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님에 의해 번역되고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출판된 ‘예수를 2000년동안의 오해로부터해방시켜라’ 는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성서에 얽힌 문제들 파악하기’라는 주제 아래 ‘오늘날 신앙의 위기: 새로운 질문과 새로운 출발점 찾기’, ‘복음서들은 유태인들의 책이다’, ‘어떻게 이 유태인의 책들이 이방인의 포로가 되었는가’라는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부는 ‘유태적 관점에서 복음서 본문 검토하기’라는 주제 아래 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 사도행전과 요한복음에 대한 이해를 기술하였습니다.

3부는 ‘유태적 시각으로 기독교 신앙 이야기의 결정적 순간들 다시 보기’라는 주제 아래 예수님의 탄생, 그의 아버지로 기록된 요셉, 십자가 죽음, 가룟 유다, 부활 그리고 승천과 성령강림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에필로그의 한 부분입니다. “제 4복음서에 따르면 “내 양을 먹이라”는 것이 예수의 명령이다. 결국 기독교인들의 역할은 모든 사람들이 힘을 얻어서 살고 사랑하고 하나님이 창조하실 때 뜻하신 모든 것 그대로 존재할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건설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의 제자는 결국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살지 않으면 안된다. 바로 그것이 복음서들이 문자적 언어 저 너머에 있는 하나님 체험이다. 나는 바로 이 하나님 체험 속으로 나의 독자들을 초대하려고 애썼다. 나는 종교라고 부르는 열띤 인간기획(human enterprise)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놓여있다고 믿는다. 종교체험, 하나님 현존은 그 핵심이 신비롭다. 그래서 그것이 신비롭기 때문에 신조와 교리와 성서와 신성한 이야기들 자체는 절대로 궁극적인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궁극성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지 단지 하나님을 손가락으로 지시해주는 것을 뿐인 언어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419쪽).

또 다른 부분입니다. “우리 포스트 모던 세계에서 성서에 대하여 “그것은 정말로 일어난 사실일까?” 하고 묻는 질문에 오직 “아니”라고 정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옳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처녀 탄생, 우주적 승천, 육체적 부활, 그리고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사람의 능력 같은 것들은 발생하지 않고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하는 주장은 점점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408쪽).

현대인들의 일반적인 관점에 따르면 성경- 저자는 성서라고 기록하고 있음-에 기록된 어떤 내용들에 대해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기성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교리는 더 이상 현대인들에게 설득력이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한 교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현대의 합리적인 지성과는 거리가 먼 맹목에 해당될 뿐입니다. 그럼에도 기성 기독교가 그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을 신앙에서 멀어지게 할 뿐입니다.

필자 박창진 / 이 땅의 신자들이 함께 이 길의 중요함을 깨닫고 동참하게 되기를 바라며 문서사역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성경의 가르침이 나름대로 사람들에 완전히 소외되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이 연구와 그 결과로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성경의 가르침을 통하여 하나님을 체험하는 길을 제시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뜻하시는 세상을 건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나의 연구를 가장 깊게 이끌어 준 것은 죽어가고 있는 기독교의 과거 신학적 구조로부터 떠나고자 한 것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그 구조는 하나님이나 그리스도의 궁극적 진리를 포착하지 못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버리지 않고도 죽어가는 전통을 내 버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참으로 내가 예배하는 하나님에게 부착되어서 발전을 방해하는 과거의 집착을 일단 내버리자 훨씬 더 강한 흥미를 돋우는 통찰력을 가지고 이 하나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414쪽).

예수님에 대한 저자의 고백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에게 예수는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삶을 삶으로 살아 보여준 분이다. 그의 삶은 충만한 삶, 그가 학대당할 때조차 사라지지 않는 온전하고 충만한 삶이다”(416쪽).

“예수는 또한 나에게 도관과 같아서 그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이 인간 역사 속으로 자유롭게 흘러들어 온다. 예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셨다. 이 사랑은 어제도 오늘도 낭비하듯 아낌없는 사랑이며 누구나 감싸주는 사랑이자 누구도 제외되는 일 없이 포괄적인 사랑이다”(416쪽).

“예수는 또한 나에게 하나님 ‘존재’(Being)의 인간적 표현이다. 이 존재는 시간과 공간 속에 인간적 한계 아래서 표현된 존재이다. 그 존재는 사람들이 위엄에 눌려 두렵고 놀라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이로운 존재이다. 그 존재는 변명하는 법이 없고 허풍떨며 자랑하는 법이 없는 존재이다”(417쪽).

