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감신대 박충구 교수가 의견교환의 목적으로 감신 교수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한 문건으로, 당당뉴스가 8일 某목사에게서 초고를 입수, 박충구교수에게 당당뉴스게제를 허락받는 과정에서,  박교수가 고민끝에 초고를 다시 정리하여 당당뉴스로 보내준 글이다. 당당뉴스는 이 기사가 지금 감신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러운 사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여기면서 전문을 게제한다. 원래의 제목은 "아직도 구차하게 변명하고 있는 것인가? "였다..(당당뉴스 운영자 이필완)

<이 글은 2008년 9월 5일, 감신대 현 상황에 대하여 교수들 간 내부토론을 위하여 쓴 글입니다. 조사가 진행중인 현 시점에서 이미 “누군가가” 모든 고발 자료를 각 신문사에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므로 일방적인 정보에 의하여 사건의 진상을 모르는 분들이 사실을 오인할 수 있으므로 “사실에 대한 판단자료”의 하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초고에 담긴 거친 표현을 다소 수정하여 공개합니다. / 박충구>

 

마침내 포도원을 허무려는 것인가?
내가 오해한 것인가? 아니면 그대들이 교수집단을 농락하는 것인가?

우선 동료 교수님들에게 거듭 이런 무례한 글을 드리게 되어 유감이다. 며칠 전 나는 하나의 “시나리오론”을 제기함으로써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이 총장을 도와 그동안 보직을 수행해온 일부 소수 집단에 의한 “지성사회의 대중기만” 이라고 성격 지었다. 그들이 세운 목표와 프로그램을 따라 집요하게 음해성 행위를 벌이는 그대들이 나에게 오해이며 억측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는 변명을 하고 있어 나의 판단과 주장의 근거를 밝히며 왜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이해시키고자 한다. 다시 말하지만 감신대의 교수들, 학생들, 이제는 이사들까지 포함하여 그대들의 생각처럼 판단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우선 진실한 글쓰기를 요구하는 그대들은 왜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쓴 글을 공공의 세계에서 왜 익명의 문건이라고 하는가? 왜 그대들은 익명의 문건을 생산하여 여기 저기 보내고 있는가?

내가 문제를 의혹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날짜도 없는 문건, 작성자도 없는 문건이 내 우편함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금 표절을 시비하는 그대들은 총장 당선자를 의혹하고, 심판하기 위하여 그대들이 작성한 문건, “김** 교수 논문표절에 관한 중간보고(2008년 8월 21일)”를 작성하면서 그대들의 이름을 숨기고 있다. 대학 행정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이메일 한통을 쓸 때도 자기 이름 석 자는 넣는 법인데, 왜 이 엄청난 문건을 작성한 그대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인가? 그것도 2008년 8월 21일 날자로! 그런데 이 문서의 작성자는 다짜고짜 이렇게 서두를 시작하고 있다. 표절 시비를 하고 있으니 인용을 정확히 한다.

“2008년 8월 31일 현재 밝혀진 김** 교수 논문표절에 대한 중간보고를 드립니다.”

나는 놀랄 수밖에 없다. 바로 며칠 전 8월 27일, 4분의 보직교수님들이 공개 대자보를 붙이며 총장이 표절문제가 제기되었음에도 움직이지 않아서 보직을 사퇴한다는 변을 들었는데!!! 8월 21일 날짜로 작성된 중간보고서라니!! 거두절미한 이 문건은 매우 정중하지만 번지수가 없는, 의혹을 불러낸 문서다. 누가 시켜서?, 누가 임명해서?, 누가 초기보고를 했고, 도대체 누가 이제 와서 중간보고를 한다는 것인가? 그것도 2008년 8월 21일이라고 친절하게 작성일을 괄호 쳐 놓고서, 이 문건을 공개하는 시점인 “2008년 8월 31일 현재“라고 한다.

이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최소한 누군가가 8월 21일 이전에 이 문건에 대한 합의를 보고, 8월 21일 부로 중간보고서를 만들었다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다. 아니 그것이 틀렸다면 4인의 보직교수님들이 성명서를 내는 그 순간에도 이 중간보고서 작성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었다는 말이다.

