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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가을, "산엔 산" 생태기행Eco-Travel | 가평, 숲이 희망입니다. Eco-Travel (2) |부부들로 이루어진 일행이 자전거로 갈아탔다.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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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11월 09일 (일) 01:01:10
최종편집 : 2008년 11월 09일 (일) 22:25:40 [조회수 : 3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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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Travel (1)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잣나무 숲길로 유명한 가평 연인산을 찾았다. 연인산은 예전에 우목봉이라고도 하고 월출산으로 부르기도 했다는 사실, 별이름 없는 산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등산로가 나지 않아 화전민들의 숨결만이 느껴지던 무명산(無名山)이다.

   
▲ 계속 오르다 만난 생강나무는 그리움의 색인 노오란 단풍으로 물들고 하늘을 빛내던 햇살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파란 단풍으로 물들 즈음, 내 마음도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든다.

내가 살고 있는 광릉 숲에서 가평까지의 거리는 30분 안팎으로 이곳에는 운악산, 화악산, 명지산, 청계산, 귀목봉 등 산세도 수려하고 골도 제법 깊은 산들이 여럿이 된다. 그 중에 아내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산이 이름도 아름다운 연인산(戀人山·1068m)이다.

가평군 화악산과 명지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가평읍 승안리, 하면 상판리, 북면 백둔리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연인산은 경기도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산이자 도립공원이다. 언젠가는 내 고향 가평산골로 아예 내려가 살거나 주말이나 주중 그리고 일주일이나 보름씩 체류하며 지역중심의 녹색마을을 지으려고 준비 중이다.

   
▲ 나무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흙)으로 되돌아간다.

산행은 가평 마일리 국수당 고개마을에서 시작했다. 한가로운 산촌마을을 지나니 포도밭이 나오고 산길이 계곡을 따라 펼쳐졌다. 수해로 등산로가 없어진 울퉁불퉁한 오르막길이 한참 이어졌다.

매년 연인산을 다녀오는 아내는 이 산의 아름다움에 늘 자랑이 대단하다. 연인산을 찾기 위해 봄을 기다렸다는 듯 금년에도 다녀오고는 한동안 야생화들의 천국에 다녀온 감동에 흠뻑 빠져 지냈으니 심상치 않은 매력을 지닌 산이다.

   
▲ 가평 연인산 원시계곡의 풍경

연인산은 골은 깊으나 그리 험하지 않은 능선을 여럿 거느린 산이다. 최근 능선들의 이름을 연인, 우정, 장수, 청풍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정겨운 능선만큼은 봄부터 복수초, 얼레지, 너도 바람꽃, 홀아비 바람꽃, 하늘말나리, 원추리 등 갖가지 식물들과 함께 산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부부의 연으로 함께 산골에서 맞는 싸한 찬바람은 맑고 상쾌한 정신을 준다. 산둥성이를 열심히 오르다가 만난 야생의 다래 맛은 일품이다. 전날 비가오고 바람이 불어 자생적으로 이곳저곳 바위나 낙엽위에 떨어진 간식(?)을 줍는다.

   
▲ 거대한 잣나무들로 들어찬 숲속을 거닐면 언제나 하늘의 뜻을 일깨우고자 하는 무아의 세계로 빠져든다.

계속 오르다 만난 생강나무는 그리움의 색인 노오란 단풍으로 물들고 하늘을 빛내던 햇살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파란 단풍으로 물들 즈음, 내 마음도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든다.

삼거리에서 좌측임도를 따라 우정능선을 넘을 때 이곳 주민들이 소득사업의 일환으로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 잣을 줍느라 손길이 분주하다. 올해 잣 수확량은 별로란다. 임도를 따라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계곡으로 이어진 길에 몸을 맡기고는 숲길을 감상했다.

   
▲ 삼거리에서 좌측임도를 따라 우정능선을 넘을 때....

과거 70년대 경제성 때문인지 잣나무 숲으로 몽땅 바꾸어버리기 이전의 모습이 그대로였다면 천연의 활엽수림으로 이루어진 숲의 궁전쯤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잣나무 숲도 미적 감흥을 넘는 삶의 한 든든한 신앙과도 같은 경지로 이끈다. 거대한 잣나무들로 들어찬 숲속을 거닐면 언제나 하늘의 뜻을 일깨우고자 하는 무아의 세계로 빠져든다.