이런 이해를 전제하고서 이 책의 내용 자체는 어떠한지를 살피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1부 비판적으로 읽기

▲ 존 쉘비 스퐁 부부

저자는 오늘날의 신앙이 위기에 처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현대인들에게 맞지 않는 기성 기독교의 교리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러한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한 결과라고 합니다. 유태인의 사고가 그대로 반영된 신약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 서구적인 사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성경의 바른 이해에 있어서 이방인들의 포로가 된 것과 같습니다. 여기에는 유태인들에 대한 기독교의 반감이 강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주후 70년 예루살렘이 로마에 의해 멸망당한 사건은 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합니다. 저자는 성경 이해에 있어서 유태인들의 사고 방식인 미드라쉬적 해석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의 글입니다. “복음서를 만들어낸 유대인들은 그 복음서 이야기들이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또 자기들의 체험이 문자적 사실이 아니라 뜻이 깊은 의미심장한 사실(profoundly true)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복음서들은 예수의 의미를 유태인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서술한 미드라쉬적 해석이었다. 매우 애석하고 유감스러운 것은 후대에 유태인이 아닌 서구 독자들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하고 이 본문들을 축자화하였다는 사실이다”(409쪽).

여기에서 키는 미드라쉬적 해석이라는 말입니다. 미드라쉬적 해석에 대한 이해 문제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의미하는 바를 먼저 살펴야 하는데, 그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복음서를 읽을 때 역사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유태인들의 체험에 귀를 기울여 듣고 잇는 것이다. 그들이 믿는 바 이스라엘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체험을 유태적 방식으로 처리한 것을 듣는 것이다. 유태인들은 과거 히브리 성서의 기록된 역사대로 자기 백성들이 집합적으로 기억하는 역사를 통하여 모든 새로운 체험을 여과하였다”(70쪽). 저자가 말하는 미드라쉬적 해석이란 성경의 어떤 내용이든지 그 내용이 역사적 사실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용하여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서의 내용도 그러하다고 주장합니다.

복음서를 포함하여 성경을 기록한 이들이 유태인이거나 유대교화된 사람이기에 그들의 사고 방식을 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당연히 그러하여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미드라쉬적 해석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미드라쉬적 해석이 저자가 설명하는 그런 내용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2부에 대해 살피면서 비판하겠습니다.

2부로 넘어가기 전에 짚어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기독교에 엄연히 존재하는 전승입니다. 모든 성경은 기록자가 있습니다. 그 기록자는 자신의 글을 적고난 후에 죽어서 자신의 글에 대한 이해를 말하지도 못하였는가? 물론 아닙니다. 모든 기록자는 자신의 글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글이 의미하는 바를 전하였습니다. 기록자에게 직접적으로 들은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사람들은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들은 바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떤 이들은 자신이 들은 바와 그에 입각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결코 부인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복음서의 기록자는 자신의 글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으며 그 내용들이 글로서 표현되어 전하여졌습니다. 그렇기에 복음서에서 이야기하는 바를 살핌에 있어서 그 당대와 그 직후 세대의 사람들의 글을 살피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사안이면서 너무나 중요합니다. 복음서의 가르침이 이방인들의 포로가 되었다는 단정은 그런 기본적인 작업이 뒷받침된 이후에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저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만을 전개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태도로 인한 잘못된 결과는 이후의 글에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2부 비판적으로 읽기