참 그럴 듯 해 보인다. 그러나 전후좌우보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이 작성한 문건이다. 왜냐하면 이 분은 친절하게도 계속 진행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보고” ?? 계속하겠다는 집요한 의지가 담겨있다. 그 뿐인가? 여기 노골적인 의지가 담긴 표현도 있다.

“그의 글쓰기 습관으로 봐서 논문표절사례는 <조사하는 만큼 계속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드러난 사실 중 심각한 문제가 있는 부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매우 친절하다. 그런데 정말 무섭다. 삼십여 명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에 몇 명인지 모를 비밀경찰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말로 회화화하면 어떨까? 우리 중에 누가 이런 역할을 자처했을까? 그리고 누가 이런 일을 하라고 권한을 주고, 지시했을까? 이것이 평생 학문을 해온 교수 집단이 상대의 흠을 잡기 위하여 벌여야 하는 일일까? 도덕적 비난이 두려웠는지 “그대들은” 일단 익명으로 문건이 제보되었다고 말한 것이다.

누군가? 누가? 그들에게 “중간보고”를 요청 했는가? 이런 일련의 사태는 누군가를 해하기 위하여 - 나는 표절 시비나, 진실성 규명 문제가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절대 보지 않는다 - 사실을 규명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6하 원칙이라는 초등학교 학생이라도 다 알고 있는 원칙을 어기고 있다. 왜 어긴 것일까? 머리가 모자라서? 그렇다면 교수자격도 없는 이들이다. 아닐 것이다. 이들은 이런 사건을 일으키는 것, 즉 교수가 동료 교수를 이차 삼차 공격하는 행위란 제아무리 명분이 있다 할지라도 “파렴치한 일“이라는 것 정도는 아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줄 알면서 그들은 이 일을 진행시켰다. “왜“는 여러분 스스로 물어보시면 안다.

겉으로 보면 이 문제는 2000년대 이후 지식사회 여기저기 일어나는 표절시비중의 하나처럼 보인다. 지식사회에서 최근 일어나는 일들 중 ‘표절 시비’는 교수들의 학문성 문제가 아니라, 학내 권력싸움에서 밀린 이들이 벌린 바보제와 같은 인민재판의 성격이 짙었다. 그래서 이들은 걸핏 하면 포항공대, 전남대, 고려대, 표절 시비가 일어났던 사건들을 거들먹거리며 그와 동일한 결과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그들 대학의 수준에서 공정하고, 책임 있게 대학 행정을 해 왔는가? 과연 그 대학의 “현직 보직 교수들”이 표절시비를 걸고 문제를 삼았던가? 교수회의 석상에서 한 교수는 이 문제를 그럼 “교육부 (명칭이 바뀌었지만 나는 옛날 그대로 쓴다)로 가지고 가자”고까지 주장했다. 매우 위세가 있어 보인다. 이런 논리에서 나는 “돼지가 네 개의 다리가 있고, 책상도 네 개의 다리가 있으니 똑 같다.”라고 매우 유치하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들은 항간의 시비를 불러 온 이들의 표절 자료를 읽지도 않고, 비교해 보지도 않은 채, “표절” 이라는 사실만으로 사람을 잡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국공립대학과 사립학교의 이사회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어리석은 주장을 검증도 없이 해대며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고,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미안하지만 교육부에서는 표절 시비 같은 문제에 관여하여 총장인준 여부를 결정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대학 정관과 내규에 따른 절차상의 하자를 감사할 감사권이 있지만, 행정적 절차의 오류를 판단해주는 행정법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옳으면 교육부로 사안을 가지고 가면 될 것이지 왜 이런 비겁한 문건을 만들어 “익명이다“ 했다가 ”실명이다“라며 둔갑시키고, 네 명의 전임 교무처장의 합의도 없이 전임 교무처장들의 이름으로 발의 된 것처럼 과장하고 있는 것일까? 정직한 글쓰기를 요구하며 누군가를 비난하는 이들이 근본적으로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엄중한 책임을 전제하고 작성되어야 할 문서들이 ”익명으로“ 글쓴이의 실명이 밝혀지지 않은 문서로 돌아다니고 있다. 이것이 또 하나의 감신괴담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런 괴담을 생산하는 이는 누구인가? 나는 그대들의 이름이 이제는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괴담인가? 보자 이 글을 작성한 “그대들은“ 너무나 음흉한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대들은 ”익명의“조사위원으로서 사건을 공정하게 조사한 분들이 아니다. 왜냐고? 그대들의 글을 인용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의 결과만으로도 박사학위 논문은 취소되기에 충분합니다.”