우리의 산과 지형이 아기자기해 거기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다양한 서식조건에 따라 드러내는 색조 변화는 단풍색감을 아름답게 만든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육체적 정신적 감각기관을 통한 느낌의 작용뿐 아니라 기억력, 상상력과 같은 내적 감성능력을 갖고서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과 동질화되어 시서화(詩書畵)뿐 아니라 풍류를 제대로 즐길 줄 알았던 분들이었으리라.

   
▲ 산 정상 바로 밑 희한하게 생긴 의자가 된 나무에 않아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는 빼곡하게 들어찬 참나무 군락지를 빠져나와 우정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외부적인 경관이나 단편적인 지식에만 의지하여 보아왔던 숲을 이제는 숲이 가지고 있는 웅장미나 정연미, 공간감 등의 감지경험을 누릴 수 있는 연습이 절대 부족하다. 숲의 심미적 가치를 제대로 깨달으려면 숲길을 걷지만 말고 그 숲으로 들어가 숨을 고르고 대상과의 교감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하여 생명을 이야기하고 평화를 이야기하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것이다.

가평은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살아남아 있는 시·군 가운데 하나다. 인구 5만6000명, 재정자립도 23%에 지역 경제를 이끌 기업도 없고, 농사지을 평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수도권정비계획법, 환경정책기본법 등 각종 규제와 맞물려 새로운 발상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규제와 환경을 최대한 역이용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접근계획과 환경도시로서의 차별화된 가평 만들기가 그것이다. 이에 사람과 자연 혹은 환경이 조화되며 공생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도시(green city)로서의 가평을 생각해본다.

   
▲ 연인산 우정능선..., 아내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산이 이름도 아름다운 연인산(戀人山·1068m)이다.

지자체의 환경도시를 지향하는 행동방침으로는 △지역의 전통과 문화 활용에 주민들의 지혜가 필요하며, △에너지의 절약·효율화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전환체계 구축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와 보행자와 자전거이용자 중심의 도시설계 △비오톱(생태통로망)으로 연결된 소생물권 조성, 투수성 포장을 통한 생물다양성 증대 △주민과 전문가 참여의 제도적 보장 등이다.

지금 서울은 도시팽창으로 인한 산림 파괴와 농지훼손, 자동차 이용의 급속한 증가로 인한 기후의 변화를 가속화시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상을 보는 맑고 깨인 눈을 가진 개인과 기업, 지자체간의 협력과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포함하는 다양한 연대와 참여가 필요하다.

튼튼한 잣나무들로 둘러쳐진 숲에는 그 향기 또한 짙게 배어 나왔다. 고요함과 성스러움이 교차하는 잣나무 숲을 빠져나오면서 비탈진 능선에서 시알이 굵은 잣과 눈이 마주쳤다. 이제는 잣을 줍느라 산행을 더욱 지체할 수밖에 없었다.

   
▲ 야생화천국 연인산은 봄부터 복수초, 얼레지, 너도 바람꽃, 홀아비 바람꽃, 하늘말나리, 원추리 등 갖가지 식물들과 함께 산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계곡에 들어서니 철지난 단풍들로 가득했다. 산비탈을 오르다가 만난 또 다른 다래밭에서 배가 차도록 주워 먹고 있는데 제 밥을 빼앗긴다는 것을 감지한 듯 멧돼지가 요란한 고함소리를 낸다. 순간 고요하던 숲에는 적막감이 감돌며 안개로 뒤덮였다. 산 정상 바로 밑 희한하게 생긴 의자가 된 나무에 않아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는 빼곡하게 들어찬 참나무 군락지를 빠져나와 우정능선으로 접어들었다.

능선에는 모진 비바람이 다양한 참나무들의 마지막 남은 잎 새마저 흔들고 있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스쳤다. 하산하면서 바라다본 귀목마을 뒷산에 물든 단풍의 물결이 한창 아름다웠다. 둥그스름한 오름이 인상적인 우정능선은 해마다 봄이 되면 다양한 꽃들로 '바람의 화원'이 된다니 그 능선을 나의 친구로 삼아야겠다.

