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심천 벚꽃이 한창이라고 전해준 如川

나는 날아갈 듯이 집을 나섰으니 벌써 이번이 몇 번째인지?

해마다 벚꽃 구경을 한답시고 당신을 귀찮게 한 내가 나도 밉기는 하나

어쩌는 수 없오. 벚꽃을 핑게 대어 당신과 지내는 하루가 즐겁기만 하니 어쩌겠오?

생전 처음 먹어본 염소전골..정말 맛있었오.

더구나 민 선생님께서 사주셨으니 더 맛있을 수밖에.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조금 주저되었지만 오히려 맛있었으니

고기 맛을 알게 된 사람...이도 잡아먹는다고 하지를 않소?ㅎㅎ

우린 만나면 무슨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

줄줄줄 이어지는 화제에, 따라오는 웃음꽃

짧지 않은 2년을 청주에서 머물 때 如川은 내게 너무 다정하게 해주었오.

그런 신세를 갚을 새도 없이 또 이렇게 툭하면 폐를 끼치니

어쩌면 좋을지...나도 알다가도 모를 일...운명이라고나 여길까?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거울에 비쳐진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장난치는데

우리의 모습을 보다못한 젊은 노인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면서

나서다가 결국은 못찍겠다고 물러선 일

그래서 우린 또 크게 웃었지요.

자~

해마다 무심천변의 벚꽃 구경 한다고 如川을 귀찮게 했으니

그 놈의 벚꽃이 없든가, 내가 없든가 해야겠습니다.

그래도 우리 건강해서 다닐 수 있고, 웃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 저녁에 먹는다고 준비한 삼계탕을 두고 와서 눈에 어른거립니다.

내 체력은 여천의 체력에 비해 너무 연약하기로 일찍 자리를 떴는데

짐작이나 되시겠습니까?

오늘 하루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언제나, 폐만 끼치는 형 韶泉(나)을 용서해주시기 바라며

오늘도 편안한 밤 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