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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4월 05일 (일) 17:04:51
최종편집 : 2009년 04월 05일 (일) 22:21:20 [조회수 : 27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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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12:12~19
요한복음에 의하면, 주님의 제자들은 이해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들로 나타납니다(16a). 그래서 오늘은 주님의 제자들처럼 깨달음의 속도가 좀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우리들의 삶 속에 이미 뿌리를 내린 주님을 향한 믿음, 주님을 ‘나의 구세주’로 인정하는 믿음을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말씀을 상고하고자 합니다.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알면 그에 근거해서 우리들의 믿음도 그 만큼 견고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말씀을 상고할 때에 “이것이 그 뜻이냐!”는 깨달음의 기쁨이 임하게 되길 바랍니다.
1. 주님은 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신 것일까요?
주님의 제자들은 도무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주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14절) 예루살렘에 들어오시자(12절) 예루살렘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12a) 종려나무 가지를 갖고 주를 맞으러 나갔습니다(13a). 그리고 힘차게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호산나라는 말은 “야웨여 이제 구원하소서”라는 뜻을 갖습니다.
• 대체 왜 어린를 나귀를 타신 것인가
그런데 제자들은 그런 현상을 보고 도무지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체 왜 주님이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 것일까요? 차라리 걸어 들어오시는 것이 낫지... 당시에 일반인들이 교통수단으로 흔히 이용하던 다 큰 나귀를 타신 것도 아니고 왜 어른이 어린 나귀를 타신 것이냐는 겁니다.
이것은 요즘 우리들 개념으로 보자면, 대형이건 소형이건 흔한 승용차 다 놔두고 50cc 모터클 타고 들어오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옆에 바퀴달린 좌석이 부착된 사이드카를 탄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대체 왜 그러셔야 했던 것일까요?
• 구약과의 연관성 속에서 이해해야 하는 어린 나귀 타는 왕
여기에는 구약과의 연관성 속에서 보아야 하는 각별한 주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스가랴 9:9과의 관계에서 나타납니다. 구약의 스가랴 선지자는 앞으로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은 정치적, 군사적 철권형의 강력한 전제 군주로서 크고 힘좋은 군마를 타는 왕이 아니라 볼품없고 힘없는 모양새에 일반인들이 타고 다니는 나귀를 타되 그것도 어린 나귀를 탈 것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왕은 낮은 자의 입장에서 공의로 구원을 베푸는 왕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날, 주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셨던 겁니다. 예루살렘의 많은 사람들은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저 옛날 스가랴 선지자가 선포했던(15절) 바로 그 왕이라고 확신했던 것이지요(13b). 그래서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시는 주님을 환영했던 겁니다.
• 어린 나귀를 탔다는 그 이유만으로?
물론,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셨다는 그 이유만으로 예루살렘의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그렇게 환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 이외에도 나귀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은 많았을 겁니다. 주님처럼 어른이 어린 나귀를 타는 경우가 전혀 없지도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은 지금 국가적인 명절을 맞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12a) 많은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이 어린 나귀를 탔다는 바로 그 점이 대대적인 환영을 받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는 그 동안 주님이 어떤 일을 하셨으며 무슨 일을 하셨는지에 대한 소문이 예루살렘에 와 있던 전국의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있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17절~18절에 나오는 말씀이지요. 주님이 죽었던 나사로를 다시 살리셨다는 엄청나고 놀라운 사건을 증언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나사로를 살리시던 바로 그 때에 함께 그 자리에서 현장을 목격했던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 사람들에 의하여 주님이 무슨 일을 행하셨는지가 증언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마치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과 같은 형국이 되었던 겁니다. 심지어는 주님을 반대하던 바리새인들 조차도 주님을 맞이하는 대대적인 환영인파를 보고 자포자기성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19절).
• 나중에 비로소 알게 된 제자들과 예루살렘 환영인파의 차이점
그런데 주님과 함께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훈련받았던 제자들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둔하기가 바위 덩어리 같은 제자들이었습니다. 도무지 아는 것도 없고 깨닫는 것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16a). 하지만 그렇게 둔하기 그지없던 그들도 마침내 주님께서 부활하심으로 영광을 받으셨을 때 “그것이 그 뜻이었다!”라는 진리를 비로소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16b).