복음서에 대한 저자의 이해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그 책들인 교회의 전례에 맞추어 편집되었다는 것입니다. 일년에 걸친 예배력에 따라 예수의 생애를 경축하기 위해 복음서를 편찬하였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유태인들은 회당에서 그들의 절기에 맞추어 토라를 읽었는데, 유태인이거나 유대교를 받아들였던 복음서 저자들이 그 방식을 교회에 적용하기 위해 복음서를 편찬하였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는 유대인들의 절기와 토라 읽기에 대해 말합니다. 유태인들의 절기는 유월절, 오순절, 압월 아홉째 날, 신년절, 속죄일, 장막절, 수전절, 부림절입니다. 유태인들이 각 절기에 따라 토라를 읽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서 복음서가 그와 같은 방식을 따라 읽기 위해 기록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고 주장하는 마가복음은 반년의 기간 동안에 사용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마태복음은 마가복음을 앞에 두고 기록되었는데, 일년의 기간 동안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확대하였다고 합니다. 누가복음은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을 앞에 두고 기록되었는데, 기독교 운동을 더욱 이방인 세계로 퍼져가도록 촉진한 책이라고 합니다. 누가는 유대교를 받아들였던 이방인으로서 그의 글들도 역시나 앞의 두 복음서와 동일한 원리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누가가 그 초반부에서 이야기한 ‘순서대로’란 예수가 “모세 율법 완성(성취)"으로 보는 전례적 순서라고 합니다. 요한복음의 경우에는 저자의 본래 집필 의도를 밝혀주는 열쇠를 아직 아무도 발견하기 못한 상태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복음서들과 다르지 않게 교회의 전례와 연결된 문서로서 미드라쉬적 해석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복음서를 교회의 전례와 절대적으로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전례와 연결되는 교회의 절기는 사순절, 부활절, 승천절, 성령강림절, 성탄절 등입니다. 현재에는 이 외에도 몇 가지 더 추가되었지만 별도로 살펴야 할 필요는 없는 것들입니다. 저자의 주장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초기 기독교회가 이러한 절기를 지켰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복음서들이 그러한 절기와 연결되어 그 내용이 구성되었다는 주장이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회가 유태인들의 절기를 그대로 답습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자는 복음서가 생겨난 시점을 나사렛 예수의 지상 생애가 마감된 뒤 약 35년에서 70년이 지난 뒤로 봅니다.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고 생각하는 마가복음은 약 60년대 중반이 됩니다. 마가복음이 저자의 주장과 같이 기독교의 전례에 따라 읽기 위해 기록되었다면 그때에 기독교회에 전례가 형성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전혀 아닙니다. 기독교회의 절기 중에서 가장 먼저 형성된 것으로 부활절을 말하는데, 2세기입니다. 그 이전의 기독교회는 그러한 절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초기 교회의 형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사도행전이나 바울 사도의 여러 글 그 어디에서도 그 당시에 교회가 보편적인 절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바울 사도의 글은 어떤 교회의 경우에 절기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갈 4:10). 그런데 그 경우에 절기는 율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절기입니다. 그러한 율법의 절기를 교회가 지키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는 내용입니다(골 2:16). 그 당시에 어떤 유대인 교사들에 의해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진 바로서 율법을 준수함에 대하여 바울 사도는 아주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는 그러한 가르침이 다른 복음이라고 하면서 천사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가르치면 저주를 받으리라고 선언하였습니다(갈 1:8).

사도행전은 사도들에 의해 교회가 가르침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전례를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회당에 모여 절기를 따라 토라를 읽었던 것과 같은 방식은 그 어디에도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행 2:46). 그들은 모였을 때마다 사도들이나 그들에게서 위임된 권위를 가진 이들의 강론을 들었습니다.

절기가 없었는데, 절기를 따라 읽기 위해서 복음서가 편찬되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일 뿐입니다.

여기에서 저자의 미드라쉬적 해석에 대해 평가를 하여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미드라쉬적 해석에 대한 저자의 이해가 정당한 지를 살피고자 하는 것입니다. 미드라쉬적 해석을 말함에 있어서 저자는 유태인들의 절기와 그 절기에서의 토라 읽기를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유태인들의 절기 가운데 하나가 수전절입니다. 수전절은 토라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절기는 아닙니다. 기원전 2세기 유다 마카비가 시리아 군대를 격파하였을 때에 유태인들의 예배를 위하여 성전을 회복시켜 준 것을 경축하는 절기입니다. 이때에는 메노라(유태교 제식 때 쓰는 일곱 또는 아홉가지 촛대)에 날마다 촛불을 하나씩 밝힘으로써 하나님의 빛이 눈에 보이게 성전에 회복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합니다(99쪽). 그래서 하나님의 빛이 성전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경축하는 절기로 이야기합니다.

이는 절기에 대한 유태인들의 시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절기는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하여서 그 역사에 의미를 부여하여 지키는 축제였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의미는 함께 움직였습니다. 역사와 의미가 별개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게 의미를 부여하지를 않았습니다. 토라에 제시된 절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그 의미를 현재적으로 되새기는 방편이었습니다.