“만약 교수가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면 이는 씻을 수 없는 잘못임을 밝힙니다.”

“교수가 아내 K교수의 논문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학자의 양심을 져버린 행위입니다.”

“모 교수는 2008년 승봉 심사시에 ... 중략 ... 타인 표절로 발견되어 승봉이 최소 된 바 있습니다.”

“정교수 승진이 취소되어야 마땅합니다.”

정말 증오가 가득한 정죄적 표현이다. 이미 밝혀진 바에 의하면 그대들의 판단에는 매우 심각한 오류가 있다. 도저히 표절로 몰아세울 수 없는 것들까지도 의도적으로 표절로 규정하고 심판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상의 내용을 구구절절 왜 문제가 되는지 밝히고 싶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을 괴롭히는 일이 될 것 같아 그만 둔다.

그러나 교원 인사위원회의 인비문서 내용이 마구 공개된 이런 표현들은, 최소한 현 교원인사위원들이 참여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사법적으로는 명예훼손으로 형사재판을 받을만한 중대한 범법행위를 담은 표현이다. 글을 쓴 이는 이런 것이 교수로서의 명예를 씻을 수 없도록 훼손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을 알아 두시기 바란다. 그대들은 “사실을 적시”해도 “그 의도가 공익성을 가장하여 개인을 공격하기 위한 것”일 경우, 사법판단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부디 잘 인지하시기 바란다.

왜 이런 무시무시한 표현이 문제가 되는지 아는가? 이것은 사실판단의 자료가 아니라 자의적인 가치판단의 자료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자의적 판단에 따른 “공개 심판문”이기 때문이다. 이 표현은 한 학자를 “공개 처형하자”는 선동적 강요를 담고 있다. 사실을 규명하고 그 사실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거나 교수, 학생, 이사들에게 맡길 일이지, 그대들은 도에 넘게도 스스로 아주 비열한 심판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대들의 숨은 의도가 그대들의 글에서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제목을 달기를, 갑자기 “중간조사 보고서“라고 했다. 그렇다면 초기보고서는 어디 있나? 이 말은 이미 기존의 사실들이 보고되었기에 ‘그대들이” 처음 발의자들이 아니라 “중간 발의자”임을 밝히려는 의도라고 보아도 되겠는가? 그러면, 이제 최종보고서를 기대해도 되겠는가? 이러니 내가 이 사건의 본질을 누군가의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바보제”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어떻게 조사위원들의 보고서인가? 조사위원들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문건을 어떻게 공식적인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보고서”라고 하며 여기 저기 돌리고 있는가? 이것이야말로 누군가를 음해하기 위하여 작성된 문건이 아닌가?

이 문건을 작성한 조사위원들은 누구의 지시와 임명을 받았는지 밝히고 그대들의 이름 석자를 공개하시기 바란다. 이미 공정하고 투명한 의식이 결여되어 진행된 이 사건을 그래서 나는 “음모”라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왜 총장이 연루되었다고 보게 되었는지는 삼척동자라도 추정할 수 있다. 이 문건을 공개한 그 분과 그대들은 최소한 누구에 의하여 이 문서가 작성되었는지는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놀라운 논리

나는 최근 참으로 놀라운 논리를 접했다. 익명의 제보자의 신분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익명의 고발자를 조사하고 색출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고견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참 기가 막히는 논리라 아니 할 수 없다. 이 분들은 “공익을 위한 내부 고발자 보호“라는 개념을 잘 못 알아들으신 모양이다.