우리는 여기서 엄청난 차이를 보게 됩니다. 예루살렘에 있었던 사람들은 주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시자 스가랴 선지자가 선포했던 “예언의 성취”에 감격하여 법석을 떨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야단법석의 와중에서 아둔하기가 끝이 없었던 제자들은 어안이벙벙하여 ‘이 사람들이 왜 이러나’ 하는 어정쩡한 상태로 주님과 함께 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체포되시고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에 주님을 향했던 대중의 환호성은 안개걷혀 버리듯이 사그러들고 말았지요. 물론 우리가 아는 대로 제자들도 역시 혼비백산하여 모두 다 도망쳤었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비록 시간적으로 더디긴 했을지라도 주께서 부활하신 후에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환영인파의 대대적인 환영사건이 무엇을 뜻했던 것인지 그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 후에 그들은 성령에 사로잡혀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역에 총출동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을 향해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20:22)”고 하셨습니다. 그 후 제자들은 주님께로부터 큰 사명을 받게 되었고 그들은 성령의 권세로 기적을 행하며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 나라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이 귀한 일에 제자들보다 이해력이나 인지도가 빨랐던 예루살렘의 대중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이해력이 빠르고 늦고의 차이는 하나님 나라 사역을 감당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리켜 줍니다. 하나님 나라 사역을 감당함에 있어서 이해력이 빠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인지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떨어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타고 난 지능이 선천적으로 좋아서 한 번만 말해도 열 가지를 순간포착하여 빠르게 이해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비해 다른 어떤 사람은 두어 번 설명을 해도 잘 알아 듣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해력이 빠르고 늦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향한 믿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해력 빨랐던 예루살렘의 대중들은 더 이상 하나님 나라와 연관되어 나타나지 않지만 이해력이 늦었고 깨달아 아는 속도가 상당히 뒤떨어졌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의 경험을 갖기 이전에 발생했던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 사역에 매진하였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주님을 향한 믿음을 통해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말미암아 부활하신 주님과 만나는 감격적인 경험을 갖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깨달음을 바탕삼아 귀한 복을 감당하시는 기쁨이 있길 바랍니다.
• 아, 난 그런 거 잘 모르고요... 그저 예수님의 은혜 때문에 기쁘게 산다는 겁니다
어느 분이 오래 간만에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가야하는 철도 여행이었기 때문에 장시간을 가야하는 여정이라는 것에서 처음부터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두어 시간쯤 지났을 무렵, 정차했던 역을 출발하면서 여행객 한 사람이 맞은 편 빈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그는 빈자리에서 앉으면서 맞은 편에 먼저 앉아 있던 그에게 가벼이 목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말을 걸어 왔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급기야 서로의 신앙에 관한 이야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반갑게도 그 두 사람은 같은 신앙을 가진 크리스챤이라는 사실에 서로 마음이 열려 더욱 친밀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시간을 보니 세 시간 가량이 지났습니다. 그럭저럭 목적하는 종착역에 거의 다 오게 되었던 겁니다.
앞으로 20여분 정도만 더 가면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도 서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나중에 맞은 편의 빈좌석에 앉으면서 목례했던 분이 삼위일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맞은 편의 분은 그의 이야기를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20여분이 거의 다 지나도록 열심히 들었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그 뜻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하여 정지하면서 이야기가 끝났는데 그 때 마지막 20여분 동안 듣고만 앉아 있었던 맞은 편의 크리스챤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성부≠성자≠성령” 이지만 “성부,성자,성령=한 분 하나님” 이므로 “3=1” ?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우리 기독교의 삼위일체란, 아버지는 결코 아들이 아니고 아들은 결코 성령이 아니며 성령은 결코 아버지가 아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가 아니면서 아버지와 한 하나님이시고 성령은 아들이 아니면서 아들과 한 하나님이시니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하나이신 하나님이라... 1≠1≠1 이지만 1,1,1=1 이므로, 결국 3=1이다 ??
아, 난 그런 거 잘 모르고요. 그저 예수님의 은혜 때문에 기쁘게 산다는 겁니다. 우리 부모님도 날 떠났고, 집사람도 날 두고 먼저 떠났으며, 애들도 제각각 결혼해서 자기들 살림하느라 지금은 나 혼자 남았지만, 내가 믿는 주님은 지금도 내 곁에 계셔서 지금 나와 함께 이 지루한 여행시간을 같이 오셨다는 것... 선생님도 주님과 함께 예까지 같이 오신 줄로 압니다. 일 잘 보시고, 잘 다녀 가십시오.”