Eco-Travel (2)

최근 에너지 절약과 자연환경보전, 그리고 건강과 여가생활까지 '일석사조' 효과를 제공하는 자전거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시의 대안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 길과는 달리 농촌의 자전거 길은 갈 길이 멀다.

얼마 전 강원도가 산소(O2) 길을 착안하여 지역의 특성에 맞게 생태가 잘 보존 돼 있고, 도보나 자전거 이용이 쉬운 길을 비롯, 지역을 알리고 홍보가 가능한 유명한 길, 역사·문화가 어우러지고 과거부터 전래되어오는 이야기가 접목될 수 있는 길, 기존 등산 및 트레킹코스가 개발된 지역부터 자전거 길을 연결하겠다고 나서 고무적이다.

   
▲ 가평읍내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길과 선착장에는 자동차들과 사람들로 홍수를 이룬지 오래다.

가평은 강원도 못지않은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곡, 호수, 강물이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한때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는 '호명산(虎鳴山)'은 아직도 사람들의 손때가 덜 묻어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작년 이맘때 힘들게 호명산 자전거 길을 오른 기억이 생생한데 올해도 찾는 코스가 되었다. 올해는 단풍대신 안개가 운치를 더해주었다. 10월의 마지막 주말아침 상천리 에덴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부부들로 이루어진 일행이 자전거로 갈아탔다.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서 달전리 달전천과 빚고개를 연계해 9.1㎞에 이르는 논과 밭 사이에 난 자전거 길은 운치가 그만이다. 이따금씩 자전거와 경춘선 기차, 자동차가 함께 제 길로 마주 달리는 풍경은 왠지 묘한 기분마저 들게 만든다. 가평읍내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길과 선착장에는 자동차들과 사람들로 홍수를 이룬지 오래다.

   
▲ 왼쪽어깨너머로 북한강과 나란한 남이섬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자전거는 신이 났나보다. 남이섬 곳곳에 불붙은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올가을을 유난히 보채는 것 같다.

왼쪽어깨너머로 북한강과 나란한 남이섬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자전거는 신이 났나보다. 남이섬 곳곳에 불붙은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올가을을 유난히 보채는 것 같다. 오름과 내림 길을 따라 호명산 고개 턱밑까지 내리달려 복장리 은행나무집 앞에서 멈추어 섰다.

이곳 은행나무집은 작년에도 왔던 곳인데 직접 두부를 만들고 정성으로 상을 차리는 모습 이 정겨우니 벌써 단골이 되었나 보다. 눈에 띈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씨 감의 맛 또한 일품이다. 주인 몰래 딴 떫은 감은 영 먹기가 곤란했다. 얼큰한 밥상을 받고는 동동주도 한 잔 씩 나누었다.

   
▲ 이곳 은행나무집은 작년에도 왔던 곳인데...감나무가 정겹다.

이어지는 호명산 자전거 길 투어는 부슬 부슬 내리는 가을비 속에서 이루어졌다. 안개도 피할 수 없었다. 초입부터 연신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다리에 힘이 서서히 빠졌다. 일행 중 제법 자전거 타기에 능숙한 아내는 벌써 보이지 않는다. 힘의 분배를 잘하는 아내와는 달리 몇몇 어르신들이 뒤쳐졌다.

   
▲ 호명산 자전거 길, 최근 에너지 절약과 자연환경보전, 그리고 건강과 여가생활까지 '일석사조' 효과를 제공하는 자전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약 5km 쯤 걸리는 호명산 드라이브길 중간에 멋진 레스토랑이 있어 잠시 비를 피해 쉬다가는 또다시 힘찬 폐달을 밟아 정상으로 향했다. 유난히 안개 숲이 서로를 지워버리는 통에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도 본다.

호명산 고갯길에 벌써 닿아있는 아내와 일행들을 맞아 완주기념 사진을 찍고는 쏟살같이 상천리로 내리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중간에 마음씨 착한 아주머니가 운영하시는 무료찻집이 있어 추위를 녹이고는 단풍을 그리는 세상 속으로 힘차게 빠져들었다.

   
▲ 자전거로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불량부부 '광릉 숲 푸른바퀴', 사진은 흰머리 늑대님 블러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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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O2) 길을 착안하여 지역의 특성에 맞게 생태가 잘 보존 돼 있고, 도보나 자전거 이용이 쉬운 길을 비롯...올해는 단풍대신 안개가 운치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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