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정이냐? 사회법정이냐?의 논쟁에 대한 한 의견

   -성서적/ 역사적 관점에서-

감독회장 선거를 끝내고 계속되는 논쟁의 하나는 “왜 교회법이 아닌 세상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느냐!”의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하려는 분들은 세상법정에서 판결된 내용을 무시하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에 직면해, 과연 성서와 교회역사는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I, 초대교회는 세상 법정을 선용했다!!

   바울의 인생이력을 보자. 바울은 재판과 관계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바울은 유대인들의 음모에 의해 체포되었을 때 오히려 세상 법정에 서기를 원했다.  바울이 총독과 왕들 앞에 서서 재판을 받고, 또 로마 황제 앞에서 재판을 받으려는 이유는 기독교 신앙이 ‘세상법정에서 인정받은 종교’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법정은 세상의 상식과 질서가 다스리는 곳이다. 법정에서 인정되면 세상에서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바울은 선교적 차원에서 세상의 법정에 선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신앙 운동이 법적으로 인정받음을 통해 ‘선교여행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바울의 노력은 제자 누가를 통해 사도행전에 기록되어졌다.

여기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상식과 이성적 질서를 대표하는 사회법정에서 인정받을 수 없는 행정절차를 교회가 밟아가고 있다면, 이 세상을 향한 선교의 문을 교회 스스로 닫는다는 사실이다.  또 교회의 행정이 반상식과 반이성으로 드러날 경우 우리 감리교는 상식의 세상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바울은 세상 법정을 선용하여 선교의 문을 확장했고, 동시에 선교사역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세상)권세(법정)에 순종하라’는 바울의 권고를 이해할 수 있다.(롬13:1이하) 불순종의 결과가 무엇이냐!! 이미 우리가 경험했다. 매스컴에서 기독교 저항 운동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세상의 이성과 합리성의 총체인 법적 판단을 존중할 뿐 아니라, 이것을 완성시키는 천국가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 법정의 판결을 감성적 신앙 논리로 배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II 개신교 역사도 세상 권세와 법적판단을 선용했다

역사적 측면에서  루터의 종교개혁을 보자. 루터는 중세교회가 타락하자 교회의 판결에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루터는 세상권세(질서)에 의지해서 종교개혁을 성공시켰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자.  이스라엘이 범죄를 했다. 그리고 율법에 순종하지 않았다. 그래서 죄를 짓고도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율법을 통한 회개를 촉구하는 예언자를 핍박했다. 그러면 하나님은 어떻게 했는가? 하나님은 세상(이방)의 권세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심판했다. 애굽을 통해, 아람과 바빌론을 통해, 그리고 페르시아와 로마를 통해 심판하셨다.

   이 두 가지 사실을 통해서 세상법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는다.

   그렇다면 “교회법으로만!!”을 주장하는 분들이 사회법에 호소한 감독후보자들에게 반대하는 두 가지 이유를 주목해보자. 또 이에 반해 사회법에 호소한 ‘3인 후보’의 정당성은 어디에 있는가?

I 감리교는 사회법에 호소한  후보 3인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들의 냉철한 판단이 없었다면 감리교회는 더 큰 파국과 도전에 직면했을 것이다.

   교회법으로 작금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장정 제 7편 884단 제 3조 범과의 종류 3항에 근거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회 재판을 받기 전에 교인 간 법정소송을 제기하거나 교인의 처벌을 목적으로 국가 기관에 진정 , 민원 등을 제기하였을 때 다만 교리와 장정에 정하고 있는 교회 재판에 관계되지 아니하는 사항은 예외로 한다.”

   이에 대해 홍선기 장로께서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상술하였고, 널리 알려졌으므로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 사항이 본래부터 재판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판 이전에 이미 장정유권해석 위원회에서 “김**후보의 자격 없음”을 뒷받침하는 해석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가진 법적 판결)을 했다. 그러므로 이 사안은 교회행정재판에 들어갈 필요 없이, 당연히 세상재판에 갈 것도 없이,  마땅히 일반 행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수반이며 영적 지도책임자인 감독회장의 손에서 해결되어져야 했을 것이다. 

   이런 상식적 판단에 근거해서  ‘3인 후보’는 김** 후보의 자격 문제를 다뤄달라고  6번이나 감리교 행정 당국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 요청을 감리교 행정은 무시했다. 이와 별개로 신**목사도 이 문제에 대해 호소했지만 당시에 보류 되었다. [이 과정에 대해 홍선기 장로의 글을 통해 상술되었으니 더 이상 논급하지 않겠다.]

