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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만남 이야기] 10년이면 강산도 변합니다제가 이 교회에서 목회한 것도 이제 내년이면 햇수로 10년이 됩니다.
방현섭  |  raceer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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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12월 29일 (월) 12:59:17
최종편집 : 2008년 12월 29일 (월) 13:18:59 [조회수 : 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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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008년도 송년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감개가 무량하다고 할까, 스스로 대견하다고 할까, 아무튼 묘한 감정의 교차를 경험하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목회를 시작했으니까 이제 햇수로 9년째 목회를 했고 10년째 목회를 앞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진부한 속담표현도 있습니다. 물론 10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닙니다. 이 10년 동안 혈기 왕성하던 30대 젊은이가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해진(우리 집은 머리가 좀 빨리 세는 편입니다) 40줄에 들어섰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시간은 저와 저의 목회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일종은 계약기간이기 때문입니다.

   

2000년 4월에 지금 목회하는 교회로 처녀목회를 나왔습니다. 사촌 형이 목회하던 교회로 교인이 열 명 조금 넘는 40평짜리 지하예배당 교회였습니다. 사촌 형이 캐나다로 유학을 가게 되는 바람에 제가 목회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지요(이런 것도 세습인가요? ㅋㅋㅋ).

목회를 몇 달 하고보니 우리교회가 당시 개척 15년이 되는 교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5년이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몰골이 참으로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다고 고백하는 교회이건만 이건 예수라는 이름을 갖다 대기가 영 쑥스러운 것입니다(하긴 개척교회, 미자립교회 상황이 다 그랬겠지요).

실제로 교인이래야 창립교인도 없었고 전임자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과 이후 이렇게 저렇게 전도가 되거나 출석하게 된 사람들 정도이니 실제 역사를 따지자면 전임자가 목회한 6-7년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솔직한 이야기일 겁니다. 즉 15년이라는 역사가 있지만 실제적인 역사는 6-7년이나마 제대로 맘 잡고 붙어있던 목회자가 있던 시절이 전부라는 말입니다.

교회에 남아 있는 사진을 보니 처음에 개척을 했을 당시에는 제법 교회가 잘 된 것 같더군요. 어린이들도 제법 많아서 성경학교를 재미있게 한 것 같더군요. 그런데 담임자가 3년 목회를 한 후에는 곧바로 임지를 옮긴 것 같습니다(추측일 뿐입니다. 아무런 기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다른 목회자가 와서 또 3년을 있었겠지요(3년은 감리교회의 진급연한입니다. 담임전도사로 담임목회를 3년 해야만 목사 안수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이후가 오리무중입니다. 그러다가 사촌 형이 1994년에 담임목회를 시작하여 2000년 4월까지 계속했습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 몇 명이 얼마나 있다가 지나갔는지에 대해 들리는 소문은 참으로 흉흉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최소한 10년은 여기에 붙어 있어야겠다.’ 자립하지 못한 교회를 지역사회에 뿌리박아 세우기 위해서 목회를 잘하고 설교를 잘하고 전도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오래 버티고 진득하게 죽치는 것이 제일의 관건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별다른 재주도 없는 사람으로써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일 낮예배에 설교를 하면서 이렇게 교인들에게 말했습니다. “교회를 든든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오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하다가 앞으로 10년은 이 교회에서 있기로 결단하였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10년 내에는 제가 죽을 쑤어도 쫓아낼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죽어도 못나갑니다. 대신 10년이 지나면 그때는 군소리 없이 나가겠습니다. 혹시 더 있으라고 잡으시면 한 번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그 이야기를 했더니 청중들 반응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제가 이 말을 했던 것은 지금도 매우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제 그 10년째가 다가옵니다. 정말 10년을 버텼더니만 그래도 교회가 자리를 잡았는지 평가를 받아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평가를 받는다니 솔직히 두렵기도 합니다만 제가 했던 약속과 판단이 어느 정도는 옳았다는 결론입니다. 일단 지하실 교회를 면했고 빚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있기는 하지만 감리회유지재단에 편입한 49평 예배당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이라는 어엿한 재산을 가진 교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질적인 재산(부동산) 소유의 유무로 교회가 세워졌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물적인 토대를 만들었고 성도들과 이웃을 위한 공간적 근거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의미심장한 잠재성을 가진 것 아니겠습니까!

새롭게 목회를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미자립 개척교회에서 처녀목회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제 목회 10년차에 접어드는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한 10년만 ‘죽었다’하고 머물러 있다 보면 반드시 결과가 나오리라고 확신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지방에서 저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3년 하고 떠날 줄 알았는데 이게 4년, 5년 6-7년을 머무는 것을 보니 ‘이 사람은 안 가고 여기 머물려나 보다, 좀 다른가 보다’ 하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예배당 부지를 마련할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배당 부지를 마련하는데 우리 지방에서 도움을 준 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가 우리 교회를 지원하려고 할 때 그 교회 장로님이 저를 계속 눈여겨 보시고 적극적으로 추천하셔서 지원금 지출이 순조로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단 이런 일만이 아니라 목회자들도 소위 ‘우리 지방 사람’으로 받아들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발언권도 얻고 목회적 동지도 얻게 되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3년을 군대에서 썩어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시간이 얼마나 안 가던지! 그러나 인간관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과 인간이 만나고 서로의 가슴을 열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 바치기로 작정을 하였다면 시간은 이미 우리의 소유가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하긴 원래 우리 것도 아니었지요). 그렇다면 3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혹은 평생이 됐든 무슨 염려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농촌 목회를 하시는 분들이 ‘정주 목회’를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자리를 정하고 뿌리를 내리는 목회’. 정주목회가 비단 농촌에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는 어디든지 사명을 받은 그 땅이 바로 우리가 뿌리 내려야 할 땅이 아닐까요? 정주까지는 아니더라도(사실 이게 웨슬리의 순회설교자 전통과는 좀 배치되는 면이 있어서 감리교성에는 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하기는 합니다) 최소한 10년, 한 번 강산이 변하는 시간은 정성을 들이고 공을 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10년이라는 조건이 어거지처럼 느껴지는 지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 친구들의 경우도 많이 봐왔고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제 경험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혹시라도 도전을 받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 번 새롭게 결단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힘겨웠던 2008년을 잘 버티셨습니다. 2009년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희망이 넘쳐나시게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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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섭 (58.122.195.4)
2009-01-02 00:50:24
별로...
좋은 목회자는 아닙니다...
고집이 좀 세서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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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41
황인근 (116.45.89.25)
2008-12-30 16:15:47
그래요.
10년.
강산이 변하는 그 한 호흡을 우리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10년 시간, 고생도 했지만 행복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그길이 다 그렇지요. 어찌보면 고생, 그러나 잘 보면 행복.
참 좋은 목회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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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42
이승현 (61.85.74.55)
2008-12-29 19:22:09
힘이 납니다
목사님께서 작은교회의 연대를 이야기 하시며 열변을 토하시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꾸준하고도 힘찬 발걸음을 보며 또한 힘을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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