저자는 “마가복음이 전기나 역사라고 하기보다 히브리 성서(구약 성서) 자료에 바탕을 두고 또 그 영향을 받아서 유태인의 예배관행에 따라 구성된 공동체적 기억이라는 뜻이다. 만일 우리가 이 복음서를 유태인의 눈으로 읽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 예수가 실제로 말하고 행동한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다 예수가 말하고 행동한 것이 끼친 영향력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128쪽)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은 다른 복음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도도주의와 냐냐주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도주의는 “이것도 저것도”를 가리키고 냐냐주의는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가리킵니다. 유태인들의 관점을 여기에 접목시킨다면 냐냐주의가 아니라 도도주의입니다. 역사적 사실이냐, 의미 부여이냐 둘 중의 하나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의미 부여 둘 다라는 것입니다. 도도주의나 냐냐주의가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는 도도주의에 해당되는 내용도 있고 냐냐주의에 해당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잘못된 것은 도도주의에 해당되는 것을 냐냐주의로 풀려거나 냐냐주의에 해당되는 것을 도도주의로 풀려고 하는 것입니다.

유태인들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여 그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였습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구약 성경(히브리 성경)의 많은 내용들에 대해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유태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구약 성경이 기록될 때나 신약 성경이 기록될 때의 유태인들은 그 내용들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의미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미드라쉬적 해석은 그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지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선입관을 따라 미드라쉬적 해석을 오해하고서 오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3부 비판적으로 읽기

다음의 글은 3부의 전체적인 내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었다. 그것은 역사다. 예수가 죽었을 때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있었다”(막 15;33). 그 말은 해석용 신화다. 그러나 인간은 죽음 저 쪽에 살아계시는 실재로 예수를 체험하였다. 그것이 바로 기독교의 탄생으로 입증되었고, 예수를 버리고 도망쳤던 사람들의 부활한 삶으로 입증되었다. 부활 체험이 일어났던 기간으로 사흘이라는 상징을 사용한 것도 해석용 신화다. 그러나 곧바로 유태인의 희망과 꿈과 대망과 전설들이 그 체험 주변을 둘러싸게 되었다. 즉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영광 가운데 그의 성전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것은 바로 다니엘서(기원전 약 165년) 때로부터 사람의 아들에 대한 희망이었다. 성전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반으로 찢어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마태가 발전 도상에 있는 전설에 덧붙인 자세한 묘사였다(마 27:51). 그것은 완전한 희생 제사를 드렸을 때 하나님께로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던 장벽이 그 제사를 통하여 제기되었다는 것을 상징하였다. 그것 역시 강력한 해석용 이미지이지 문자적인 아니다”(378쪽).

그는 “예수를 하나님의 일부로 본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제한된 경계 저 너머에 있는 그를 본다는 것을 뜻한다. 머지않아 예수의 신적인 잉태와 부활절 새벽에 죽음에서 부활했다는 이야기들이 문자로 기록되었고 이 예수에 대한 문자적 진리 이해가 그들의 객관적 언어 안에 포획되어 있다고 내내 믿게 되었다. 그러나 그 언어들은 부활의 진리를 포획한 것이 아니었다. 그럴 수도 없었다. 예수의 진리는 그 어떤 이간의 이야기로 포획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생애는 하나님의 생애였고 그의 죽음은 본래 하나님 안으로 진입한 것이고 하나님의 생애는 인간의 말과 이야기 속에 결코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생애는 그 안에 거룩한 하나님이 머물기를 기뻐하시는 삶이었다. 그의 생애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이 그를 통하여 인간 가족에게 가까이 다가갈 길을 발견한 생애였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을 분리시키고 불멸의 것으로부터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은 분리시키던 장벽을 깨뜨렸다. 그리고 그는 자기를 통하여 자기가 계시한 하나님의 신비와 경이로움 속으로 여행하도록 우리를 불렀다. 그는 과거에도 또 지금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그는 하나님의 의미에 접촉하러 걸어 들어가는 문이다. 그는 성령에 대한 유태인들의 놀라운 은유인 생명수의 원천이다”(388쪽)고 하였습니다.

십자가의 의의로서 “인간의 장벽들을 깨뜨린다. 가톨릭 기독교인이나 개신교 기독교인이나. 유태교와 모슬렘, 힌두교와 불교 그리고 세계의 모든 대종교들의 체계들은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 저 너머에 있다고 하는 장벽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386쪽)라고 말합니다.

