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지역에서 목회하는 ‘돌연변이’ 목사가 지방회 감리사가 되어 연회 감리사들과 함께하는 북유럽 연수에 참가하게 되었다.

지금 이 첫 번째 글을 쓰는 시각은 서울 시각으로 6월 9일 오전 10시 현지 덴마크의 시각으로는 오전 3시이다. 이곳은 꼭두새벽이다. 생체 리듬이 일어날 시간이라고 자꾸 소리 지르니 이에 순종하는 것이 몸과 마음이 편하게 하는 일이다.

어제 인천공항에서 9시간을 날아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도착, 3시간을 넘게 기다렸다가 2시간을 다시 날아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으면서 시간을 계수해 보니 24시간이 넘는 강행군 이었다.

코펜하겐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자전거도로였다. 1910여 년경에 세워진 중앙역 부근에는 자전거로 넘쳐났고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얼마 전 자전거도로에서 우리 한국인 여행객의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우리 여행객의 과실로 결판이 났다고 하며 자전거도로에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자전거가 우선이기 때문에 보행자는 특히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Copenhagen 코펜하겐의 자전거 도로코펜하겐의 자전거도로 | 작성자 미래사회 [출처] 네이버 검색에서

필자가 도시환경분과위원장으로 참여했던 부평의제21추진협의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안 중에 하나가 이 자전거 도로이다. 지금 부평에서는 자전거 도로를 계획하여 예산까지 세워 집행을 앞두고 있다. 지엠 대우가 있는 자동차 생산도시에서 자전거 도로가 웬 말이냐고 반론을 제기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단거리 이동은 자전거나 보행으로 하는 습관을 들여야만 하는 시대적 상황이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이산화탄소의 과다배출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필요한 이유이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요원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자전거도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펜하겐의 도로는 1, 2차선은 차량이 그리고 3차선은 자전거도로가 있고 그 길가로 보행자를 위한 보도 블럭이 있는 평범한 구조이다. 1, 2차선과 자전거 도로의 경계는 작은 ‘턱’이 있다. 급하면 차들이 넘나들 수 있는 턱이다. 그런데 우리도 이렇게 작은 턱으로 경계를 만들면 과연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을까? 글쎄? 성미 급한 운전기사들에 의하여 순식간에 점령될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하는 점이 최대 관심사이다. 그래서 우리의 대안은 도로 중앙선에 경계막을 치는 것처럼 울타리와 같은 펜스를 치는 것으로 추진 중이다. 처음에는 서로 불편할 것이다.

지금의 차량 소통에도 애를 먹고 있는 데 차선 한 개를 자전거에 양보하면 대부분의 도로는 몸살을 앓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거리는 오히려 걷는 것이, 아니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빠르다는 판단이 서게 되는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자전거 중심도시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조금 불편한 것이 행복한 것이다.

생각이 바뀌어야 살 수 있다. 덴마크의 국민소득이 4만달러에 이르고 있다한다. 그런데도 자전거를 애용하는 이들이다. 더구나 우리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은 나라가 아닌가!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남북 간의 긴장고조로 행여나 조국의 앞날에 비극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시던 고 강희남 목사님이 자결하시는 현실적 상황 앞에서 우리는 우선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 또 하나의 헛구호에 머무르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연수 둘째 날을 시작한다.

* 아래 사진들은 여행 중에 김성복 목사가 촬영하여 이메일로 보낸 준 것이다

▲ ⓒ 김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