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며 그 관계를 누리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비신자의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는 거듭남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성경은 이를 구원얻었다는 과거형으로 기술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신자는 그 관계 가운데 살아가느냐 살아가지 못하느냐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 관계 가운데 살아가는 것 역시 구원으로 성경은 이를 구원얻는다는 현재형으로 기술합니다. 이는 거듭난 이에게 계속적으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않고 바르게 받음으로 가능합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는데, 하나님과 영원토록 회복된 관계를 누리게 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가 있습니다. 영원토록 회복된 관계를 누리는 것 역시 구원으로 성경은 이를 구원 얻을 것이라는 미래형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구원에 있어서 성경이 제시하는 원리가 있는데, 그에 대한 카톨릭과 개신교의 이해는 상충됩니다. 카톨릭은 선행 구원을 주장하고 개신교는 믿음 구원을 주장합니다. 카톨릭은 믿음 구원에 대해 값싼 은혜를 빠져들어가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평하고 개신교는 선행 구원을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제대로 모르는 행위구원이라고 평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성경의 가르침에 입각하여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행 구원에서 선이란 단순한 착한 일을 뜻하지 않습니다. 선은 선하신 하나님의 뜻이며 선행이란 그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선행 구원이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천국에) 들어가리라”(마 7:21)는 예수님의 말씀을 명사화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선행 구원이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서신서에서는 표현이 다를 뿐 동일한 내용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항상 복종하여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강하게 권면하였습니다(빌 2:12). 그는 디모데에게 성경은 구원에 이르게 지혜를 준다고 말씀하였습니다(딤후 3:15). 또한 자신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을 얻은 것도 아니고 다다른 것도 아니라 붙들려고 좇아간다고 했습니다(빌 3:11-14). 그에게는 그것이 푯대이며 하나님께서 위에서 부르신 상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선행 곧 하나님의 뜻을 행한다는 것은 거듭남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거듭나지 않고는 그 어떤 사람도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없습니다. 외형적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철저하게 헌신한다고 하더라도 인간 유토피아 건설을 추구하는 것이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 구원 또한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교리입니다(롬 5:1-2, 살후 2:13, 딤후 3:15). 성경에서 믿음은 비신자가 거듭나게 하시는 성령님의 역사 안에서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믿음은 믿음의 대상이 되는 분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의지한다는 것은 믿음의 대상이 되는 분께 스스로를 맡기고 그분의 원하심에 민감하며 따르는 것입니다. 믿음을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분을 의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입니다. 믿음은 행위는 완전히 배제된 지적 동의가 아닙니다. 믿음은 지정의가 다함께 내포되어 믿음의 대상이 되는 분을 맞이하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구원얻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분을 의지함으로 구원얻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그분을 전존재의 주인으로 받아 그분의 다스림을 받는 것 곧 순종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은 순종과 함께 이해되어야 합니다. 믿음과 순종은 동전의 양면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행 구원과 믿음 구원은 그 내용에 있어서 다르지 않고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행 구원을 말하면서 믿음 구원을 비하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입니다. 믿음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믿음 구원을 말하면서 선행 구원을 비난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양자가 쌍방 간에 자초한 면이 있습니다. 선행을 착한 일 행하는 정도로 이해하고서 말하고 믿음을 영접하는 것만으로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그에 해당됩니다.

사실 사도들 이래로 루터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선행 구원을 말해 왔습니다. 만약에 사도들의 가르침과 다르다면 어느 시점에서 변질되었다는 것이 됩니다. 그 이전의 가르침에 익숙한 많은 신자들의 엄청난 반대가 뒤따랐을 것이기에 엄청난 논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교회 역사에서 없었습니다. 이는 사도들 이래로 선행과 믿음이 전혀 상충하지 않은 성경적 원리로 가르쳐졌기 때문입니다. 그 말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지만 선행 구원과 다른 의미로 이야기된 루터의 이신칭의는 잘못된 것입니다. 로마서의 이신칭의를 오해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개신교의 일반적인 반응은 “그럴 수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개신교의 우월의식이 깔려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구교와 같은 교리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구교와 같이 마리아 숭배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교황이라는 일인 지배 사상을 따르고 있지 않습니다. 술과 담배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사를 행하지 않습니다. 등등.” 이는 옆의 세리를 언급하면서 스스로를 하나님 앞에서 높인 바리새인의 기도와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구원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며 신앙은 삶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가 삶에 있어서 구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서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은 정반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삶은 뒤처지면서 교리적으로 몇 부분에 있어서 성경적으로 정당하다고 우월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신교는 구교에 대한 우월의식에서 탈피하고 바른 구원론을 정립하여 그에 기초하여 신앙적인 모습을 회복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교의 선행 구원론과 신교의 믿음 구원론이 성경적으로는 같은 의미라는 사실이 양자 모두에게 인지되기를 바랍니다. 같은 말을 하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상대방을 비난하는 안타까운 모습에서 하루 속히 탈피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이시며 한분이신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한 말씀을 바르게 받고 말하는 자리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은 부분을 밝히면서 한 말씀을 받음에 있어서 그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