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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면 문화가 보인다.오천항에 가려진 옛 충청수영성 모습을 보고, '녹도' 생태 섬 만들기 모임을 갖다.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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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2월 10일 (화) 18:15:25
최종편집 : 2009년 02월 15일 (일) 01:18:55 [조회수 : 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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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6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사무소에서 ‘생태 섬 만들기’ 모임이 있었다. 서울에서 점심식사 후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광천 나들목으로 빠져 천북면 소재지를 향하다가 40번 국도를 거쳐 오천면에 닿았다. 길은 호젓한 농촌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어 편안했고, 흐린 날씨 탓인지 가는 길이 꾸물꾸물 시원치가 않았다.

한적한 꼬부랑길을 돌고 돌아 보령호를 막아놓은 댐에서 직진하면 충청수영이 있던 오천성 바로 옆 오천면으로 향하는데 보령호 너머 산길을 넘자마자 마주하는 곳이 오천항이다. 이 길에서 우회전해 들어가면 학성리의 밤섬을 지나 맨삽지에 닿는다. 오천항을 지척에 두고 소담한 옛 건물의 면사무소 2층에 마련된 회의장을 들러보고는 잠시 면사무소 옆에 있는 오천항을 굽어볼 수 있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오래된 성곽을 따라 산책을 했다.

   
▲ 충청수영이 있던 오천성에서 바라본 오천항 풍경, 보령호 너머 산길을 넘자마자 마주하는 곳이 오천항이다.

오천항은 과거 충청 수영성 회이포라는 항구로 이용되었다. 남북국시대(신라와 발해)이후 당나라와의 교역창구로 이용되었다던데 그 자취는 찾아 볼 수 없다.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왜구의 출몰이 잦아지자 오천항 일대를 지키는 수군이 주둔할 수 있도록 천수만이 열리는 지점부터 먼 바다까지 모두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오천성을 쌓게 되었다. 오천은 충청도 해안방위의 본영으로서 충청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되었다. 현재 서문에 해당하는 홍예문, 어려운 백성을 돌보던 진휼청, 장교들의 숙소였던 장교청, 성곽 등이 보존되어 있다.

대부분 개펄로 이어진 서해안 포구들과는 달리 오천항 앞바다는 제법 수심이 깊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비록 작은 갯마을이지만 오천항은 조선조 충청수군의 본영이 자리한 군항이었기 때문인데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 일본인들에 의해 교묘하게 그 흔적이 사라진 수영성이다. 총길이 1.3㎞로 현재 무지개 같은 아치형태의 홍예문의 흔적만이 슬픈 역사의 뒤안길을 말해준다.

   
▲ 충남 보령시 오천면사무소 전경, 2009년 1월 16일 이곳에서 '생태 섬 만들기' 모임이 있었다.

그 위로 백성들에게 구호미를 나눠줬던 진휼청이 소담하게 남아 있다. 너무도 외롭게 남아있는 홍예문과 진휼청을 지나 바다에 면해 있는 성곽길을 따라 오솔길을 걷다가 홍성-보령간 옛 뱃길이 장기적인 안목 없이 가로막은 방조제가 눈에 띄었다.

방조제는 1991년 1082m가 건설되면서 바다와 하천이 단절된 것이다. 과거 홍성, 광천, 오천을 거쳐 서해로 흐르는 물길이 완전히 끊긴 옹암포구는 천수만 등 서해안 일대 배들이 새우를 잡아 들여오던 곳으로 조선시대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국 최대의 새우젓시장이 형성됐다 쇠락한 곳이다.

   
▲ 오천은 충청도 해안방위의 본영으로서 충청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되었다. 현재 서문에 해당하는 홍예문, 어려운 백성을 돌보던 진휼청, 장교들의 숙소였던 장교청, 성곽 등이 보존되어 있다.

방조제로 인해 조류가 바뀌면서 천수만 일대에 각종 퇴적물이 쌓이면서 오염되었는데 최근 AB지구 담수호에서 오염된 물을 천수만에 방류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어 바다와 하천의 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어떤 종류의 쓰레기이든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것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것을 명심하고 옛 물길을 다시 일부만이라도 열어 과거의 뱃길을 복원하면 좋겠다. 홍보(홍성-보령)운하의 복원은 홍성군에서 계획하고 있다는데 과거로부터 연결되었던 광천길 운하를 뚫어야지 한반도대운하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 백성들에게 구호미를 나눠줬던 진휼청이 소담하게 남아 있는 모습

한반도운하의 포기를 위해 지금과 같은 촛불방식을 넘어 각 교회마다 진정성 있는 촛불기도로 하나님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밝히는 운동과 더불어 그동안 황금만능주의에 오염돼 불의와 타협하면서 잃어버렸던 영성, 신앙과 생활의 불일치로 이원화되었던 편리한 믿음생활을 참회하고 통회하는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필요하다.

