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영성 > 박경은 설교 |
|
믿음으로 구해도 안되는 것[설교] 한책의교회 박경은 목사 주일설교(2008.6.1) |
|
|
|
입력 : 2008년 06월 01일 (일) 19:39:11
최종편집 : 2008년 06월 02일 (월) 00:59:00 [조회수 : 2766] |
|
믿음으로 구해도 안되는 것
막10:35~45
주님은 “믿음으로 구하면 반드시 응답받게 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문의 야고보와 요한은 그런 가르침의 흐름속에서 35절과 같이 정중하게 청했습니다. 그 때 주님은 그들의 청을 들어 주시려는 방향에서 36절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흐름속에서 볼 때, 아래의 말씀들은 한없이 연약하기만 한 우리들에게 매우 고무적이고 가슴벅찬, 희망의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태복음 7:7~8(눅11:9~10)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요한복음 15:7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마가복음 11:24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 응답의 확신을 주시는 말씀과 전혀 다른 본문의 이유
그런데, 오늘 아침에 함께 읽으신 본문의 말씀은 위의 말씀들과는 아주 다르군요.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는 가르침의 흐름속에서 볼 때 본문의 말씀은 선뜻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당사자들이 주님께 직접 구했어도 응답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주께서 왜 제자들의 청을 거절하셨던 것인지를 알아 보고자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성숙한 믿음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내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하나님께 떼쓰는 요청이나 기도”가 아니라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쓰임받음에 감사하는 기도와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주님을 발판삼아 권좌에 오르기를 소원할 때 주님은 거절하십니다(37절~38a)
야고보와 요한의 요청은 “타인 지배형 권좌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정치적 메시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37절에 나타난 대로 주님이 정상에 오르시거든 자기들을 좌의정, 우의정으로 삼아 달라고 청을 넣었던 겁니다.
주님은 이런 세상적인 야망, 정치적 권력욕, 세상적 지배욕 등을 이루게 해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주님 자신이 세상의 권력 정상에 서시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은 38절의 말씀과 같이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주님 자신에 대해 그들이 전적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신 말씀입니다. 주님을 정치적인 메시야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이유는?
저와 여러분이 예수님을 나의 구주라고 고백하는 것은 세상에서 남보다 위에 앉는 형태의 성공을 원하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쓰임받기 위함입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세상 사는 날 동안 기독교를 통해 종교적 교양생활을 하기 위함입니까?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믿음은 예수님을 발판삼아 권좌에 오르려는 것과 같은 “세상적인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주님을 위하여 세상 사는 날 동안 “쓰임받기 위함”이라는 진솔한 고백을 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럴 때 주님 보시기에 필요하다 판단되면 합당하고 적절한 위치와 능력과 권세와 자격을 주십니다.
• 폐하의 명을 받들어 시행하겠나이다
과거시험에 급제한 우수한 인재들을 앞에 앉혀 놓고 그들을 바라보는 임금님께서는 매우 흐믓했습니다. 왕은 기쁨을 가득 안고 그 인재들에게 나라를 위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하여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왕을 도와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해 줄 것도 잊지 않고 말씀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좋은 왕이 다스리는 때에 아주 남루한 옷차림의 젊은 선비가 어느 관가에 찾아 왔습니다. 그 날은 관에 행사가 있는 날이라서 동네 전체가 푸짐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관가는 그 정체 모를 젊은 선비를 별로 반기지 않았습니다. 몰락한 양반집 자제가 옛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관가의 어른들과 같이 섞여 관가에서 벌어지는 유흥을 깰까 하는 염려 속에서 푸대접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젊은 선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던져주듯이 주는 음식을 잘도 받아 먹었습니다. 몰락한 양반집의 자제가 적응도 빠르다고 생각할 정도로 체면이고 뭐고 없었습니다. 무던히도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어느덧 유흥은 끝났습니다. 몰락한 양반집의 자제같은 그 젊은 선비도 푸대접이긴 했으나 한끼 잘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은 관의 행사를 주도한 사또 나으리의 인생이 몰락하는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느닷없이 암행어사가 들이닥쳤기 때문입니다. 암행어사... 놀랍게도 그 암행어사는 방금 전에 푸대접받으면서 한끼 잘 얻어 먹었던 바로 그 젊은 선비였습니다. 그는 사또의 부정부패에 대한 진정을 받고 사실여부를 알아보아 죄가 되는 일이 발견되면 처리하고 오라는 임금님의 명을 받고 특파된 사람이었습니다.