• 깨닫는 것은 더딜지라도
그 분은 “‘부모님≠집사람≠애들’ 이지만 ‘부모님,집사람,애들’이(=) ‘한가족’을 이뤘기 때문에 ‘우리는 한식구’”라는 삼위일체적 개념을 갖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에게 더 중요했던 사실은 이와 같은 삼위일체적 사고에 기반하여 성삼위일체에 대한 교리를 지적인 깨달음을 통해 갖게 된 것이 아니라 주의 은혜 안에서 “식구들과 어우러져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가족의 삶”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제자들에게 있어서 중요했던 문제는 주님이 왜 어린 나귀를 타셔야 했는지에 대한 지적인 깨달음보다도 바로 그 주님과 어우러져 세상을 산다는 것 그 자체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해력 빨랐던 예루살렘 사람들은 다 흩어지고 뒷 이야기를 남기지 않았지만 이해력이 갑갑할 정도로 더뎠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후 주님이 왜 그래야 했던지를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으며 그 결과 주님이 다시 오실 그 날까지 성령과 함께 하므로 주와 같이 사는 경험을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오시마 약속하신 주님, 오실 때 구름타고 오신다고 했는데 그것이 대체 어떻게 오신다는 것인지 현대의 과학적 사고로서는 도무지 깨달음이 없다고 할지라도, 오늘 이 시간에도 성령님의 감동속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구원해 주신, 죽었다가 삼일만에 다시 살아 부활의 영광을 드러내신 바로 그 주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며 하나님으로 믿습니다.
2. 사람들은 ‘호산나’를 외칠 때 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던 것일까요?
주님의 제자들은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명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모여있던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서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시는 주님을 환영했습니다. 대체 왜 그랬던 것까요? 길 옆에 서서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쳐도 될 것이고 손을 흔들어도 될 터인데 무슨 이유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던 것일까요?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요?
• 종려나무가 나타내는 상징성
여기에는 종려나무가 의미하는 상징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종려나무는 우리말의 다른 말로는 야자나무라고도 합니다. 이 종려나무는 10m에 이르는 것도 있으며 그 뿌리는 100m를 훨씬 넘어 200m에 이르도록 뻗어 나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려나무는 사막성 기후에도 잘 자라며 항상 흐드러지게 무성한 푸른 잎사귀를 지니는 데다가 그 열매의 맛도 좋고 당도 또한 높다고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하여 종려나무는 “아름다움”과 “번성”, 그리고 “불변”과 “풍요”를 상징하는 나무로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상징성을 갖고 있는 종려나무의 가지를 꺾어 주님을 환영했다는 것을 종려나무가 갖는 상징성과 연상해 본다면 예루살렘의 대중이 주님을 맞을 때 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어 맞았던 것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주님은 당도높고 맛있고 풍성하기 그지없는 생명을 주시는 분, 생명을 주시되 잠깐만 주시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 그래서 복받는 사람들이 무한번성하도록 하시는, 영원토록 이런 복을 주심에 변함이 없으신 왕”이라고 보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주님의 제자들은 그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겁니다. 종려나무가 갖는 상징성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보아야 할까요? 어쨌든 요한복음의 저자가 볼 때 분명한 것은, 제자들의 눈에 예루살렘의 많은 사람들이 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주님을 맞이했던 것인지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상징성”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강화되도록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믿음을 좀 더 굳세게 하는데 크게 유익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생활을 할 때 상징성이 주는 의미는 굉장히 깊기 때문입니다.
• 개신교회의 상징물들-성찬식 때의 떡과 포도주,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절 때의 계란
성찬식 때에 분급되는 떡과 포도주도 상징성을 갖는 물질입니다. 우리들이 그 상징성을 통해 나타나는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우리들의 믿음이 서로 다르게 기술될 수 있습니다. 전면에 걸려 있는 십자가 형상에 대해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받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믿음이 다르게 진술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십자가 목걸이가 이상하리 만큼 유행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마치 주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많은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어 대던 그 열광적인 모습처럼 십자가 목걸이를 목에 건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너나 할 것없이 십자가 목걸이를 목에 걸고 한껏 뽐냈던 때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영화에 나오는 범죄자들도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십자가가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도구로 사용되는 영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십자가 목걸이는 유행을 타고 남녀노소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한 개쯤은 목에 걸고 다니는 인기좋은 악세사리였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어떤 아가씨들은 믿음이 좋아서였는지, 아니면 믿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미모를 더욱 부각시키려고 뽐내기 위해서였는지 양쪽 귀에 주먹만한 십자가 귀걸이도 했었습니다.
고난의 십자가가 그렇게 멋들어진 악세사리로 각광을 받던 시기에 이 한반도 땅을 지금도 같이 살고 있을 어떤 여성이 ‘왜 이렇게 큰 십자가 목걸이에 귀고리까지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물으니까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멋있잖아요.” 실로, 그 대답은 매우 간단하고 명료했습니다. 주님의 고난을 가리키며 부활의 영광의 영광을 지시하는 십자가, 고난없는 영광없고 십자가없는 부활없다를 드러내는 이 상징성은 온데간데 없고 한낱 한순간의 몸치장을 위한 인간의 악세사리가 되고 말았던 겁니다.