지금 우리가 공공기관에서 국가 예산을 낭비하거나 주어진 공직에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여 부정부패, 비리를 저지른 사람을 고발하고 있는 것인 줄 착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의 행위를 고결한 공익적 행위라고 여기는 것이리라. 나는 그런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

이것도 돼지와 책상이 똑같다는 논리와 다름 아니다. 익명의 고발자만이 아니라 총장으로 선임된 이를 낙마시키려는 익명의 ”그대들의“ 음해 문서들이 돌아다니는 데, 그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결국 그대들의 ”검은 속셈“은 감추어 주고, 단순하게 ”표절문제를 고발하는 문건으로만 읽어라”라는 유치한 논리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이런 논리를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법적인 논리를 적용해 보자.

그럴 생각이 없지만 일단 그대들의 익명성도 보장해 주기로 해보자. 만일 한 가지 사안에 대하여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면 그 판결은 판례로 남는다. 따라서 그 이후의 유사한 사건은 그 판례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판례법의 원칙이다.

바로 얼마 전 우리 대학 안에서 표절시비가 나왔을 때 우리는 이 문제를 우리는 고민 끝에 대학 내부에서 처리했다. 별로 들어보지도 못한 용어들이 남발하고, 다수의 표절자 중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범위를 좁혀 골라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독 차기 총장 후보생들만 표절자로 그들의 이름이 공개적으로 거론되었다. 매우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좁혀진 셈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엄중한 심판조항이나 이번 “중간보고서”에서 “그대들이” 친절하게 법적 근거, 처벌 조항, 처벌 수위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교도”하지는 않았다. 그 때는 그래도 교수들을 어린 아이취급하지는 않았다. 교수들에게 판단을 맡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러 대학의 경우와 비슷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나서, 여러 대학들이 이 문제에 대하여 고심하면서 표절 문제를 다룰 대학 내규를 최근 만들었거나, 만들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도 우리 대학 내규에 표절 시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비판할 준거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육기본법에 따르면 교수의 신분은 금고이상의 형사법적 제제를 받거나, 아니면 교원 징계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을 경우만 제한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표절 행위자에게 도덕적 책임 이상 더 물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총장은 총장 직권으로 그 분이 할 수 있는 경고장을 보냈고, 당사자들은 자진하여 연구비를 반환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은“ 우리 대학의 연구 진실성 규명위원회 내규를 만들기 위하여 이웃대학들 것을 거의 그대로 ”표절해“ 왔다. 그렇다면 일단락 지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일사부재리의 원칙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그대들 중 일부는 우리가 만든 내규에 따라서 이 문제를 지금이라고 다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지난 학기에 만들어진 내규를 지난 학기 이전의 글을 불러내어 심판할 수 있도록 소급입법하기로 누가 결정했는가? 법 논리를 좋아하는 그대들이야말로 도덕주의적 “정의”를 요구하며 불법을 행하고 있는 셈이다. 법이 제정되었다면 법적 제제 대상은 그 법이 만들어진 이후부터 적용되는 것이 “그대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정직한 판단이다.

소급입법은 법률적으로 독재자들이 적대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므로, 그 전근대적 폭력성 때문에 민주사회에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소급입법은 법률적 정당성이 없다. 그런데 “그대들은” 그대들의 적대자를 몰락시키기 위하여 지금 정말 부지런히 소급하여 내규를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이사회는 아직 이 내규 안을 인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자꾸 묻고 싶다. 표절행위의 비진실성을 비판하는 그대들은 왜 끊임없이 비겁하게,, 숨어서 일을 꾸미며, 속임수를 계속 사용하려 하는가? 그대들은 학자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는 현명한 사람들이므로, 스스로 바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나는 그대들이 우리 교수들이나 학생, 이사들을 어리숙한 이들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대들의 시나리오는 그대들의 거짓을 또 다시 드러내고 있다.