   그렇기 때문에 3인 후보는 사회 법정에 호소한 것이고, 만약 사회법정에 호소하지 않았다면 자격상실자가 감독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시트콤적 희극이 발생했을 것이고,  더구나 무자격자로 판결된 분이 감독회장에 당선될 수도 있는 “놀라운 현실적 비극”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 비극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아직도 가상현실(불법) 속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비극이 현실화되지 않은 공로는 전부 사회법에 호소한 분들의 몫이다.

   필자가 홍선기 장로의 법적  논쟁과는 별도로  한 가지 더 신학적 관점에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교회법의 목적은 ‘인간의 욕망을 달성하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력의 중심에 있는 자로서 교리와 장정을 준수해야만 하는 자가 하나님의 영광이 아니라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계속 비상식적으로 교리와 장정을 억지 해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들은 율법을 자신들의 이권의 도구로 해석했던 바리새주의자들과 다름이 없다.  예수라면  이들에게 무었을 말했을까?  사람의 얼굴을 보지 말고, 공의의 하나님을 보라고 말할 것이다. 법치행정의 길을 제시할 것이다.

   이번에 법원을 통해서 판결된 가처분의 내용은 바로 이것이다. 법관은 김**의 얼굴을 모를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도 모를지 모른다. 다만 이들은 증거 문서를 있는 그대로 읽고 판단하는 훈련을 받은 분들이다. 그러므로 이 법관들은 감리교 교리와 장정을 인간의 욕망에 따라 해석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상식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세상의 법정은 간단하고 명확하게 감리교회법(교리와 장정)에 따라 사안을 판결해 주었다.

   많은 젊은 감리교인들이 지금 비탄해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고등학교 정도의 학식을 가진 사람도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사안을 왜 ‘행정수반책임권세’를 가진 분이 해결하지 않았고, 또 장정유권해석 위원회의 ‘명확한 해석’을 왜 실행하지 않았으며, 이것을 선거관리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왜 문제의 시발점에서부터 선거관리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지 못했으며], 왜 총회재판 위원회는 이 사안을 다시 명확하게 해주지 못했는가!! 왜 굳이 사회법정의 판결을 바라보며 기다려야만 했느냐는 반성들이 지금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문제들은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니고 쉬운 문제이므로 감독회장님이 법에 따라 강하고 담대하게 행하시면 모든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되리라 믿는다.

II 고전 6:1-11의 합당한 해석

   이번 사건이 교회법에서 해결되지 않고, 사회법정으로 나간 것을 문제 삼는 분들이 기초하고 있는 본문이 고전 6:1-11이다.

   우선 여기서 나타난 ‘송사“라는 단어는 영어 성경에 ’matter'라고 번역이 되어 있으며, 희랍어 단어는 ‘프라그마’이다. 이것을 좀 더 잘 잘 번역한다면 ‘사소한 사건’이라고 번역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죄질 상 중대한 사건, 혹은 살인죄나 폭행, 음주 치사 뺑소니 같은 사건은 재론의 여지도 없이 사회법에서 처리된다. 그리고 이런 것은 너무 명확한 범죄이기 때문에 재론의 여지가 없이 교회법에서 사회 판결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교인들 간에 사소한 사건들(matters)조차도 세상법정으로 나가는 것을 바울은 개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바울이 여기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교회의 무능”이다. 하나님이 교회에 준 권세는 천사보다 높고, 세상의 ‘불의한 자’들보다 높은데도 성도들 사이의 간단한 문제들을 가지고 세상 법정에 가서 그 판결을 구하는 무능을 바울은 개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번 감독회장 후보자의 자격 문제는 ‘사소한 사건’이 아니다. 감리교 전체를 대표하는 분을 결정하는 영적 지도자의 선출 문제다. 그러므로 교리와 장정은 그 자격 기준을 엄격하게 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엄격성의 잣대를 실행하지 않음으로, 바울이 개탄하는 ‘영적 무능’이 우리 에게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은 감독회장 선출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감리교 행정의 “무능”함을 드러냈기 때문에 결국 “세상법”에 간 것이다. 천사도 심판할 수 있는 권세, 세상도 심판할 수 있는 권세를 하나님은 주셨지만(3절) 그 권리를 하찮게 여긴 분들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설 것인가?