그는 “어느 누구라도 유태인의 눈으로 복음서를 읽게 되면 복음서 저자들이 수난 이야기 가운데 역사를 기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307쪽)고 주장합니다. 만일 전기를 읽게 되면 그 이야기들은 당장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고 합니다(307쪽).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미드라쉬적 해석에 대한 오해와 오용입니다.

다른 근거로서 그는 십자가를 앞두고 있었던 제자들의 행동을 제시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잡혀가고 예수님을 통하여 누리고자 하였던 자신들의 영화에 대한 꿈이 처절하게 박살나자 예수님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였던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수난 이야기를 역사적으로 구성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일면 타당성이 있다고 여겨지지만 여전히 미흡한 지적입니다. 예수님의 수난 이야기는 그 모든 순간에 제자들이 함께 하였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 순간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으며 복음서가 기록될 때에는 자신의 경험을 말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많은 수의 제사장들이 회심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행 6:7). 로마의 관원 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예수님과 연관하여서 자신들이 겪은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수난 이야기가 그 당대의 사람들이 겪은 바를 기록하였다고 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만나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서 이야기하였다고 보는 것은 열외로 하더라도 말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제자들이 어떻게 예수님을 전하는 증인으로서 살 수가 있었는지 설명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죽음 이후에 구약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의 생애와 연결되는 내용들을 발견하고서 복음서를 그가 말하는 미드라쉬적 해석 방식으로 기록하였다고 말합니다. 과연 이러한 주장이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로서 타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답은 전혀 아닙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이 죽고 난 직후에 예루살렘에 있었다는 이해가 됩니다. 유태인들의 명절인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그 이후에 갈릴리로 갔다가 오는 얼마간의 기간이 있고난 후에도 예루살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령 강림 이후에는 계속적으로 예루살렘에서 생활하였습니다.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벗어나는 경우 외에는.

예수님의 죽음으로 두려워하던 제자들입니다. 유태인 관원들에게 잡히면 어떤 봉변을 당할 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그들이 계속적으로 예루살렘이 거주하면서 예수님을 전하면서 살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인간적인 출세를 기대하고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그 기대가 예수님의 죽음으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그런 이들이 구약 성경을 읽다가 갑작스럽게 변화되었다거나 변화된 이후에 구약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과 연관하여 특별한 이해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도무지 수용될 수 없는 비합리적인 사고일 뿐입니다.

그들에게 그렇게 살아가도록 하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결코 예수님에 대한 증인으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삶은 그렇게 살아가도록 하는 어떤 특별한 계기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만이 그러한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저자의 입장에 동의하는 이들에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성경에 기록된 어떤 사건과 그 사건이 의미하는 바의 관계를 설명할 때에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달은 의미를 가리키고 손가락은 기록된 내용을 가리킵니다. 기록된 내용은 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기존 기독교회가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을 주목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만약 그러한 주장이 옳다면 기독교회는 그 잘못된 모습에서 돌이켜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비판이 정당한가라는 것입니다.

백의종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벼슬이 없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 의미는 나라를 사랑하여서 어떤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실제적인 사실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그 모습과 백의종군의 관계는 성경의 기록된 사건과 그 의미와의 관계입니다. 그 의미와 사건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움직이는 것입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이 내세우는 이들은 잘못된 연결로 인한 엉터리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기록된 사건만 앞세우면서 그 의의에 대해서는 무지하거나 왜곡하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그러한 모습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하여서 역사적인 사실 자체를 말하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이지는 않습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기존의 입장을 부정하려고만 하는 것이 잘못된 태도일 뿐입니다.

예수님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대의 옛 언약과 예수님을 통하여 이 땅에 도래한 새 언약의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그 원리는 확장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복음이 그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 시대를 변화시키는 능력으로서 그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는 섬김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기성 기독교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서 저자와 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으며 실제로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안타까운 기성 기독교에 대한 반향으로서 다른 한 극단일 뿐입니다. 도도주의에 해당되는 내용을 냐냐주의로 풀려고 하는 한 모습일 뿐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 시대를 본받지 말라는 성경의 가르침에도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이기에 이 시대의 정신을 가장 앞세우고 그 정신을 따라 다른 것을 살피고 판단하려고 함은 이 시대를 본받는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저는 이 시대를 본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이지만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원리를 바르게 잘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꼭 필요합니다. 또한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교회의 책임

성경은 교회가 진리의 기둥과 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진리의 가장 기초는 하나님의 실존과 인간 역사 안에서 그분이 행하시는 일 그리고 하나님과 관계가 회복된 이들을 향한 그분의 뜻입니다.

