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교회 성도들께 드리는 글

- 교회개혁 성명서 발표 1주년을 맞이하면서 -

지난 2008년 4월 13일, 저는 "가브리엘 대원들께 드리는 글"(글 아래 부분에 첨부되어 있음.)을 통해 우리 서문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 했었습니다. 그 글은 오늘날 우리 서문교회의 근원적 사태에 대한 일부 저의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면서 드렸던 개혁 당위성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였습니다. 목회자로서 영적권위 상실 문제 뿐만 아니라 목회동역과 동시에 목사의 독선을 견제해야 할 당회의 무의식과 여전히 목회자의 독선과 독단을 뒷밭침해 주고 있는 당회에 대한 변화의 요구였습니다.

더욱이 오늘날 교회가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음에도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채 노회에 의존하여 2008년 11월 30일에는 27명의 장로‧집사를 면직‧제명‧출교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2009년 2월 15일에는 재직회, 공동의회를 대비하여 자의적으로 회의를 진행시키고자 할 목적으로 240여명에 달하는 집사들을 이에 앞서 면직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이로써 교회 존재이유를 근원적으로 외면하고 교회 정치 논리만 들어선 서문은 이제 맹목적 종교의식만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도 여러분,

그러한 점에서 담임목사와 장로들을 포함하는 교회지도부는 분명 지금까지 서문교회에서 알게 모르게 추구해온 세속적 가치나 물량적 지향성에 대한 충분한 자기비판과 윤리적 표준을 점검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주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일구어진 하늘의 소망에 대한 꿈이 우리 서문에 있어왔습니까? 사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숱한 부동산 매입과 법적등록의 의혹뿐만 아니라 그토록 오랜 동안 태국선교를 위해 엄청난 헌금(20여억원, 기독신문 1998년 6월 17일자) 으로 후원하여 왔지만 태국선교의 실패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그에 대한 투명한 재정출납 보고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성도들의 헌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하고 후원하기보다는 목사의 이름이 드러나고 교회이름이 드러나는 곳에 치중해온 것 외에, 우리 서문교회의 비전은 무엇이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그 귀한 설교와 부흥회라는 시간을 빌어 말씀부재 속에서 변명과 감상적 수사들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께도 성도들에게도 정말 큰 고통입니다. 그러한 고통 속에서도 성도들의 유일한 피난처는 그야말로 침묵이었을 뿐입니다. 잔치집 같은 교회, 아름다운 교회라는 수사적 허상을 이제 과감히 걷어내고 정말 깊은 통찰력으로 교회 실상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엄청난 세력으로 몰려오는 정보화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들의 가장 큰 영적전쟁의 대상은 ‘세속화’ 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서문교회 지도부 자신이 그것을 부추기는 듯한 형국입니다. 

이러한 모습의 교회를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우리는 이렇게 나섰던 것입니다. 혹자는 “당신이 시위한다고 교회가 달라지겠는가?”라고 묻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십중팔구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교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무슨 큰일이라도 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과 본연의 자세를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 요구에 그저 지금까지 무사안일로 일관해 왔던 목회자와 일부 장로들에게는 그것은 엄청난 도전으로만 보였겠지요. 그리고 일부 성도들에게는 조용히 교회생활 잘하는데 왠 소란이냐고도 생각하시겠지요.

지금도 서문교회에는 뿌리깊은 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원로목사의 영향력이 아직도 신앙의 중심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이를 바꾸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는 교회정치와 기득권 울타리에 숨지말고 당당히 나와서 주님의 겸손과 온유의 본을 몸소 실천해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목사자질문제와 개싸움/개금이빨은 본질이 아닌 파생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당회는 그저 모든 일을 담임목사의 생각에 맹목적 추종만을 할 것이 아니라 영적 잠에서 부디 깨어나 미래 서문교회를 생각하여 영적기반을 다시 세우는 일과 교회 재정과 정책결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규정과 근거를 하루 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벽은 아직도 크고도 높습니다. 이 높이 쳐진 울타리 속에서 그저 교회지도부의 독선과 권위주의에 대해 침묵하고 순응하는 것이 좋은 교회, 아름다운 교회는 아닐 것입니다. 

서문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 집사들의 시위는 그 동안 잘못된 관행으로 일관해오며 닫혀버린 교회지도부의 귀를 열기위해,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신앙의 이름으로 강요되어 왔던 위선의 포장을 열기 위해서 입니다. 따라서 서문교회 정상화를 위한 소란 속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우리 주장의 근원과 본질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드립니다.

2009년 4월 13일 손유익 드림
서문종소리 http://cafe.daum.net/seomoon-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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