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자유게시판에 박목사가 실은 것을 박인환 목사의 이름으로 당당뉴스 운영자가 가져온 것이다.

저는 다른 후보에게 표를 주었지만 고수철목사님이 감독회장으로 당선이 되셨기에 당연히 그분이 감리교 감독회장으로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그 말이 그 말 아니냐고 하신다면 할 말 없습니다만) 누구 한 개인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무조건 지지해서도 안 될 것이며 또는 반대로 자기와 성향이 다르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반대한다고 해도 잘못된 일일 것입니다.

2.“꽃우물에 따뜻한 교회가 있네”라는 정감어린 책을 쓴 사람이 게시판에 글을 쓰는 것이 과격하다는 평에 대하여.
저는 본디 생김새도 그렇고 말 솜씨도 조금 투박한 편입니다. 그러나 누구를 만나든지 사람에 대한 성실성을 가지고 살려고 노력합니다. 제 책도 그러한 저의 성품과 삶의 자세에서 나온 하나의 열매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게시판에 올린 저의 비판적인 글로 인해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박목사님이 그 책을 쓰던 박목사님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변했어요. 이제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그 책을 쓰던 때의 그런 영성을 회복하지 못할 거요.” 그 말씀에 저는 “저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저희 교회역사와 교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책을 펴내던 때와 감리교게시판에 글을 쓰는 오늘과는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입니까? ‘비판적인 말’을 하거나 ‘비판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을 ‘부정적인 사람’으로 낙인 찍어버리기 시작한 것이. 어느 사회나 단체에도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영성이 맑은 사람이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렇다고 제가 스스로 영성이 맑은 사람이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냥 모든 것을 보고도 못 본 척, 나 혼자 고고한 척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영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3.‘운동권’이라는 단어와 관련하여(이것은 오**목사님과 관련없이 말씀드리는것입니다)

몇 년 전 기독교타임즈에 글을 연재할 때입니다. 한 번은 제가 보낸 원고를 싣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런지 물어보았더니 돌아오는 대답인 즉 “내용 가운데 담임목사직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어서 실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글 실으면 힘 있는 큰 교회목사님들이 싫어한다는 뜻이겠지요.

한 번은 서부연회 심부름 차 북한에 갔다 온 후 기행문을 써서 당당뉴스에 실었는데 그것 때문에 저를 “운동권, 좌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기록한 기행문일 뿐인데, 단지 북한에 대하여 글을 썼다고 해서 그 사람이 운동권, 또는 좌파가 된다면 세상 무서워 어디 말 한 마디 자유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감리교게시판에서 열심히 글을 쓰는 분들 중에 ‘운동권’ ‘좌파’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자신만 보더라도 전혀 그 쪽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운동권이었다면 어떻게 신원조회를 통과하여 군목입대를 할 수 있었겟습니까?

저는 신학교 1학년을 마치던 날 소위 ‘운동권’에 몸 담고 빈민운동을 하던 한 선배가 “같이 하자”고 하는 제안을 그 자리에서 거절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얼마 후 그 선배님은 교회가 있는 달동네에서 연탄가스로 죽고 말았습니다. 그 때 매몰차게 그 선배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 지금도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운동권’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가를 알고 있었기에 저는 거절했던 것입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비겁한 사람입니다. 저는 지금도 ‘운동권’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열등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들이 감옥 가고 매 맞고 핍박 당할 때 저는 편안하게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잘 먹고 잘 살았기 때문입니다.
제발 사람들을 향하여 ‘운동권’이니 뭐니 함부로 분류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곧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지난 수 십 년 간, 뜻있는 젊은 목사들이 무슨 말을 하면 거세게 ‘운동권’이니 ‘좌파’니 하며 몰아부쳤습니다. 그것이 우리 감리교회의 풍토였습니다. 김홍도목사가 종교재판을 주도하여 변선환, 홍정수교수를 매장시킨 후부터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비판할 줄 알고 개혁정신에 투철해야 할 젊은이들이 모두 입을 다물게 된 것 같습니다. 말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저같이 좀 미련한 인생들이 자기 손해 볼 줄 모르고 자꾸 말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저를 아끼시는 선배목사님 한 분이 저에게 이런 충고를 하셨습니다. “박목사, 아직 나이도 있는데 그래도 서울의 웬만큼 큰 교회에서 목회하다가 은퇴해야 하지 않아? 그러니 지금부터 당당뉴스에 글 올리지 말고 조용히 있어!” 그 선배님 말씀을 듣고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 결론은 “내가 큰 교회 가려는 욕심 부리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디 목사가 큰 교회 가기 위해 목회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김*헌 목사님이 “‘운동권’은 어느 교회 인사문제에 이름조차 거명되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그런데 김*헌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운동권’의 개념이 틀렸습니다. 그리고 운동권이든 아니든 목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큰 교회 가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는 것을 김목사님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쓴 글은 오** 목사님의 댓글을 보고 시작한 것이지만 꼭 오 목사님과만 관련하여 쓰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마음에 품고 있던 ‘저 자신을 위한 변명’ 쯤으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 목사님께서 한 번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한 번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번도 뵙지 못해 전혀 생소한 분이시지만 목사님으로부터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야기도회 끝나고 야심한 밤에
화정교회 박인환목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