다음 주일은 부활주일입니다. 부활절 때에는 삶은 계란에 예쁜 장식을 해서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축하하며 나누어 먹습니다. 그러면 왜 부활주일 날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는 것일까요? 그것은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의 모습을, 무덤문을 열고 나오시는 부활의 주님과 연관지으면서 우리의 부활신앙을 강화시키기 위함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여러 상징들을 통하여 그리스도 주 예수를 향한 우리들의 믿음을 견고하게 세워나갈 수 있다면 그 상징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은 마치 제자들이 처음에는 잘 몰랐다가 주님이 부활하신 후 예루살렘의 대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던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 알게 된 것처럼, 그래서 그 이후에는 전격적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는 선교적 삶에 자신들의 여생을 총출동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상징물을 통한 상징성의 의미는 우리들의 믿음강화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떠받들어 섬겨지던 모세의 놋뱀
그런데 이 때 주의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상징성을 나타내는 매개체 그 자체를 우상화시킨다거나 신비한 힘이 작동하는 것처럼 떠받들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출애굽을 한 후에 광야에서 생활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호르산에서 출발하여 에돔땅을 돌아 지나가려고 하는데 길이 얼마나 험한지 백성들의 마음이 상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마음이 상한 백성들이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면서 왜 애굽에서 여기로 데리고 와 이런 데서 죽게 하느냐며 먹을 것도 없고 마실 물도 없으며 지금 먹고 있는 만나는 싫다고 투덜댔습니다. 그러자 느닷없이 불뱀들이 공격해 왔는데 이 때 불뱀에 물린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죽었습니다.
갑자기 당한 일에 황망해진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잘못했다고 뉘우쳤습니다. 그리고 모세에게 달려와 이 급박한 상황을 조속히 해결해 달라면서 백성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중보기도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때 백성들과 하나님과의 중간에서 늘 중보하며 백성들을 가나안땅으로 인도해 가던 모세가 하나님께 간절히 중보기도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도무지 인간의 지성에 맞지도 않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놋으로 뱀을 만들어 장대에 달아 높이 세우고 그 뱀을 보라고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놋뱀을 보는 자들이 살게 되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지시대로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모세의 말을 듣고 만들어 매단 놋뱀을 본 사람들은 모두 다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서 이 놋뱀이 하나님을 대신하는 “치유의 신”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기원전 8세기 중초반 무렵, 남유다의 히스기야 왕이 종교개혁을 하던 때에 그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놋뱀에게 분향하므로 히스기야 왕이 이 놋뱀을 부수어 버렸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입니다(왕하18:4). 그것은 그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나타내는 상징성, 인간의 지성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 생명을 보증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마치 신처럼 섬겼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적인 매개물들이 그 자체로서 신처럼 떠받들어 섬겨질 때에 그것은 우상이 되고 하나님을 등지는 일이 되고 맙니다.
• 주를 믿는 우리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주님을 더 잘 알 수도 있으나
아둔했던 주의 제자들은 처음에 주님이 어린 나귀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수많은 사람들이 종려나무를 흔들며 주님을 맞이하자 왜 그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던 것인지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주께서 부활하시고 영광을 받으신 후에서야 비로소 그 상징적인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주의 제자들은 참으로 깨달음이 느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의 제자들이 하나님 나라 사역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상징이 주는 의미를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이해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주님을 향한 믿음보다도 머리가 앞섰던 예루살렘 사람들과는 달리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감당하는 제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주님을 경험적으로 만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상징적인 것의 깊은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들처럼 깨달음이 더딜 때도 있습니다. 제자들처럼, 주님께 가까이 있으면서도 주님과 상관없는 사람들보다 주님에 대해 더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우리들보다 주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지적으로 예수님에 대해 많이 안다거나 잘 아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늘, 우리들은 분명하게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주님에 대해 지적으로 잘 알고 많이 아는 것보다도 주님과의 만남의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에 대해 구약에 무엇이라고 기록되어 있는지를 아는 것보다도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사랑을 통해 믿음으로 주님과의 만남을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물이 무엇을 나타내는 것이냐는 상징의 의미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보다는 지금 내가 주님과 어떤 관계로 세상을 사느냐는 경험적 삶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러분, 그렇다고 해서 주님께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거나 잘 모른다는 것이 교인의 자랑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난 주님, 우리가 믿는 주님을 변함없이 섬기시면서 하나씩, 하나씩 주님에 대해 점점 더 깊이 알아 가는 즐거움을 통해 우리들의 믿음을 조금씩 조금씩 강하고 견실하게 세워나갈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주님의 제자들처럼 뭐가 뭔지를 잘 몰랐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흐를 수록 주님의 은총에 대한 감동이 깊어짐에 따라 ‘이것이 그 뜻이었구나’라고 차차 알아 가게 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더불어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영원한 소망으로 날마다 승리의 감격을 나누시는 저와 여러분의 복된 삶이 다 되시길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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