치밀하게 쓰여진 그대들의 글을 인용한다. (인용부호와 영어 일련번호는 내가 강조하기 위하여 넣은 것이다.) 이것으로 이번 논란을 그치고자 한다.

a) 더욱이 총장선거(8월 8일) 이후에 새롭게 발견된 총장 당선자의 표절논문에 대해 8월 20일 ”익명의 제보“가 있었고,

b) 8월 26일 ”실명으로” 전-현직 교무처장 4인 (안**, 이**, 왕**, 박**)이 표절 자료를 제보하며 조사를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c) 또한 4인의 보직 교수들(김**, 이**, 임**, 장**)이 8월 27일 정당한 절차를 통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직을 사퇴했습니다.

d) 그리고 김** 총장은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 실명제보의 사실과 제보된 자료의 일부를 이사장과 이사회 인사소위원회 위원장 김** 감독에게 발송했습니다.

이하는 일부만 인용한다.

e) “그의 표절이 밝혀진 제보된 자료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f) "많은 신문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해오고 있습니다.“

g) "그가 단독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조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신학자들이니까 한번 주석을 해보자. 이 문건의 작성자들이 가진 의도와 거짓말들이 무더기로 드러난다.

a)를 보면 표절 논문에 대하여 8월 20일 “익명의 제보”가 있었다고 했다. 아 그런데 놀랍게도 8월 21일 자 중간보고서가 이미 작성되어 있다!!!! 기억하는가? 교수들에게 보내 준 문건제목을 여기 다시 적는다: “*** 교수 논문 표절에 관한 중간보고(2008년 8월 21일).” 이런 경우를 일러 누군가의 시나리오를 따라 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겠는가? 익명의 제보된 문건에 대한 보고서가 바로 그 다음날 작성되어 발표되다니!! 대학이라는 지성사회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그대들이 부지런하여 하룻밤 만에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해도 나는 믿을 수가 없다.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b) 8월 26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조사를 해달라고 4인의 전-현직 교무처장이 “실명으로” 총장에게 건의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우리 대학에 교무처장 원로회나 전직 교무처장 위원회라는 것이 있었나??? 이들이 한 행위는 무엇인가? “익명의 제보 문건”을 그들이 보증하면서 “실명으로” 둔갑시켜 이제는 진지하게 총장에게 건의하는 문서로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이 익명의 고발 사건의 무게를 실어주는 기괴한 일을 벌린 것이다. 여기 참여한 이들이 과연 이런 의미를 파악하고, 알고 했는지 모르고 했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4명중 이미 이런 의도에 동의한 바가 없다는 분도 계시다. 생각해 보자.

“20일 익명의 제보가 있었다. 총장은 이 사실을 알고 (왜 이랬는지는 모르지만)4명의 교무처장들을 불러 익명의 자료를 보여주며 의논했다. 그러자 이들은 참 우습게도 ”전-현직 교무처장의 권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름을 그 위에 담아서 “익명의” 표절자료를 “실명으로 둔갑시켜,“ “8월 27일,” “제보하며, 조사를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성을 가진 분들의 행위라고 나는 믿기 어렵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내용이 있다. “제보하며 조사를 요구하게 되었다”는 시간과 그 표현이다.

그런데 이미 8월 21일자로 중간보고서가 나와 있다. 이 분들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바보가 아니라면 어찌 이런 시차적 거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 분들은 이미 8월 20일 총장에게 온 익명의 문서를 살펴보고 나서, 8월 26일 바로 그 익명의 문서를 수령했던 그 총장에게 “제보했고” 조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총장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4명의 처장들이 보직 사표를 냈다면, 그렇다면 중간보고서가 8월 21일자로 작성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c) 그리고 4인의 보직 교수들이 8월 27일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시위성 사표를 냈다. 추정적 판단을 해보자. 그들은 우리에게 알려진 익명의 제보 다음 날 이미 (너무 너무 부지런 한 분들이니까) 21일 중간보고를 했다. 그런데 총장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4인의 전직 교무처장이 합의하여 실명화하고, 이어 이들이 보직 사퇴를 했다는 것이다. 연극치고는 졸렬하다. 나는 이런 행위는 총장을 등 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주변을 선동하기 위해서 후속적으로 한 일이라고 추정한다.

