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극빈층의 93%가 거주하는 서울.

어두운 뒷골목과 산동네 등에 자리한 단칸 쪽방...

그 안에 둥지를 튼 외롭고 가난한 이웃들.

어둠과 습기로 곰팡이 냄새 가득한 집에 꽃샘추위 찬바람마저 새어들면,

옷깃으로 모자라 마음까지 여며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갑작스런 실직이나 질병 등의 위기까지 닥쳐온다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우리의 이웃들은

이 작은 보금자리에서마저 내몰릴 위기에 처합니다.

보금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사막과도 같은 거리에 나앉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랑하는 가족마저 잃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하늘이 무너지는, 즉 희망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천여년 전, 예수께서는 성령께서 자신에게 임하신 까닭을,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밝히셨습니다.

당시 극단적인 빈부격차와 부채로 인한 토지상실, 살인적 세금까지 부과되는 현실 앞에서

'희년'을 다시 선포하신 것이었습니다(눅 4:18~19).

그렇다면, 예수를 따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크리스천들은,

마찬가지로 극단적 빈부격차와 주거양극화 현실 앞에서,

희년을 어떻게 다시 선포하고 실천해야 할까요?

제도적 실천이 가장 중요합니다

토지공개념에 기반하여 토지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할 장단기 정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역량을 가진 크리스천들이 함께 연구하고 성서적인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거꾸로 가는 부동산정책에 항의하고 하나님의 공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회공동체의 주거복지 실천이 중요합니다.

1. ‘희년’정신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종종 뉴타운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 등에게 예배당을 대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예배당은 기도하는 집입니다. 지난날 희년을 외면했던 모습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명령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이제라도 스스로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역주민들의 재개발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 부동산투기심리로부터 벗어나도록, 또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2. 주거복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가정 등을 위해 임대료를 지원해 주십시오. 더 이상 방관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집은 희망입니다. 이 땅의 교회가 가난한 이웃들의 희망이 되어주지 않으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