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벼슬업무는 전적으로 최종 인사권을 쥐고 있는 왕에 의해 결정됩니다. 과거에 합격했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성큼 올라 앉을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 합격했으면 나랏님의 명을 받들고 나랏님과 뜻을 함께 하여 나랏님의 “백성을 위한 정치”에 몸바쳐 시키는 대로 자기 자리에서 충성하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좌의정, 우의정의 문제는 왕이 결정할 일이지 본인이 앉혀 달라고 해서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과거에 합격한 사람은 신하된 입장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입니다. “폐하, 하명하여 주시옵소서 폐하의 뜻에 따라 폐하의 명을 받들어 시행하겠나이다.”
• 주님을 발판삼아 이루려는 ‘개인적인 욕망’은 주님이 거절하신다
그런데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을 발판삼아 세상의 권좌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 욕망을 채워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뜻에 맞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40절에서와 마찬가지로 “내 좌우편에 앉는 것은 내가 줄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하여 준비되었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니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을 발판삼아 세상적인 권좌에 오르고자 할 때에 예수님은 단호히 거절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을 이용하여 세상적인 욕심을 채우려는 생각을 깨끗이 털어 내고 주님이 원하시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필요하다 하시면 “누구를 위하여 준비되었든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곳에서 적절히” 쓰임받게 됩니다. 저와 여러분은 이와 같이 필요한 곳에서 적절히 쓰임받게 되시길 바랍니다.
2. 고난없는 영광을 바랄 때 주님은 거절하십니다(38b~39)
주님께서 영광을 얻으시면 자기들을 주의 좌우편에 앉혀 달라고 야고보와 요한이 청하자 주께서는 주님이 당하시게 될 그 고난을 능히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셨습니다. 38b의 말씀,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가리킵니다. 이런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 세상적인 영광만을 추구하는 것은 이방세계에서나 있을 일이지 하나님이 나라를 추구하는 제자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십자가의 고난, 그것 없이 얻게 되는 영광은 진정한 영광일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주님의 부활영광은 십자가의 고난 이후에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는 사람들에게 십자가 없는 부활영광이란 없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시길 원하시는 진정한 영광은 반드시 십자가의 고난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이 허락하시는 영광은 정치권력이나, 명예나, 지배형 권좌를 뜻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38a에서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주님의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전혀 들어 맞지를 않았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그저 세상에서 영광받고 세상에서 권력을 휘두르며 세상적으로 잘 나가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영국이 프랑스와 100년에 걸쳐 전쟁할 때입니다. 프랑스 지역에 칼레라고 하는 도시가 있었는데 영국은 이 시를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칼레시를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칼레시의 방어가 만만치 않아 거의 1년 가까이 영국이 속을 끓여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영국군의 공세에 못이겨 프랑스의 칼레시는 정복당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당시의 영국왕이었던 에드워드 3세는 화풀이성 보복으로 칼레시의 시민들을 전부 몰살시켜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러자 칼레시의 대표들이 에드워드 왕을 찾아가 자비를 구했습니다. 단단히 화가 나 있던 영국왕도 그들의 하소연에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하지만, 속을 썩인 칼레시에게 화풀이는 해야 겠고... 그래서 그는 칼레시를 보존하고 시민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맞춰야 한다면서 칼레시민들을 몹시도 괴롭혔습니다.
그것은 도시에서 명망이 가장 높은 시민 대표 6명을 골라 교수형에 처하게 되면 그 대가로 칼레시를 보존시켜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조건을 앞에 놓고 칼레시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영국 왕이 칼레시를 폐허로 만들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할 일이었는데 그 대신 누군가 6명이 교수형을 당해야 합니다. 칼레시민들은 자기들 살겠다고 무고한 시민들을 처형시킨 치욕스런 시민이 되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처형시킬 그 누군가를 어떻게 뽑아야 하는 것인지도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칼레시의 시민들은 정말 답답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칼레시에서 가장 큰 부자로 이름이 나 있는 생 피에르라는 사람이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그것에 용기를 얻은 사람들 중에서 칼레시를 구하고 시민들의 생명을 보존하겠다며 줄줄이 6명이 더 자원하여 모두 7명이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한 명은 아버지와 함께 나온 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빠져도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원해서 나선 것이기 때문에 서로 빠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한 사람을 빼기 위해 먼저 생 피에르가 다음과 같은 제의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이에 동의했습니다. 그 제의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내일 아침 광장에 가장 늦게 나오는 사람을 빼자.”
고통스런 시간이 흘렀습니다. 마침내 늦을 새라 모두가 일찍 광장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장 먼저 교수형을 받겠다고 자원했고 오늘 아침 광장에서의 만남 건도 제일 먼저 제의했던 생 피에르가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모두 궁금했습니다. 그런 그가 나오지를 않다니요... 그는 결코 그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유는 곧 밝혀졌습니다. 그들 모두가 모여 있는 그 곳에 관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그 관에는 이미 숨진 생 피에르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그는 칼레시를 위해 가장 먼저 나섰던 사람으로서 칼레시 전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가장 먼저 바쳤습니다. 그리고 칼레시를 위해 교수형을 자청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약해지지 않게 하려고 먼저 자신의 몸을 드렸던 겁니다.