그 증거는 바로 당시 감신대 도처에 도배한 그분들의 대자보다. 과연 처장 보직사퇴의 변을 구태여 대자보로 온 교내에 도배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는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날, 보직을 집단 사퇴함으로써 사건을 학내에 유포시키고, 감신인들이 총장 당선자의 지난 표절행위를 심판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익명의 제보문건이 누구에게 의하여 오랫동안 기획되었는지 다 알고 있었으면서 그리하였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자연스럽고 진실하다면 합리성을 존중하는 대학 안에서,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보직자들이 집단 사퇴하는 이런 일들은 일어날 수 없는 법이다.

d) 총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이 사실을 이사장과 김모 감독에게 알렸다 한다. 놀라운 일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참 자존심이 상한다. 총장과 이사회와의 관계에 이상이 생긴 것은 전 총장 시절부터다. 이사회를 이용하여 누군가를 해하기가 교수들을 이용해서 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판단 때문일까? 이사회에는 총장만 참석하니 총장이 적당히 얼러대고 거짓말을 하며, 증거로 추정되는 문건을 흔들면 이사들이 총장의 말을 확인하려 그 문건을 들여다 볼 리가 만무하기 때문일까?

내 생각에는 이사회에 자기 수하에 있는 교수를 고발하기 위하여 문건을 들고 가는 총장은 총장 깜이 못된다. 총장은 학내 자결권의 최종 권위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총장은 학내 문제에 대한 최종 책임자이기도 하다. 총장은 어렵더라도 대학의 자결권을 지키고 대학 구성원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총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총장의 직무적 권한을 가지고 학내에서 사건을 조사하게 하고, 교수들의 지혜를 빌어 사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신중하지 못하게 부정확한 판단을 담아 위험한 소리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오직 정확한 사실판단이 내려진 경우에만 총장은 이사회에 사실을 보고하고, 이사장이 가지고 있는 교수 징계권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9월 2일 교수회의에서 조사위원들을 구성하기도 전에, 이미 제보 문건 중 “일부만을 ” 자의적으로 뽑아서 이사장과 김모 감독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추정컨대 그 주변에서 “그대들이“ 이사회를 술렁이게 할만한 그 문건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e) 그런데 여기 영어로 tricky한 표현이 있다. "실명제보의 사실“과 ”제보된 자료의 일부”만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 문건을 쓴 분은 참으로 놀랍게도 교활하다.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이 문건 작성자는 “익명의 제보문건에 대한 책임“ 때문에 마음에 걸린 거다. 그래서 슬며시 그 책임을 엉뚱한 ”4인의 전 현직 교무처장에 의한 실명화”로 합리화 한 것이다. 놀랍도록 지혜롭다.

어디 그 뿐인가? 이사들로부터 반박을 예견하고, 그는 이 문서들이 “일부임을” 넌지시 밝힌다. 절묘하다. 자기 수중에 더 있다는 말이다. 이 정보로 모자란다면 더 가져다 대겠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를 쓴 분은 무섭도록 집요하다. 내가 보기에 총장은 그의 의중을 파악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지 총장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f) 제보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모 교수가 교수회의에서 변명했다. 하지만 여기 “그대들이” 쓴 문건에 이런 표현이 있지 않은가?

“많은 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하여 문의해 오고 있습니다.”

교수들도 그 진상을 모르고 있는 데, “많은 기자”들이 문의해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9월 교수회의(9월 2일) 이전에, 즉 그 보고서 뒷면에 역시 익명으로 덧붙여진 그대들의 문건의 작성일은 명료하게 9월 1일로 되어 있다. 교수회의 이전에 그대들이 그 문건을 은밀히 그들에게 공개했기 때문에 문의가 왔거나, 아니면 “많은 신문기자들의 문의가 있다”는 말은 그대들의 과장된 거짓일 것이다.