진리의 기둥과 터로서의 직무를 바르게 이해하고 그 직무에 나름대로 충실하였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사도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듣고 보고 경험한 바가 있었으며 성령 하나님의 다스림을 나름대로 온전하게 받았던 이들이 사역하던 시점입니다.

그 시대의 예루살렘 교회는 그 가르침과 삶을 통하여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유발하였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그 지역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을 얻었습니다. 여러 서신서에서 지역 교회의 문제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윤리적 삶이 뒷받침되었습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어떠한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성경을 소유하고 있어서 그 내용을 동일하게 읽고 이야기를 하고는 있는데, 과연 그 당대에서와 같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가? 그 삶은 지역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유발하며 존경이 담긴 칭호로서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가? 안타깝지만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그러한 현실은 결국 반작용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현실의 여러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교회의 원인으로서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 원리를 현실에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여서 나타난 교회의 여러 잘못된 모습인데 엉뚱하게도 성경의 가르침에 책임을 돌리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에서 소위 과학적이지 않은 내용들을 받아들임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맹목이라며 비판합니다.

맹목이라는 말로서 비판되는 그 내용들은 사도들의 시대에도 동일하게 교회에서 가르쳐졌고 수용되었던 바입니다. 그럼에도 그 당대의 교회는 그 지역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지 않고 경외심을 유발하였습니다. 만약에 그러한 가르침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 그 당대에도 교회의 삶은 잘못된 모습으로 나타나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전혀 아닙니다. 오늘날 교회의 잘못된 모습은 성경의 가르침으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고 오용한 데서 나타난 것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점은 성경의 가르침을 사도들의 때와 다르게 바꾸려는 데에 있지 않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현실적으로 잘못된 교회의 모습들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 한 여 신자를 만나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기존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분이었는데, 저를 만났을 때에는 하나님의 교회에 속한 상태였습니다. 제 집을 방문하였는데, 오늘날의 교회가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것은 잘못이지 않느냐고 따지는 것입니다. 십계명의 한 내용이며 예수님도 십계명을 지켰고 예루살렘 교회도 안식일을 지켰는데, 어떻게 교회가 안식일을 지키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경우에는 여전히 율법 준수에 열심(행 21:20)이었기에 안식일을 지켰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예수님도 지켰고 예루살렘 교회도 지켰다. 그러므로 교회도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 이는 전혀 잘못됨이 없는 정당한 주장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성경이 언약의 책이며 언약이 시대에 따라 변화되고 있으며 오늘날의 교회는 어떤 언약의 내용이 해당되는지를 설명하였습니다. 예수님과 예루살렘 교회의 안식일 준수가 어떤 언약적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설명하였습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안식일 준수에 있어서 예수님과 예루살렘 교회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하였습니다. 그분은 제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어지는 그분의 말씀은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교회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 답을 할 수가 없어서 당황하였답니다. 교회가 진리를 따라 나아가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답니다. 그분은 자신이 속한 교회의 담임목사님에게 그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였답니다. 처음에는 너무 쉬운 사안으로 생각하고 답변하셨는데, 깊이 들어가자 답변을 하지 못하시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뭐 그런 것을 가지고 그러느냐? 그냥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입니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서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분의 답변에 너무 실망하였고 진리를 추구하는 자세로 하나님의 교회에 속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한국 교회에서 그렇게 강조되는 십일조를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수님은 십일조를 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율법에 열심이라는 예루살렘 교회이기에 십일조를 하였을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그것을 내세워 율법에서의 십일조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된 안식일 준수와 그 상황은 조금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안식일 준수는 잘못이라고 말하면서 십일조는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모순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대부분의 오늘날의 기성 교회의 현실입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부합되는 성경 이해는 시대가 흐를수록 그 힘이 강하여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신앙 자체를 저버리는 경우와 신앙은 간직하면서 교회를 떠나는 경우로 나뉩니다. 후자의 경우는 대부분 위의 책과 같은 계열의 글들을 통하여 깨우침(?)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교회의 젊은이들이 위와 같은 계열의 책들을 몇 권만 접하게 된다면 또한 동일한 길을 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제대로 된 근거에 입각한 설득력을 갖춘 설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교회 이탈을 막을 수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교회에서 가르쳐지는 바를 받아들이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라는 식의 말로는 더 이상 붙들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별다른 대책을 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10년 전, 50년 전, 10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만을 되풀이하면서 그냥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성 교회의 목회자 중에서 위의 책을 설득력 있게 비판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앞에서 언급한 여 신자와 대화한 분과 비슷한 수준이지 않을까요?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서도 그 삶은 잘못될 여지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고서 그 삶은 올바를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희박합니다. 위에 있는 권세에 굴복하라는 가르침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교회는 그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였기에 그 가르침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카페 ‘성경적 교회 회복’(http://cafe.daum.net/BCRestoration) 자유게시판 86번 글에 있습니다.