   이번에 문제가 된 감독회장 후보자의 법적 하자 내용은 6가지인데, 그 중 널리 알려진 것은 ‘거짓증언’의 문제다.  이것으로 벌금 100만원이 선고되었다. (다른 하나는 더 큰 문제로 인식된다.) 그런데 이런 감독회장의 자격과 관계된 중차대한 그리고 명확한 사안을 감리교 행정은 왜 처리하지 못했을까? 그래서 우리 감리교회의 자존심을 훼손시키고 있는가? 바울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바라건대, 교회법을 사모하는 모든 분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정직하고 신실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교리와 장정을 해석-실천할 지어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기를 과거의 죄를 정죄하지 말고, 은혜로 덮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다. 또 ‘3명의 후보’에 의해 한명의 후보가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 것을 긍휼히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 ‘법대로 하지 말고 , 은혜로 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성서는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줄 것인가?

I 은혜의 하나님은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사랑 하시는 바 출애굽 이후 제일 먼저 ‘율법’을 주었다.

   왜 하나님은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을 주었을까? 그리고 이 율법을 40년 동안 실천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자격을 얻기 위해 훈련시켰을까? 왜냐하면 ‘율법과 훈련’이 없이는 진정한 자유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율법과 훈련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한 계약이며, 시작점이다. 물론 율법 이전에 하나님의 부르심과 아브라함의 순종을 통한 의인됨의 역사가 있지만, 이 의인됨의 역사가 민족-국가적 차원에서 현실화 된 것은 모세를 통한 ‘율법과 훈련’의 수여에서 시작이 된다.

   우리 감리교의 규모는 바로 개인적 차원의 수준을 넘어 ‘한 민족= 교단’의 수준에 있기에 율법=교리와 행정은 대단히 중요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자유와 당당함을 누리기 위한 기초인 것이다. 

   이런 율법에 대해 예수님은 일점일획이라도 지킬 것을 명령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율법 위에 존재하는 분이지만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스스로 율법을 준수하심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셨고,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자격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예수 세례사건)

   그러므로 우리는 율법을 은혜의 통로로 받아들여야 하며, 율법은 은혜를 통해서 완성된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율법을 무시하는 은혜를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교리와 행정을 무시하는 목사도 경계해야 한다. 은혜를 감성적으로만 받아들여, 모든 죄를 법적으로, 이성적으로 검토함 없이 흩어버리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II 하나님의 기초섭리는 사랑과 은혜이지만, 또한 그 가운데서 법적으로 냉정하신 분이시다. 

    독일 수상이었던 빌리브란트가 젊었을 때 살인죄를 저질렀다. 그리고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패전 후 독일에 돌아와 정치에 입문하였고 수상이 되었다. 살인죄에도 불구하고 독일인들이 그를 수상으로 세운 이유는 히틀러에 저항하다가 살인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모세도 살인죄를 저질렀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자유를 위해 일하다 발생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하나님과 이스라엘 국민은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다윗이 우리야를 죽였을 때 하나님은 그것을 문제 삼았고, 심판했다. 왜냐하면 개인의 욕정에 의해 범죄 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은혜’로서 범과를 덮어주자고 말씀하는데, [필자도 정에 약한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동의하고 싶지만,] 우리는 사람의 생각을 잠시 접고 하나님의 얼굴과 그 입술과 그 손을 바라보아야 한다. 성서에 무엇이라고 하고 있는가?

   에서를 사랑과 은혜로 덮어주어 장자권을 회복시켜주자고 하는가? 아니면 냉정하게 망령된 자로 인정하는가? 에서는 눈물로 구했지만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성서는 기록한다. (히12:17) 왜냐하면 에서는 장자의 율법을 무가치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실수가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것이다. 또 사울은 어떤가? 사무엘을 대신해 제사를 드림으로 제사장법을 어긴 결과 결국 하나님에 의해 버림받았다. 이들은 실수로 인해 온전한 축복이 아닌 제한된 축복 속에 살 수 밖에 없었다.

III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구명운동을 한다면, 그리고 하나님께 그 분의 쓰임을 간청한다면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회개다. 교리와 장정 앞에서, 하나님 앞에서 범과를 인정하고, 행정상 실수를 용인하고,  솔직하게 모든 서류를 제출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처음부터 그랬다면 훨씬 다른 양상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둘째 한 때의 잘못으로 인하여 모든 것을 막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 라고 호소하며, 하나님은 은혜의 분이므로 길을 열어주실 것이다라고 애원하며 교리와 장정을 개정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때로 너무 강한 법적 질서보다 부드러운 질서가 삶을 윤택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리와 장정의 현재 내용이 살아 있는 한!!

   감독회장의 교리와 장정 수호의지가 분명한 이상!!

   어떤 다른 길이 있을까? 

▲ 하관철 목사

   모든 회의가 법적 질서에 따라, 서로 받아들이며, 합력하여, 하나님의 선을 이루는 축복이 감리교회에 임하기를 기도한다.

[선교대명교회 하관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