전자가 맞다면 그대들은 보직사퇴를 아주 잘 한 것이다. 보직자로서 학교의 명예를 지키고, 교직원들을 보호하며, 총장을 도와 대학 행정을 원활히 해야 할 분들이 내부문건을 외부로 흘렸다면 보직자로서의 행위의 당위성도 구별하지 못하는 분들이 아니겠는가?

g) 자 여기 마지막으로 그대들의 최종 의중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대들의 문건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단독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조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표절 시비를 총장 역할과 직접 연계시켜서 낙마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는 뜻이다. 표절자의 교수생활은 괜찮고, 총장직만은 안 된다는 말인가?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닌가? 아마도 그대들이 이사회에 문건을 보내기로 작정한 것은 결국 이사회 안에서 시비가 일어, 문제가 불거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대들이 잘못 아는 것이 있다. 표절 시비의 최종적인 판단은 교육부의 인준 여부가 아니라, 우리 대학 내부의 자율권에 달린 문제다. 이사회의 권한도 아니다. 다만 이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총장 인선을 취소할 권한은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그대들 스스로 대학 내부의 절차를 따라 문제를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그럴 근거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을 지난 학기 경험하여 이미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결국 이사회의 “정치적 판단”을 불러오기 위하여 이런 일을 감행하신 것이라고 나는 감히 판단한다. 그렇지 않다면 왜? 교수들 조사위원을 구성하기도 전에 “사태의 심각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한 교수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문서를 이사장에게만이 아니라 김모 감독에게도 보냈겠는가?

총장이 이사회에 문서를 보낸다면 그것은 당연이 이사장 앞으로 보내고, 이사장이 사안을 판단하여 위원장에게 보내는 것이 행정의 질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대들은 총장을 시켜 교수들에 의하여 검증되지 않은 “미확인 자료”를 “두 분”에게 보냈다. 이 말은 이사장에게만 보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전제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조금 위험한 질문을 하기로 하자. 두 분 중에서 누가 그대들 편에서 이사회의 여론을 이끄는 분이신가?

이상이 이번 문건을 보고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 내용이다. 시간이 아까워 다시 살펴 다듬지 못하고 초고를 보내니 그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사소한 실수가 있다면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런 글은 교수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소수자들의 횡포에 대한 저항의 글이라는 점을 밝힌다. 명분과 실리사이를 오가면서 도덕적 판단능력을 잃은 이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의미도 있다.

명분을 앞세우려면 “그대들”의 정직함과 교수의 명예를 걸어야 한다. 숨어서 모략하는 행위는 이제 그만 그치시기 바란다. 그대들로부터 충분한 반론이 없다면 아까운 시간을 들여 이런 하찮은 글을 쓰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부디 반론을 제기하려면 정정당당하게 나의 비판적 견해가 어떻게 그릇되었는지 실명으로 밝혀 주시기 바란다. 다른 이들이 침묵하고 있는 데 왜 구지 이런 글을 쓰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그 이유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표현으로 밝힌다.

"When evil men plot, good men must plan. When evil men burn and bomb, good men build and bind. When evil men shout ugly words of hatred, good men must commit themselves to the glories of love. Where evil men would seek to perpetuate an unjust status quo, good men must seek to bring into a real order of justice."
“Nothing in all the world is more dangerous than sincere ignorance and conscientious stupidity.”
- Martin Luther King Jr.-

"사악한 이들이 음모를 꾸밀때 선한 이들은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 사악한 이들은 불지르고 폭탄을 퍼부을 때 선한 이들은 건물을 세우고 무너진 것을 고친다. 악한 자들이 미움의 언어를 추하게 외쳐댈때 선한 이들은 사랑의 찬란함을 위하여 헌신한다. 사악한 자들은 불의한 현존유지적 질서를 옹호하는 곳에서, 선한 이들은 참된 정의의 질서를 불러들이려 애쓴다."
"이세상에서 신실한 이들의 무지와 양심적인 이들의 우둔함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
- 마틴 루터 킹 -

2008년 9월 5일
박 충구
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 윤리학 교수
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3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