그들 6명은 눈물을 머금고 영국 왕 에드워드 3세가 조건을 건 그대로 목에 밧줄을 걸고 맨발로 걸어서 영국군 진영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처형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수대로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당시에 임신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영국왕비가 에드워드 3세에게 간청했습니다. 칼레시를 구하겠다고 목에 밧줄을 걸고 나오는 모습을 볼 때 영국은 프랑스를 영원히 지배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군사력으로 잠깐 지배할 뿐이라고 했습니다. 저들은 저런 식으로 자신들을 지켜 나갈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저들을 살려 주는 것이 칼레시를 잘 지배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자비를 베풀 것을 애절하게 간청했습니다. 결국 왕비의 이런 애절한 간청에 못이겨 에드워드 3세는 그들이 교수형당하기 직전에 사면령을 내렸습니다.
• 고난과 죽음, 그 이후에 있게 되는 생명의 기쁨
생 피에르의 죽음은 6명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 6명은 당당하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교수대로 향해 갔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생명의 기쁨이 주어졌고 칼레시는 폐허가 되지 않게 되었으며 칼레시민들은 모두 목숨을 보존받을 수 있었습니다. 생 피에르의 죽음이 선물한 생명 보존의 복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있은 500년쯤 후에 로댕이라는 위대한 조각가가 칼레의 시민이라는 제목의 동상을 통해 이들 7명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런 역사상의 사건이 계기가 되어 프랑스어로 노블리스 오블리제, 곧 “귀족의 책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존경받는 귀족, 칭송받는 권력자, 영원히 백성들에게서 기념되는 사회 지도층은 그에 버금가는 고난과 고통을 함께 나누되 한발짝 앞서 나가는 귀족의 모습을 보일 때 영원한 영광이 그의 삶 이후에 더 빛나게 된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 주고 있습니다.
죽음의 고통이 없이는 생명의 기쁨이 없습니다. 지도층 인사의 목숨을 건 자기 희생이 없이는 존경이 있을 수 없습니다. 있는 자의 자비와 아량과 관용이 없이는 백성의 생명이 보장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를 발판삼아 고통없는 권좌를 꿈꿨습니다. 그들은 고난없는 영광을 추구했습니다. 그 때 그들의 요구와 마음의 욕망은 그대로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고난없는 영광을 추구하는 것, 고통없이 원하는 권좌에 오르려는 욕망은 주님이 단번에 거절하시고 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공동유익이 아닌, 개인적인 야망이나 사적인 유익을 구할 때 주님은 거절하십니다(41절)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께 가당치도 않은 청을 넣었다가 완곡하게 거절당하는 모습을 본 다른제자들이 그들에 대해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얌체같은 물건들이라고 손가락질 당했을 겁니다. 똑같이 주님과 함께 여기까지 왔는데 제 놈들만 우뚝 서서 높은 자리에 앉겠다고 했을 때 나머지 제자들은 그만 열이 솟구치고 말았던 것같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청은 지극히 개인적인 야망이었고 매우 사적인 유익을 위한 요청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제자들은 불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위 아래도 없고 선후도 몰라 보는 그런 버르장머리 없는 존재들에 대해 열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므로 야고보와 요한처럼 공동유익을 위해서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유익이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주님을 이용하고자 하면 주님의 칭찬이 아니라 바로 직격탄이 날라 오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42절을 보면 이방인의 집권자들이나 고관들은 공동의 유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임의로” 사람들을 주관하고 그 고관들은 “권세를 부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임의로” 사람들을 주관한다는 것은 사적인 욕망이나 계획적이 아닌, 무계획적인 권력행사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권력이나 힘으로 백성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인 것을 위해 “권세를 부리는” 자들로 인상지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고보와 요한이 좌의정, 우의정 자리를 논했을 때 나타나는 인상은 이방인의 집권자들의 “임의의” 권력행사, 그 고관들의 “권세를 부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결코 공동의 선을 위한다거나, 공동의 유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그들에 대해 제자들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처럼 너희가 우리를 그런 식으로 부리겠다는 심신인 것이냐”라는 상해 버린 감정의 표출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간절히 요청한다고 할지라도 공동의 선을 위한 것이 아닐 때 주님은 거절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4. 예수님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요청을 할 때 주님은 거절하십니다(43절~45절)
예수님의 모습은 “섬김”의 모습입니다(43절). 주님의 모습은 “종의 모습”입니다(44절). 구세주로 오신 주님의 목적은 “섬김과 대속”에 있었습니다(45절)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요청은 결코 응답될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없는 권력은 독재 지배자, 독재 통치자로서 절대 권력을 지향하게 됩니다. 군림하는 권좌,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권세를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을 능가하는 절대 권력자를 꿈꾸게 됩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역사에 오점만 남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요청은 진정한 것이 아님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요청, 주님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야고보와 요한식의 요청은 당장에 거절당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섬긴다는 것은 명령을 받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섬긴다는 것은 자발적으로 아래로 내려간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높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아래로 내려 앉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섬긴다는 말은 결코 “아래 사람의 명령을 받들어 수행하는 윗사람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따라서 섬김다는 말에 대해 오해가 없어야 하겠습니다.
