사랑의 집을 짓는다"(유용주)

정연복   2013-07-08

"사람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 사람은 밥 앞에 절을 한다/ 그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전 우주가 동원된다고 노래하는 동안/ 이 땅의 어느 그늘진 구석에/ 한 술 밥을 구하는 주린 입술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결코 가난은 한낱 남루가 아니다

정연복   2013-07-08

"훗날 또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면/ 그 누군가는 저 집을 떠나고/ 남은 가족들은 돌아와서/ 또다시 저 대문을 열고 들어가겠지/ 세상의 집은 열쇠로 열고/ 천국문은 사랑으로 연다는 걸 알까"(최옥)

정연복   2013-07-08

"우리가 인생의 유년기를 시작할 때/ 삶의 마지막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시간에/ 우리는 사제들의 손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이 베푸는 참된 우정의 체온을/ 우리는 그 손길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성체 성사를 통해/ 죄에 물든 우리를 천사처럼 순결

정연복   2013-07-05

"혁명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돕는/ 의사와 같은 것이다./ 혁명은/ 핀셋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핀셋을 요구할 때는/ 망설임 없이 사용한다./ 해산의 고통은/ 더 이상 잃을 것밖에 없는 자들에게/ 보다

정연복   2013-06-28

"나는 당신 내면의 그곳/ 우주 전체가 자리한 그곳을 경배합니다./ 나는 당신 내면의 그곳/ 사랑과 빛, 진실과 평화가 깃든 그곳을 경배합니다."

정연복   2013-06-13

"삶 전체가 기도이게 하소서./ 기도가 떨리는 삶의 전부이게 하소서.// 별빛으로 몸을 씻습니다./ 바람의 말씀으로 영혼을 씻습니다.// 그것만으로 이젠 가슴 찬란하여/ 밤이면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시(詩)를 쓰고 살아갑니다."(이성선)

정연복   2013-06-13

그날 가랑잎보다 더 가난한 천국에서 물었다/ 어떻게 기도하나요?/ ‘그냥 듣지요’/ 그럼 하느님은 무슨 말씀 하시나요?/ ‘그분께서도 그저 들으시지요’(마더 데레사)

정연복   2013-06-13

"나는 이대로 무너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대로 망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 하나뿐인 육신과 정신마저/ 이대로 망가지게 내버려둘 순 없기 때문이다"(박노해) 나는 일하고 싶다 나는 내 힘으로 일어서고 싶다 나를 망가뜨리는 모든 것들과 처절하

정연복   2013-06-12

"아니, 뱀이 이브를 공격해/ 사과를 먹게 한 게 아니다.// 그건 모두/ 사실을 왜곡시킨 것.// 아담이 사과를 먹고/ 이브가 아담을 먹고/ 뱀이 이브를 먹었다"(테드 휴즈)

정연복   2013-06-11

"밀은 남풍을 받아 이미 알이 다 찼다. 그는 왜 올해도 오지 않는가...// 메시아는 늘 우리를 서운하게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기다려야 한다"(김춘수)

정연복   2013-06-11

"제 피를 녹여 새끼를 만들고/ 제 살을 녹여 젖을 물리는 모성 앞에/ 나는 한참이나 눈물겨워진다/ 모성은 신성(神性) 이전에 만들어졌을 것이니/ 하찮은 것들이라 할지라도, 저 모성 앞에/ 오늘은 성탄절, 동방박사가 찾아와 축복해 주실 것이다"(정일근

정연복   201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