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은 신지식입니다. 신을 아는 것입니다. 신은 스스로를 계시한 성경 곧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알려지기에 신지식은 성경에 근거를 두게 됩니다. 신학은 성경에 대한 이해를 체계화한 것입니다.

오늘날 신학은 여러 방면으로 홀대받고 있습니다. 신학을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문의 한 분야 정도로 취급합니다. “신학은 필요하지 않고 성경만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신학에 대한 몰이해의 결과입니다. 과거 교회사에서 있었던 신학 논쟁에 대한 거부감도 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이 앉아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신학에 대한 홀대 내지 경시는 자연스럽게 신학적인 기초 부실로 연결됩니다. 교회에게 있어서 신학적인 기초 부실의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때로는 아주 심각한 상황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교회 성장 지상주의에 빠져 있는데, 신학적인 기초가 부실하여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총동원 전도주일은 그 한 예입니다. 성경에는 대중을 모아서 복음을 전파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총동원 전도주일과 같은 방식은 아닙니다. 대중들이 자발적인 관심으로 모였고 그런 상태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대중을 모으기 위해 물질을 매개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복음의 가치를 교회 스스로 천박하게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교회 성장을 원하십니까? 어머니기도회가 대안입니다. 30명에서 1000명으로.’ 국민일보에 난 어머니 기도회 광고 문구입니다. 처음에 30명의 신자로 시작된 모임이 최대 참여 인원이 1000명이 되기도 했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비신자 전도와 거의 무관한 일의 선전에 교회 성장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야 통용되는 현실은 성경이 지향하는 교회 모습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오히려 반성경적이라고 하여야 합니다.

교회에서 통용되는 헌금에도 이는 적용됩니다. 한국 교회에서의 십일조는 성경의 가르침과 무관합니다. 일천번제 헌금이라는 항목은 기가 찰 지경입니다. 일천마리 제물로 단번에 번제를 드린 솔로몬의 행동을 일천일 동안의 헌금으로 변질시켰습니다. 번제와 헌금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플레비언 교회개혁 연대’(http://cafe.daum.net/AFFECTION)에서는 이의 폐지를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그 많은 헌금 항목은 신학적 기초 부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신학적 기초 부실로 나타나는 문제에 있어서 그 정도는 애교로 보아줄 수 있습니다. 목사들의 교제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교파의 목사들이 성경의 가르침에 대해 듣고 그에 토대하여 인격과 사역을 세워가고자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십자가를 통한 인격과 사역, 십자가 앞에서 자아에 대해 죽은 신자로서의 삶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 동시에 거듭남이 강조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자에 대하여서 현재적으로 십자가를 통한 거듭남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니고데모에 대한 예수님의 요구가 그 근거입니다. 니고데모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데, 그를 향하여 거듭남을 요구하셨기에 오늘날의 신자에게 거듭남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이해입니다. 니고데모는 옛 언약의 관점에서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지만 새 언약의 관점에서는 비신자입니다. 거듭남은 성령님께서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심으로 비신자에서 신자로 변화되는 재출생입니다.

거듭나면 거듭나기 이전과는 달리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생겨납니다. 이전에는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적대하였다고 하더라도 거듭나면 하나님을 바라며 구하고 찾는 갈망이 있게 됩니다. 거듭나면 거듭나기 이전과는 달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바르게 반응하도록 하는 마음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싫어하거나 그냥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다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거듭나면 거듭나기 이전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에 마음이 쏠리고 그 원하심을 생활에서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렇지만 연약하여서 또는 자기 고집을 따름으로 거듭난 자답게 살지 못하는 모습이 있게 됩니다. 때로는 전혀 거듭나지 못한 사람과 같은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런 중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성경을 읽는 중에, 설교를 듣는 중에 또는 개인적인 특별한 체험을 통하여. 이는 신학적으로 제 2의 중생이라고 불리는 것이지 거듭남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 2의 중생 체험을 거듭남으로 생각하고서는 신자에게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거듭나지 못했다면 애초에 하나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입니다. 거듭나지 않고서 하나님과 관계가 맺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비신자일 뿐입니다.

그런데 여러 목사들이 제 2의 중생 체험을 거듭남으로 가르치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목사들은 그 가르침을 수용하고 십자가를 통과하였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시점을 구원받은 때로 말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세례를 받았음에도 다시 세례를 받습니다. 당연히 자신들의 목회 현장에서도 그대로 가르칠 것이기에 많은 성도들이 그렇게 생각하며 추구할 것입니다. 감리교 목사들이 분별하지 못하고 수용하는 쪽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강조하였던 바와 같이 삼박자 축복도 신학적 기초 부실의 한 예입니다. 절대적 견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주의 모든 것이 예정되는 칼빈의 예정론은 성경의 가르침과 전혀 다릅니다. 민족적인 선택이 있고 그 안에 개인적 선택이 있다는 이중선택 사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두 주장 위에 세워진 절대적 견인론이기에 성경적인 신학이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삼위일체의 경우에 성경이 가르치는 바는 너무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한분이라고 적은 바울 사도나 그의 편지를 받는 고린도교회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주제는 신학자들의 글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신학적 기초가 튼튼하여야 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성경 전체의 내용을 포괄하여서 체계화한 신학이 필요하며 중요합니다. 신학적 기초를 튼튼히 하고 그 기초 위에 교회를 세워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에 관한 것이라면 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학 사상적인 접근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풀고 전체 내용을 온전하게 담아 체계화하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한국교회가 신학적 기초 부실의 형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