한반도 운하는 결국 우리의 강에 콘크리트로 수로를 만들어 수 만년 내려온 자연 생태계를 파멸의 길로 몰아가는 행위로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파괴하는 일이다. 이 무모하고 반환경적인 사업에 우리들 삶의 질이 높아지기를 바라는가. 사람과 자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앞선 이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 보령시 '녹도' 생태섬 마을 만들기 참여자 분들과 함께, 오천항은 조선조 충청수군의 통제영이 자리한 군항인데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 일본인들에 의해 교묘하게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본영으로 슬픈 역사의 뒤안길을 말해준다.

오천항은 키조개와 함께 겨울철 별미인 간자미 무침이 유명한데, 그중 소영식당(041-932-2989)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란다. 또 다른 식당인 수영성횟집(041-932-5554)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요즘은 호젓하게 내려와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간자미 맛을 볼 수 있다. 오천항은 다른 포구들과는 달리 북적이지 않아 좋다. 간만의 차가 적어 온화한 포구의 느낌 또한 좋다.

보령시 호천항을 바라보면서 오랫동안 묻혀 졌던 오천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고 성곽 등 건축물들을 되살리는 생각에 잠겨본다. 항구와 수영성 주변을 꾸며 지역정체성을 반영한 미래지향적이고 계획적인 항구정비체계를 구축해야 함이 시급해보였다. 무엇보다도 몰개성적, 무계획적으로 개발된 충청수군절도사 본영인 이곳을 다시금 공공디자인의 성격으로 훼손된 경관을 정비하고 주변거리와 상점, 폐가들을 조화롭게 재디자인(redesign)한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중 한곳이 오천항이 될 것이다.

   
▲ 오천성에서 바라다 본 홍성-보령간 옛 뱃길, 지금은 육중한 방조제가 물길의 흐름을 강제로 가로막았다.

우선 육중한 콘크리트항구의 구조물들과 난잡한 주변거리를 친환경디자인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대천항과 오천항을 잇는 해안선을 따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태도로를 만들어 걷고 싶은 길, 자전거로 달리고 싶은 길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아스팔트길은 사람을 위하기보다는 속도를 위한 자동차에게 유리함이 많기 때문에 인간적인 정이 흐르는 길로 바꾸자는 것이다. 농어촌이 농어촌답지 않은 삭막한 해안 길이 아닌 흙길과 숲길이 공존하는 보령의 자연을 만나게 해주자는 것이다.

이는 보령시와 주민들이 합심하여 보령의 정체성(Identity)을 찾는데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거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디자인하고 문화와 소통의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주민의 삶과 지역문화가 공존하는 항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오천항의 ‘창조도시프로젝트’로 역사적 상징성과 친환경성, 전통요소의 현대적 조형화, 장식을 배제한 형태와 색채 적용을 통한 주변과의 조화 등을 갖춘다면 지역의 방향성과 우수성만큼은 모두가 주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이날 오천면사무소에 모인 분들은 구문회(보령시), 남택종(보령시), 이병운(보령시), 채춘병(보령시의제21), 양재성(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전해성(한국교회봉사단), 이병화(역사문화연구가), 박민용(연세대), 류기석(연세대) 등이 참여하여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의 보령시 녹도 ‘생태 섬 만들기’에 대한 만남을 가졌다.

이날 오천면사무소에 모인 분들은 구문회(보령시), 남택종(보령시), 이병운(보령시), 채춘병(보령시의제21), 양재성(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전해성(한국교회봉사단), 이병화(역사문화연구가), 박민용(연세대), 류기석(연세대) 등이 참여하여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의 보령시 녹도 ‘생태 섬 만들기’에 대한 모임을 가졌다.

모임의 결과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한국교회봉사단 및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연세CT연구단은 서해안 살리기 에코 프로젝트에 대한 개요설명과 한국교회의 서해안 살리기의 일환으로 생태섬마을 조성사업 제안에 대한 원칙과 방향,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실행, 추진단 구성 등을 설명하고 논의했으며, 보령시, 보령의제21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한 공감대 형성의 중요함과 도서지역의 주민생활문화는 일반주민들과 다른 특성이 있기에 본안에 대한 설득작업이 중요함, 섬의 특성상 이동요인 발생과 비용발생 고려, 녹도 땅의 대부분 일반인 외지소유로 사업시 소유관계가 우려된다는 점, 내부 주민들의 사업 참여는 희박함, 기존 환경파괴 순환도로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임, 녹도의 기후는 바람이 많고 해양성 기후라 일반작물재배시 이를 고려하여야 함을 조언했다.

이어 장소를 보령의 안방 대천읍내로 옮겨 참나무 오리구이를 정답게 나누면서 당면과제와 대안을 위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항 답사지도

   
▲ 오천항을 굽어볼 수 있는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한 오래된 성곽 오천성을 깊이 음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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