섬긴다는 말은 아래 사람의 형편과 처지를 살펴서 그것이 호전되도록, 지금의 형편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전진해 가도록 아래에서 받들어 떠올린다는 것을 말합니다. 윗사람이 높을 수록 그가 아래로 내려 와 위로 밀어 올린다면 그 만큼 강력한 힘을 나타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아랫사람이 위사람을 섬긴다고 할 때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떠올리는 힘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따라서 높은 사람일 수록 아래로 내려가면 그만큼 아래에서 위로 받쳐 올리는 힘이 세지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섬김의 종” 모습을 가질 때 그 사람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래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과 함께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를 위해 오신 예수님께서 45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그러니 아래에서 인생 바닥에 놓여 있는 사람을 받쳐 올리는 힘이 얼마나 강력하게 나타나겠습니까?
따라서 섬긴다는 말은 종이 주인에게 복종하듯, 아랫사람이 위사람의 명에 따르듯 하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인생을 아래에서 위로 떠받쳐 올리기 위해 스스로 아래로 내려 앉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권력욕이나 명예나 지배형 권좌욕과 같은 “자기 부상형 요청”은 절대로 주님께서 응하실 수 없는 “거절대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 변장하고 계신 주님을 찾아서
점점 건물도 퇴색해지면서 신도들의 후원도 줄어드는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수도원이 원래 그래서 그런 것인지 침울하고 썰렁하고 냉냉했습니다. 한겨울에 찬바람이 스잔하게 불어 오는 것 같이 냉기가 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수도원에 유명한 신부님이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수도원의 수도사들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면서 할 수 있는 한 수도원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돕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수도사들은 모두 한결같이 수도원에 대한 불평들을 쏟아대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동안 그 수도원에 머물던 신부님이 다음의 여행을 위해 수도원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는 수도원장을 조용히 불러 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내가 자네에게만 조용히 말해야 겠네. 주님이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하셨네만, 수도원장인 자네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말하네. 이 수도원 안에 주님이 변장하고 숨어 계시다네.”
이후로 수도원 안에 놀라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수도원 안에 주님이 변장하고 계시대...” 그리고 얼마후 부터인가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로 변장하고 계실까? 수도원장? 아니면... 저 친구?... 아니면, 누구지?” 그러면서 변장하고 계신 주님이 실망하시지 않도록 그들은 서로를 예수님 대하듯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원해서 먼저 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앞장서서 청소하고, 쓰레기 내다 버리고, 설겆이하고, 빨래한 것 내나 널고, 요리 준비하고, 성서읽기 준비하고, 예배 분위기 조성하고, 봉사활동 나갈 준비 해 놓고...
어느새 수도원은 변장하고 계신 주님을 찾기 위해 상대방을 서로 변장하신 예수님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서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먼저 섬겼습니다. 그러자 수도원의 영성은 쇄신되어 갔습니다. 수도원을 방문한 신도들의 입을 통해 수도원의 변화된 영성분위기가 소문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후원자들이 늘어났습니다. 수도원의 살림이 풍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낡고 퇴락하고 부서진 곳이 증측되고 개축되고 다시 색이 칠해졌습니다. 우중충하고 냉기가 돌던 분위기가 돌변하여 따뜻하고, 밝고, 활기차고, 수도원답지 않게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예수님의 영이 가득한 살아있는 공동체, 서로 섬기며 풍성한 기쁨을 누리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갖춘 평판이 자자한 곳이 되었습니다.
• 내 옆에 계신 변장하신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이 되도록
이러므로 주님은 세상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신앙인을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이 말하는 섬김이라는 것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지시나 명령을 받아 그것을 수행하는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님께 진정한 주님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요구를 하면 그대로 거절당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세상의 질서를 변혁시켜 하나님 나라의 질서로 만들어 가는 것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주님은 왜 야고보와 요한의 요청을 거절하셨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잘 알아 “거절당하지 않는 요청, 반드시 응답되는 기도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주님이 거절하시는 사람의 요청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은 오늘의 말씀을 바탕으로 “믿고 구하는 대로 다 응답받는”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01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