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정효임 기자의 기사입니다.

"교육은 선생님과 학생이 대화하는 거예요. 그리고 자연과 어울리는 것이죠."

사람들에게는 풀무학교로 더 잘 알려진 풀무기술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홍순명 선생(72세). 그는 12월 15일 청파감리교회(목사 김기석)에서 열린 예수포럼에서 교육을 이와 같이 정의했다.

	▲ 예수 포럼 홍순명 선생 강연 뒷부분

예수포럼은 한국기독교연구소(소장 김준우)가 사회에서 예수 정신으로 살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기독교인을 초청해 한 달에 한 번씩 강좌를 연다. 이날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농업을 통해 지역주민과 어울려 사는 삶을 강조하는 대안학교로 알려진 홍순명 풀무학교 전 교장이 자신의 삶을 들려줬다.

홍 선생은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들려주며 현 교육제도에 대한 안타까움을 얘기했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죠. 암기하는 게 가치 있는 일인가요? 나아가 고소득 보장이 인생의 가치 있는 일인가요?"

	▲ 홍순명 선생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지역안에서 더불어 사는 삶"이라고 했다.ⓒ뉴스앤조이 정효임

홍순명 선생은 "풀무학교 교장은 예수"라며 머리도 꼬리도 없는 무두무미(無頭無尾)를 강조했다. 예수의 방식대로 학교를 운영하고 예수처럼 학교를 민주적으로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홍 선생은 "학교는 수직관계가 될 수 없어요. 우리는 교장도 교사도 급여가 같아요. 나이 많은 선생님은 숙직근무에서 제외해 주는 거 외에는 혜택이 없어요"라며 일반학교와 다른 교사 업무를 얘기했다.

그는 학생들이 학문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머리와 가슴 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노작을 통해 경험하는 구체적인 지식과 감성은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풀무학교 학생들은 직접 농사를 하며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운다. 아울러 풀무학교가 위치한 충남 홍성에 있는 다양한 단체, 기관들과 박자를 맞춰 지역의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충남 홍성에 있는 작은 가게에는 풀무학교의 숨결이 묻어난다고 한다.

홍 선생은 거듭 무두무미를 강조하며 예수의 삶을 통해 터득한 풀무학교 교육정신을 말했다. "풀무학교를 운영하면서 50년이 지났는데 교육이 성경을 빼놓고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교육은 히브리어로 헌신이라고 해요. 헌신은 곧 남을 돕는다고 할 수 있어요. 자연은 곧 생명이에요. 사람하고 구분 할 수가 없어요. 즉 자연은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거죠."

홍 선생의 교육관은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지역안에서 어울리는 삶이 참다운 교육이다. 그는 이러한 교육관을 바로 예수의 삶에서 터득했다.

현재 풀무학교는 교사 13명과 강사 10명 1학년(27명), 2학년(24명), 3학년(27명) 한 학급씩 78(남;45명 여;33명)명이 재학 중이며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올해 풀무학교 입학 경쟁률이 4.7:1이다. 이에 홍 선생은 "누구를 떨어트리고, 누구를 합격시키고 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저는 각 지역에 풀무학교처럼 지역과 더불어 사는 학교가 많아져서 학생들이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다니는 게 정상적이지 않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