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제주도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것도 아들네 식구와 함께....

애당초 혼자 가기로 했던 여행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하니 여간 편안하고 즐거운 게 아니다.

혼자 같으면 행선지를 연구하고 길을 물어야 하고

시행착오도 있을 법하고, 청승스럽기도 했을 것이며

더러는 수행이듯 默默하게 다녀야 했을 것인데, 그 반대였다.

아이들과 재잘대며 즐거운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그나마 복 있는 노인...

나는 대한항공을 타고, 아이들은 아시아나를 타고 제주공항에서 만났다.

일기예보가 말했듯이 제주도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예약된 '한국콘도'로 향하는 동안

칠흑 속에 비소리만 후두둑거리니 제주도의 인상은 바로 빗물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은 달랐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도 마음에 들고

비까지 그치니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걸어서 Teddy Bear박물관에 갔다.

어린이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어른에게도 좋은 코스

감탄을 연발하면서 구경하는데 여기 제주도에만 있는 게 아깝다.

그럴 것이 이를 보려고 비행기를 타고 번번히 올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모나리자, 반고흐, 만종, 피리부는 소년 등 명화를

곰으로 형상화 시켰다. 정말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