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8일 법무부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에 대한 일부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 예고안에 따르면 법률 제명이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며, 주요 사안으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의 권한을 강화하여 단속반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을 명시하였다.

또한 해외투자기업 연수생 관련 규정을 대통령령에서 법률로 명시하도록 하였고, 홍체검사, 지문날인 등 정보화기기를 이용한 출입국심사의 근거를 명시하였다.

	▲ 왼쪽부터 최현모 대표(이주인권연대), 우삼열 목사(외노협 사무처장), 임광빈 목사(목정평 총무), 토르너 림부(이주노조 위원장 직무대행) ⓒ 당당뉴스 송양현

이러한 법률 개정안은 지금까지 시민사회가 정부에 대해 요구해 온 외국인 관련 인권보호조항 명시 등의 주장을 외면한 채 관련 공무원들의 법 집행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입장에서 만들어졌기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1월 27일에는 이주노조에 대한 표적단속 및 연행을 시점으로 인권유린과 출입국관리법의 심각한 개악에 대한 저지를 위해 지난 12월 5일부터 이주노조는 NCCK에 들어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생체정보 검사, 자국민은 인권유린, 이주노동자는 합법”

이번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에는 정보화기기를 이용한 출입국심사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미 일본에서도 추진하여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지문날인 뿐 아니라 홍체검사를 비롯한 각종 생체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것으로서  심각한 인권침해의 문제를 낳고 있다. 모든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게 하는 이 개정안은 국가에 의한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측면에서 과도한 규정이 아닐 수 없다.

“영장없어도 무차별 단속할 수 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상 법률주의, 영장주의 원칙 등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이번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한, "외국인의 절차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출입국관리공무원의 권한 행사, 특히 단속(사업장 출입, 조사 등), 연행, 보호, 긴급보호 등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는 조치에 대하여는 영장주의 도입 등 형사사법절차에 준하는 수준의 실질적 통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 구금에 있어 ‘영장’이 관행적으로 무시된 채,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진면서 단속과정에서 지난번과 같은 사태가 흔하게 발생하였다.

“무기한 감금”

법적으로 외국인에 대해 20일이상 보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동안 강제퇴거 명령이 내려지만 무기한 감금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번에 법률이 개정된 것이 피보호자의 보호기간이 매 6개월을 초과하게 되면 사전에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은 기존 법안에 6개월에 한번 법무부장관의 도장만찍는 형식에 불과하여 여전히 무기간 구금할 수 있는 제도임은 여전하다. 한국에 들어와서 일한것 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이 재판 한번 없이 강제퇴거 명령이 내려지면 출국할 수 있을때 까지 무기한 감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 인권문제에 있어 저급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난민신청 거부 혹은 각하(신청에 대한 거부)”

이날 토론회에서 최형노 대표(이주인권연대)는 한국정부의 인권에 대한 부재가 심각함을 드러내는 난민신청에 대한 것이 언급되었다. 한국에서 추방당했을 경우 본국에 가서 받을 박해 때문에 본인이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나 한국에서는 신청에 대해 2-3%만 받아들이는 상황임을 밝히며, 신청자체도 제제를 하겠다는 것으로 세계인권문제에 있어 퇴보하는 것이라는고 주장했다.

또한, 법무부의 문제는 외적 통제장치가 전혀 없는 것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하면서, 신변구금은 형사법에서도 엄격한 절차를 두고 있는데, 이주민에 대해서는 절차적인 민주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리 법위반을 하고 있는 초과 체류자라 하더라도 선진국 대열에 있다고 자칭하는 한국정부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올바른 법률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수생은 학생이다. 최저임금과 4대보험 적용안된다”

발언자로 나선 우삼열 목사(외노협 사무처장)는 정부가 산업연수제도 관련 규정을 삭제하도록 하였는데, 주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던 이 제도는 최저임금제와 산재보상제도를 적용하면서도 많은 문제로 인해 위헌판결을 받고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현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는 해외투자기업연수생제도(이하 해투연수생제도)를 법률로 명문화 하겠다고 나선다며 역행하는 정부의 모습을 비판하였다. 
또한, 해투연수생제도는 해외에 현지법인을 둔 국내 모기업이 현지 공장의 노동자를 들여와 한국에서 기술연수를 명목으로 일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연수생들은 하루 8시간 일을 해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며, 일하던 중 부상을 당해도 산재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이들의 신분을 노동자가 아닌 연수생이라는 학생신분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이라며 그들에 대해 '현대판 노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단적인 예로 경남의 한 대기업 자동차 공장의 경우 150명의 우즈베키스탄인들이 생산라인에 투입되어 있지만 이들이 한달 일하고 받는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30여만원 가량이고, 이것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연수생제도를 정부가 스스로 폐기하면서 정작 대기업을 위해서는 해투연수생제도를 법률화시켜 버젓이 인권유린과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 해 11월 대법인은 해투연수생들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을 하였음에도 정부는 순수한 기술연수제도라고 주장하면서 기술연수를 통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기 때문에 노동만있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우목사에 따르면 이들 연수생들에게 연수되어지는 기숙은 주로 생산기술로 단순반복 작없이어서 대부분 2주 정도면 충분히 익힐 수 있다고 밝혔다.

목정평 총무 임광빈 목사는 이러한 한국사회의 현상은 이주노동자를 "불법, 관리의 대상,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기계처럼 일하는 대상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라며 한국교회가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고쳐나가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제언했다.