신학자들은 이 부분에 있어서 아주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데, 직무 유기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과연 현재의 신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하여 진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교회를 지킬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될런 지는 의문입니다.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한 책들이 금서인 것과 같이 기성 교회에서 위와 같은 계열의 책들은 금서에 해당됩니다. 금서임에도 대학가에서는 주체사상에 대한 글들이 유통되고 많은 이들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에서도 이는 다르지 않습니다. 주체사상을 수용하는 이들이 깨어있는 대학생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과 같이 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깨어있는 신자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은 모습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체사상에 매료된 이들이 자신과 같은 이들을 더 많이 생겨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습니다.

교회는 이런 현실을 잘 파악하여서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목회자들이 먼저 그 내용들을 숙지하고 성경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지체들이 그러한 글들을 접하도록 안내하고 그 내용에 대해 올바른 비판 의식을 가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냥 과거와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방식으로 가르치면서 교인의 숫자가 늘어나느냐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없습니다. 유럽의 교회 현실은 반면교사로서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존 셀비 스퐁 감독의 삶은 어떠할까요? 저는 알지 못하지만 추측하기에는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 중에 그 누구보다도 기독교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글을 비판하는 저 또한 그 삶은 그분과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뒤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가 그 사고에 있어서는 저와 일치하고 그 삶은 그분의 수준이 되면 참 좋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모든 신자는 예외없이 하나님 앞에 서게 되고 그 삶에 대해 심판을 받게 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신자의 행위를 따라 심판하신다고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행위를 따라. 신자가 어떻게 사느냐는 행위인데, 성경의 가르침을 어떻게 이해하고 가르치느냐도 역시나 행위입니다.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 가르침에서 제시되는 원리를 이 시대에 적용하며 시대를 변화시키는 대안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밝히는 데에는 열심이 없고 그냥 자신의 교파에서 수용하는 교리를 붙들고 있으려고만 하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모습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입각하여 바르게 밝히려고 하지는 않고서 자신의 교파에서 수용하는 교리와 다르다고 제명하고만 있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러한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악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자는 자신에게 적용하면서 그 삶을 성경에서 말씀하는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는 수준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체들이 그러한 진전을 위하여 서로 섬기면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성경이 제시하는 성숙입니다. 스퐁 감독이나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은 자신들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 깨어있음이고 성숙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과 같이 생각하지 않고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른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있어서 더 깊고 넓을 수가 있습니다. 더 성숙한 것입니다.

지금은 사순절의 마지막 기간을 지나고 있으며 오는 주일은 부활절입니다. 교회는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대해 되새기게 됩니다. 아마도 그 내용의 대부분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면에 집중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 의미 곧 신학적인 의의와 교회와 신자에게서 나타나야 할 모습에 대해서는 아주 빈약하고서 말입니다. 이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후자만을 말하는 것의 잘못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의 신학적 의의와 실제적인 적용에 대해서는 너무 빈약하기만 한 교회 현실을 넘어서야만 합니다.

교회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주어지는 도전들에 대해 잘 분별하고 바르게 대처하여야 합니다. 수용하여야 할 부분과 막아야 할 부분들에 대해 잘 분별하고 바르게 대처하여야 합니다. 수용하여야 할 부분은 수용하고 막아야 할 부분은 막아야 합니다. 수용하여야 할 부분은 막고 막아야 할 부분은 수용한다면 그 결국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 글이 바른 대처를 위하여 나름대로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된다면 제게는 하나님을 향한 감사이면서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