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꼭대기에 있는 집에서 모깃불을 피웠는지 풀 타는 냄새와 연기가 온 동네에 진동을 합니다. 아무래도 집이 산 쪽에 있다보니 여기저기에서 풀을 베어 말리기가 쉬웠을 것입니다.

쓰레기 타는 냄새는 코를 자극하고 연기는 눈을 따갑게 하고 이마를 찌프리게 하는데, 풀이 타는 연기는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모깃불 연기가 모락모락 하늘로 올라갑니다.

마침 떠오른 달이 연기 사이로 오락가락 하는 것이
모깃불에 하늘의 달 끄실리겠네.
모기 잡다가 달도 잡것네.    2008.8.1  ⓒ최용우

우웅~~~ 우웅~ 소리를 내며 방역차인 모기차가 우리집 앞을 지나 언덕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골목에서 꽁무니를 우리집 쪽으로 돌리더니 우왕우왕 부웅부웅 겁나게 뿜어버리네요. 순식간에 우리집은 회색 연기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좋은이는 모기차 소리만 나면 자신이 모기라도 된 것처럼 순식간에 어디론가 숨어버립니다. 반대로 밝은이는 그 냄새가 좋다며 번개처럼 뛰어나갑니다. 휘발성 강한 그 소독 냄새가 좋다고 모기차 뒤를 따라 다닙니다. 그리고 회색 안개(?) 속에서 전설따라 삼천리 귀신놀이를 하길래 야단을 쳤더니 지금은 선녀놀이를 합니다.^^

그런데 신문에 보니 저렇게 뿜어도 별로 효과는 없다고 하던데... 오히려 거미나 다른 작은 곤충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만 준다고 하던데... 정말 저렇게 뿌려도 괜찮은 걸까? 한여름 밤에 모기들 간담이 서늘해지는 모기차!  2008.7.31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